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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남중국해서 美군함 '위협'하더니 日군함엔 "좋은 아침"

송고시간2018-11-05 13:20

충돌 직전 美 군함에는 "안 물러나면 결과 감당해야" 경고

미중 무역전쟁서 일본을 우군으로 끌어들이려는 전략 해석

남중국해에서 미국과 중국 군함이 충돌할 뻔한 일촉즉발의 위기
남중국해에서 미국과 중국 군함이 충돌할 뻔한 일촉즉발의 위기

SCMP 캡처, 영국 국방부 제공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국제 분쟁 해역인 남중국해에서 미국과 일본 군함에 대한 중국군의 상반된 반응이 시선을 끌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5일 보도했다.

SCMP가 영국 국방부에 정보 공개를 요청해 받은 사진과 영상에는 지난 9월 30일 미국과 중국 군함이 남중국해에서 충돌할 뻔한 사건의 생생한 정황이 담겼다.

당시 미 해군 구축함 디케이터는 '항행의 자유' 작전을 펼치며 남중국해 스프래틀리 군도(중국명 난사<南沙>군도) 인근 해역을 항해 중이었지만, 중국 군함이 접근하면서 자칫 충돌할 뻔했다.

중국 함정은 디케이터함 앞 45야드(약 41m)까지 접근했으며, 이에 디케이터함은 긴급히 '충돌 방지' 기동을 해야 했다.

영국 국방부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디케이터함에 접근한 중국 뤼양(旅洋)급 구축함은 디케이터함에 "당신은 위험한 경로를 지나고 있다. 경로를 바꾸지 않으면 그 결과를 감당해야 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공개된 영상에는 중국 군함 승무원들이 디케이터함을 지켜보고 있고, 디케이터함 승무원이 "(중국 군함이) 우리를 경로 밖으로 밀어내려고 한다"고 외치는 모습도 담겼다.

전문가들은 중국 군함의 접근이 고의적인 것으로 보이며 "결과를 감당해야 한다"는 경고도 전례가 없는 강도 높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영국의 중국 전문가인 빌 헤이튼은 "예전에는 '중국해역에 접근했다. 물러나라' 수준의 경고를 했다"며 "(중국 군함이) 미국 군함에 이러한 수준의 용어를 쓰면서 직접적인 위협을 가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남중국해에서 충돌 직전까지 간 미국과 중국 군함
남중국해에서 충돌 직전까지 간 미국과 중국 군함

SCMP 캡처, 영국 국방부 제공

남중국해는 석유와 가스 등 천연자원이 매장돼 있고 연간 해상물동량이 3조 달러를 넘는 해상 요충지다. 중국, 필리핀,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남중국해 주변국은 자원 영유권과 어업권 등을 놓고 분쟁을 이어가고 있다.

중국은 남중국해 인공섬에 군사시설을 세우고 비행훈련 등을 하며 이 해역을 실질적으로 점유한다는 전략을 펴고 있지만, 미국은 군함 등을 동원한 '항행의 자유' 작전을 펼치며 이에 맞서고 있다.

지난 8월에도 미국 해군의 대잠초계기 'P-8A 포세이돈'이 남중국해 스프래틀리 군도 상공을 날자 중국군이 "즉시 떠나라"고 강력하게 경고한 바 있다.

하지만 미군에 대한 이러한 강경한 태도는 남중국해에서 중국군이 일본에 보인 '상냥한' 태도와 대조를 이룬다.

SCMP가 일본 NHK 방송을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지난달 말 중국 해군의 미사일 구축함이 남중국해에서 일본 해상자위대의 헬기 수송함을 발견했다.

당시 중국 구축함 승무원은 일본 군함을 위협하기는커녕 "좋은 아침. 만나서 반가워요"라는 뜻밖의 메시지를 보냈다.

전문가들은 당시 일본 군함이 민감한 해역에 없었기에 중국군의 우호적인 반응이 가능했지만, 한편으로는 최근 중국과 일본 사이의 관계 개선 분위기를 반영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군사전문가 쑹중핑(宋忠平)은 "당시 상황은 중국과 일본의 전반적인 관계 개선이 양국의 군사적 측면에도 우호적인 분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고 말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취임 후 처음으로 중국을 공식 방문해 지난달 26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회동했다. 당시 시 주석은 "양국 관계가 정상궤도로 돌아왔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이러한 우호적인 분위기 연출은 미국과 무역전쟁을 치르는 중국이 일본을 무역전쟁의 우군으로 확보하고자 하는 전략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ss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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