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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쉿! 우리동네] 효자가 된 호두…장흥 `귀족호도'

먹지도 못하는 호두가 장흥의 '명물' 되다
한 벌에 수백만원…'귀한 몸', 비빌수록 건강에 좋아

(장흥=연합뉴스) 형민우 기자 = 깊어가는 가을, 벼는 노랗게 익어 고개를 떨구고 열매는 제 무게를 못이겨 땅에 떨어진다.

수확의 계절에 제 몸에 비해 귀한 대접을 받는 토종 열매가 있다.

이름부터 남다른 장흥 `귀족호도'다.

표준말은 '호두'지만 장흥에서는 한자에서 유래한 '귀족호도'를 상표 등록해 사용하고 있다.

호두하면 고소한 호두과자를 떠올리는 사람이 많지만, '귀족호도'라면 고개를 갸웃거리는 사람이 많다.

씨에 알이 들어있지 않아 먹을 수도 없는데도 어른들의 손 노리갯감으로 쓰는 호두 한쌍(2개)이 100만원이 넘는다면 귀족호도라 칭하고도 남는다.

물 맑고 산이 깊은 장흥에 가면 귀족호도박물관(장흥읍 향양리)을 만날 수 있다.

"호두가 효자여"
"호두가 효자여"(장흥=연합뉴스) 형민우 기자 = 전남 장흥군 장흥읍 귀족호도박물관에서 김재원(59) 관장이 세척이 끝난 호두를 들어 보이고 있다. 2002년 문을 연 귀족호도박물관은 연간 3만5천명이 찾을 정도로 장흥의 명물이 됐다. 2018.10.20
minu21@yna.co.kr

◇ 희귀한 귀족호도가 한 곳에…귀족호도박물관

귀족호도박물관은 김재원(59) 관장이 장흥군 농업기술센터에서 공직 생활을 마치고 지난 2002년 사비를 털어 문을 열었다.

박물관은 귀족호도 기획전시관과 분재미술관, 무늬동백생태관, 자원식물관, 귀족호도나무 배양실, 귀족호도 테마공원, 체험 교육장 등으로 이뤄졌다.

박물관 주변에는 20∼25년 된 귀족호도나무가 20그루 있다.

이 가운데 심은지 30년 된 귀족호도나무 1호가 손님을 반긴다.

귀족호도 기획전시관에는 국내외에서 수집한 500여점의 다양한 호두가 전시돼 있다.

100년에 한벌 정도 나올까 말까 하는 희귀종인 6각 호두를 만날 수 있다.

호두는 보통 쪼갰을 때 두 조각으로 갈라지는 양각(2각)이 기본이지만, 6각 호두는 2각 호두 3알이 붙어 만들어지는 것으로 호두 애호가들 사이에서는 명품으로 친다.

지금까지 4명이 구매의사를 밝혔고 가격도 1억원 이상을 호가했다고 한다. 김관장은 그러나 6각 호두의 소장과 전시가 더 중요하다고 판단해 지금까지 팔지 않고 있다.

최근에는 7각 호두 한 벌이 나와 화제가 됐다.

귀족호도박물관
귀족호도박물관(장흥=연합뉴스) 형민우 기자 = 전남 장흥군 장흥읍 귀족호도박물관. 2002년 문을 연 귀족호도박물관은 연간 3만5천명이 찾을 정도로 장흥의 명물이 됐다. 2018.10.20
minu21@yna.co.kr

분재전시관에는 명품 소나무 분재 100여점이 전시돼 있다.

김 관장이 40여년간 직접 자식처럼 가꿨다.

무늬동백생태관에는 유전자 변이로 잎에 무지갯빛 그림이 그려진 100여종의 무늬동백이 선보여 눈길을 끈다.

귀족호도나무 배양실에서는 300년 된 귀족호도나무를 접목해 배양하고 있다.

