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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치지 않는 독일의 과거사 반성…"편협한 국가주의·증오 안돼"(종합)

메르켈 총리, 프랑스서 1차대전 현장 및 종전기념식 참석
슈타인마이어 대통령, 영국서 전사자 기념비에 헌화
극우세력, 과거사 미화 시도…AfD 정치인들 발언 잇따라 논란
런던의 세계대전 전사자 기념비에 헌화하는 獨 슈타인마이어 대통령 [AFP=연합뉴스]
런던의 세계대전 전사자 기념비에 헌화하는 獨 슈타인마이어 대통령 [AFP=연합뉴스]

(베를린=연합뉴스) 이광빈 특파원 = 1970년 12월 7일 폴란드 수도 바르샤바의 유대인 위령탑 앞에서 당시 서독의 빌리 브란트 총리가 한참 고개를 숙였다가 털썩 무릎을 꿇고 손을 모았다.

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독일의 만행에 온몸으로 사죄한 것이다. 바르샤바에서는 유대인들이 나치에 맞서 봉기했다가 5만6천 명이 학살당했다.

서독의 보수·우익 세력들은 브란트 총리를 상대로 맹렬히 비판을 가했다.

그러나 이 장면은 전 세계적으로 참혹한 전쟁 범죄를 저지른 독일이 과거사에 대해 진정성을 담아 반성을 하고 있다는 인식을 심어놓게 됐다.

전쟁범죄에 대한 독일의 사죄는 그 이후로도 계속되고 있다.

1차 세계대전의 종전 100주년인 올해도 전범국 독일은 사죄의 마음을 표현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11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1차 세계대전 종전 100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인류의 평화와 화합의 의미를 다졌다.

그는 곧이어 열린 파리평화포럼에서 "편협한 국가주의자들의 관점이 힘을 얻을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면서 "1차 세계대전은 고립주의가 얼마나 파괴적인지 우리에게 보여준다"고 말했다.

전날에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함께 1차 세계대전에서 사실상 독일의 항복문서인 휴전협정이 체결된 프랑스 북부 콩피에뉴 숲을 찾았다. 독일 정상이 콩피에뉴 숲을 방문한 것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이다.

메르켈 총리는 이 자리에서 "독일은 세계가 더 평화로울 수 있다면 어떤 일이라도 하겠다는 것을 확실하게 밝혀둔다"고 말했다.

1차 세계대전에서는 200만 명의 독일군을 포함해 총 1천만 명의 군인이 목숨을 잃었고, 500만∼1천만 명의 민간인이 희생됐다.

프랑스는 전쟁 당시 연합군과 독일군 사이의 최대 격전지였다.

종전기념식에 참석한 메르켈 총리 [로이터=연합뉴스]
종전기념식에 참석한 메르켈 총리 [로이터=연합뉴스]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대통령도 지난 4일 마크롱 대통령과 함께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의 노트르담 성당에서 열린 종전 100주년 기념 콘서트에 참석했다.

콘서트에서는 전쟁 당시 적국이었던 프랑스와 독일 사이에 구축된 친선 관계를 기념하는 의미로 독일 작곡가 루트비히 판 베토벤과 프랑스 작곡가 클로드 드뷔시의 곡이 연주됐다.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또 11일에도 1차 세계대전 주요 당사국인 영국을 찾아 1·2차 세계대전에서 전사한 이들을 기린 런던의 세노타프 기념비에서 독일 국민을 대표해 헌화했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이 행사에 앞서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의 참석은 이 행사의 중요성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지난 9일 베를린의 연방하원의회에서 바이마르 공화국 탄생 100주년과 베를린 장벽 붕괴 29주년, '크리스탈나흐트'(수정의 밤) 80주년을 맞아 열린 기념식 연설을 통해 과거사에 대해 반성을 하면서 증오 등 민주주의의 적들에 맞서 싸워야 한다고 역설했다.

'크리스탈나흐트'는 1938년 11월 9일 나치 당원들이 유대인의 주택과 상점, 예배당을 공격해 상점 7천500여 개와 예배당 1천400여 곳이 파손된 사건이다. 당시 유대인 사망자만 최대 1천300명으로, 유대인에 대한 본격적인 학살의 시발점이었다.

바이에른 공화국은 독일의 1차 세계대전 패배로 군주제가 무너진 뒤 1918년 11월 9일 세워진 민주공화국이다. 바이마르 공화국 헌법은 세계사적으로 민주주의 헌법의 기초가 됐다.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1918년 11월의 독일이, 독일인들이 어떻게 1938년 11월에 그렇게 행동할 수 있었단 말인가"라며 "이방인에 대한 증오는 흑·적·황 독일국기의 정신에도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민주주의와 다원주의를 강조하면서 40분 이상 연설했다.

독일 정상들이 과거사에 대해 꾸준히 반성을 해왔지만, 과거사 문제가 완전히 해결된 것은 아니다.

폴란드와 그리스는 2차 세계대전 전쟁 당시 독일로부터 받은 피해에 대한 배상금을 아직 받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반면, 독일 측은 이미 양자 간 협의로 법적 책임이 끝났다며 맞서고 있다.

독일이 식민통치를 했던 나미비아에서 현지인을 상대로 벌인 집단학살에 대한 배상 문제도 아직 남아 있다.

이런 상황에서 과거의 만행을 회피하고 과거사를 미화하려는 극우세력의 시도는 끊이지 않고 있다.

연방하원에서 세번 째로 의석수가 많은 '독일을 위한 대안'(AfD)의 알렉산더 가울란트 대표는 공영방송 ZDF와의 인터뷰에서 "연합국의 승리 기념식에 침석하는 것은 잘못됐다"며 메르켈 총리를 비판했다.

가울란트 대표는 지난 6월 AfD의 청년당원들을 상대로 한 연설에서 "아돌프 히틀러와 나치는 독일의 성공적인 1천 년 역사에서 단지 '새똥의 얼룩'과 같다"고 말해 과거사의 과오를 경시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또한, AfD의 유력 정치인인 뵈른 회케는 지난해 베를린의 홀로코스트 기념관을 "치욕적인 기념물"이라고 말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lkbin@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8/11/12 03:21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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