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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스토리] "스마트폰 검색하면 다 나오는데, 책 꼭 읽어야 돼요?"

송고시간2018-11-03 08:00

스마트폰 속 정보 홍수…'책 읽을 필요 못느낀다"

"독서율 높은 국가가 대체로 높은 경제적 경쟁력을 보유"

"타자에 대한 공감능력도 커져"…삶의 지혜도 추출할 수 있어

(서울=연합뉴스) 박성은 기자 = "주말에 쉴 때는 주로 유튜브를 보거나 TV를 봐요. 책보다 더 쉽고 빠르게 정보습득이 가능한데 굳이 책을 읽어야 하는지 잘 모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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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생인 임모(18)양은 평소에 책을 전혀 읽지 않는다고 했다. 직장인 이모(53)씨 역시 책을 안 본 지 6년 정도가 됐다. 이씨는 "과거에는 책이 아니면 정보를 얻을 수가 없었지만, 지금은 스마트폰이나 인터넷으로 바로 찾을 수 있는데 책을 봐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최근 한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이 책을 멀리하는 이유는 '시간이 없다'기 보다는 '책을 읽어야 하는 필요성을 못 느낀다'는 게 더 컸다. 정보를 접할 수 있는 다양한 경로가 많은데 굳이 책을 읽어야 하느냐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책을 읽어야 하는 걸까.

◇ 성인 10명 중 4명 "1년에 책 한권도 안 읽어"

독서율은 매년 감소 추세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 2월 발표한 '2017 국민독서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성인의 연간 독서율은 59.9%, 학생은 91.7%로 나타났다. 독서율은 전체 국민 가운데 1년에 1권 이상의 책을 읽는 사람의 비율을 말한다. 이 비율은 1994년 처음 조사가 시작된 이후 지난해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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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독서량은 성인 평균 8.3권으로 역시 2015년 조사 때의 9.1권보다 0.8권 줄어들었다. 초·중·고 학생의 독서량 역시 28.6권(교과서, 학습참고서, 수험서, 잡지, 만화 제외)으로 2년 전 29.8권보다 감소했다.

그렇다면 왜 책을 안 읽는 걸까. 고려대 이순영 교수팀이 올해 처음 시작한 '독자 개발 연구'의 중간 결과를 발표한 내용을 살펴보면 답이 나온다. 책을 읽지 않는 사람의 내적 요인은 '독서에 대해 부정적 인식'을 갖고 있었으며, '책을 읽어야 할 이유가 없다'고 응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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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에 참여한 20대 미혼 남성 A 씨는 "영화, 음악 등 시각과 청각을 자극하는 볼거리가 많아 앞으로도 책에 흥미를 느끼기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정보습득을 위한 매체로 대다수 사람은 스마트폰(69.4%)을 꼽았으며 책은 1.8%에 불과했다.

◇ 독서, 사회적 지위 가르고 사망률에도 영향 미쳐

그렇다면 다른 매체가 아닌 책을 통해 얻는 지식은 뭐가 다를까. 이순영 교수는 "한 조사에 따르면 학생들에게 웹에서 글을 읽게 했을 때보다 종이로 읽게 했을 때 집중도와 기억력, 문제를 푸는 정확성이 높아졌다"며 "정보를 이해하고 흡수하는 효과가 더 크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웹이나 영상에서는 요약된 내용이 대다수지만, 책(전자책)은 좀 더 깊이 있고 정확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덧붙였다.

하락하는 독서율은 개인과 조직의 역량을 약화할 뿐만 아니라 국가경쟁력까지 하락시킬 수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이 2016년 펴낸 '독서의 경제적 영향' 보고서를 보면 WEF(World Economic Forum)의 국가경쟁력지수와 각국의 독서율 간에는 0.77이라는 높은 상관관계를 보였다. 독서율이 높은 국가가 대체로 높은 경제적 경쟁력을 보유한다는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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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영 교수는 "국가경쟁력은 기존 지식정보 이해에 그치는 게 아니라 새롭고 가치 있는 정보를 만들어내는 역량이 중요하다"며 "하지만 독서를 통해 기존 정보를 활용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새로운 생각과 양질의 지식을 만들어내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독서가 지닌 과학적 효과는 증명됐다. 미국에서 2013년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7세 때 독서 능력은 42세 때 사회 경제적 지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독서 능력은 지능, 학업 성취 등과 관련돼 있었다.

레이먼드 마 요크대학교 교수는 지난 10월 열린 '읽기의 과학, 왜 책인가' 포럼에서 독서가 사망률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를 소개했다. 50세 이상 미국인 3천63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남녀 모두 12년 이상 독서를 즐긴 사람들이 그러지 않은 사람에 비교해 사망률이 20%나 낮았다.

독서는 사람의 정서적인 부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타자에 대한 포용력도 키울 수 있다.

백원근 책과사회연구소장은 "독서는 사람의 마음을 치유하고 공감능력을 강화, 간접경험을 늘린다"며 "마음에 상처가 있는 사람이 자신과 유사한 이야기를 담은 책을 읽으며 상처를 치유하는 경우가 많고 간접경험을 통해 상대방을 이해하는 능력이 커진다"고 설명했다.

◇ "책 안 읽는 이유 파악해 문제 개선해야"

전문가들은 사람들이 책을 읽지 않는 원인을 파악하고, 비독자를 독자로 전환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초등학생 때까지는 대부분 독자였던 사람들이 애독자와 비독자로 갈라지는 결정적 시기는 중고등학생 시기와 20대에서 30대로 넘어가는 시기였다. 대학입시 경쟁을 비롯해 취업준비, 업무부담 등이 독서에 대한 관심도를 떨어뜨리는 원인으로 분석된다.

중고등학교와 직장이 만들고 있는 '전환형 비독자'를 줄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학교에서는 독서 습관의 형성과 유지에 적절한 독서 교육을 제공하고, 직장에서는 주 52시간 근무로 확대된 여가를 독서로 환원될 수 있도록 사회적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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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인프라를 확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실시한 '책 읽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을 꼽는 설문 조사 결과, 가장 많은 31%가 "지역의 독서 환경 조성"이라고 답했다. 구립이나 시립 등 공공도서관의 확충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정부는 올해 공공도서관 68개를 신설해 1천106개로 증가시키고, 공공도서관 장서 수도 798만 권 늘려 1억1천200만 권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순영 교수는 "비자발적 비독자는 환경적 요인의 개선으로 독자로 돌릴 수 있지만, 자발적 비독자의 경우는 이것만으로 쉽지 않다"며 "비독자의 유형에 따라 비독서의 이유가 다르기 때문에 유형별로 다른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인포그래픽=이한나 인턴기자)

junepen@yna.co.kr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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