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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리너들과 '김대중 추억하기'…영문자서전 출간 기념행사

한명숙·정범구·페니히 등이 김대중 전 대통령과의 추억담 소개
김대중 삶과 정신의 학술화·세계화·보편화 작업의 일환

(베를린=연합뉴스) 이광빈 특파원 = 독일 수도 베를린에서 8일(현지시간) 김대중 전 대통령의 영문 자서전 출간을 기념하고 김 전 대통령의 사상과 업적을 함께 기리기 위한 행사가 열렸다.

김 전 대통령의 영문 자서전은 지난 8월 글로벌 출판사인 맥밀란을 통해 출간됐다. 우리나라 역대 대통령 자서전 가운데 첫 영문판이다.

베를린자유대 한국학과(학과장 이은정 교수)와 연세대학교 김대중도서관(관장 박명림 교수)이 베를린자유대에서 마련한 이날 행사에는 한명숙 전 국무총리와 정범구 주독 한국대사, 베르너 페니히 베를린자유대 명예교수가 연단에 올라 김 전 대통령을 추억했다.

베를린자유대는 김 전 대통령이 재임 당시인 2000년 3월 한반도 평화정착과 남북통일을 위한 제안인 '베를린 선언'을 한 곳이다.

정 대사는 "김 전 대통령은 커다란 산 같은 존재였다"면서 김 전 대통령에게 설득당해 정치에 입문하게 된 사연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김 전 대통령은 '정치 리더는 국민보다 반 보만 앞서가야 하고 백면서생의 지조와 상인의 감각을 가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면서 "현실 감각을 잃지 말라는 말씀도 하셨는데, 시간이 갈수록 김 전 대통령의 가르침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김 전 대통령은 비주류이면서도 주류를 개혁하기 위해 노력한 분"이라며 "김 전 대통령이 돌아가셨을 때는 하늘이 텅 빈 기분이었다"고 회상했다.

베를린서 열린 김대중 전 대통령의 영문 자서전 출간 행사 [베를린=연합뉴스]
베를린서 열린 김대중 전 대통령의 영문 자서전 출간 행사 [베를린=연합뉴스]

베를린자유대 방문학자로 와 있는 한 전 총리는 "김 전 대통령은 진보적이라기보다 중도적이었는데, 분단 상황의 특수성으로 빨갱이로 몰려 많은 고통을 받았지만 절망하지 않았다"면서 "생전에 그렇게 많은 고통을 받았는데도 '인생은 항상 아름답고 역사는 항상 발전한다'고 강조했다"고 말했다.

한 전 총리는 "김 전 대통령은 본인이 항상 강조하셨던 '행동하는 양심'으로 우리 마음속에 살아있다"고 강조했다.

페니히 교수는 "김 전 대통령은 한국의 민주주의 역사와 정치발전을 위해 자신을 죽음의 문턱까지 내몬 박정희 전 대통령의 묘소 앞에서 고개를 숙인 분"이라며 "아시아에서 보편적인 민주주의의 정당성이 실제로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했다"고 평가했다.

페니히 교수는 베를린자유대 한국학연구소 연구위원과 독일 아시아학회연맹 위원을 지낸 한국통으로, 여러 차례 한국을 방문해 김 전 대통령과 친분을 쌓았었다.

행사에는 베를린자유대 학생 100여 명이 참석해 박명림 교수와 '김대중 정신'에 관한 토론의 시간을 가졌다.

박 교수는 "자서전 영문판 출간과 오늘 행사는 김 전 대통령의 삶과 정신을 학술화, 세계화, 보편화하기 위한 장기계획의 일환"이라며 "내년에는 미국에서 토론 행사를 여는 등 다양한 학술 사업을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lkbin@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6/04/23 08:05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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