고교 동창과 박물관을 찾은 정수영(72·서울 양천구)씨는 "70년을 넘게 살았지만 이런 호두는 처음이어서 생소한 느낌이었다"며 "손으로 들고 굴리면 건강에 매우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호두 한쌍이 '1억'
호두 한쌍이 '1억'(장흥=연합뉴스) 형민우 기자 = 전남 장흥읍 귀족호도박물관에 전시 중인 1억원 상당의 6각 호두. 2002년 문을 연 귀족호도박물관은 연간 3만5천명이 찾을 정도로 장흥의 명물이 됐다. 2018.10.20
minu21@yna.co.kr

◇ '와글와글 개골개골'…굴리면 굴릴수록 건강에 '득'

김 관장에 따르면 남종화의 대가 의제 허백련(1891∼1977) 선생은 호두를 '귀여운 개구리'라 불렀다.

허 선생은 '나 혼자 있을 때는 와글와글 과글과글 개골개골 소리를 내다 보면 봄철에 우는 개구리 소리 같이 마음이 푼해지고 가는 길이 가벼워지더라'라고 썼다.

호두는 예부터 어른들의 손 노리갯감으로 사랑을 받았다.

두 알을 손안에 넣고 비벼 돌리면 투명한 옥소리가 난다.

망치로 두드려 깨지지 않을 정도로 단단해 지압용으로는 그만이다.

영남대 의과대학 연구팀의 임상 시험 결과, 호두를 지압용으로 이용하면 손끝 말초신경을 자극해 피로 회복을 돕고 치매 예방과 수전증 방지, 피부 미용에도 효과가 큰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유명세 탓인지 최근에는 서울의 한 백화점에서 귀족호도 한 쌍을 상자에 담아 30만∼120만원에 팔기도 했다.

명품으로 판매하는 호두는 10만원부터 거래되지만, 보급형은 1만∼2만원이면 살 수 있다.

귀족호도란?
귀족호도란?(장흥=연합뉴스) 형민우 기자 = 전남 장흥군 장흥읍 귀족호도박물관에서 김재원(오른쪽에서 두번째) 관장이 관광객들에게 귀족호도를 설명하고 있다. 2002년 문을 연 귀족호도박물관은 연간 3만5천명이 찾을 정도로 장흥의 명물이 됐다. 2018.10.20
minu21@yna.co.kr

◇ '효자'가 된 귀족호도, 유명 인사와도 '인연'

장흥의 귀족호도 나무는 자생 수종인 가래나무와 외래 수종인 호두나무가 300여년 전에 자연 교배된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 귀족호도박물관에는 수령 300년 된 호두나무에서 희귀한 호두가 나오고 있다.

이 나무는 2012년 태풍 볼라벤에 쓰러져 누워 있지만, 가을이면 어김없이 열매가 열리고 있다.

알이 없어 먹지도 못하는 호두지만, 김 관장의 노력 덕에 귀한 몸이 됐다.

매년 11월 4일을 귀족호도의 날로 정해 일반인들에게 희귀한 호두를 선보인다.

귀족호도는 명사와 인연도 깊다.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롯해 김원기 전 국회의장, 한승수 전 국무총리에게 선물로 전달할 정도로 지역의 특산물로 자리를 잡았다.

2016년 8월에는 민생탐방에 나선 문재인 대통령이 귀족호도박물관을 방문하기도 했다.

귀족호도박물관에는 해마다 3만5천여명이 찾고 있다.

교육체험프로그램도 60회가 열려 2천명이 참가하고 비정규프로그램도 40회에 1천500명이 찾는다.

김 관장은 교육프로그램을 통해 나무와 농촌, 효도 이야기를 해준다.

귀족호도박물관은 장애인과 성직자, 군인을 최고의 VIP로 대접하고 있다.

이들에게는 무료로 기념품을 주고 제품을 구매할 때 절반을 할인해준다.

몸이 불편한 노인들에게 무료로 건강 지압용 호도를 전달하는 등 봉사활동도 하고 있다.

김 관장은 "이곳을 교육의 장으로 만들어 후학을 양성하고 문화를 향유하는 센터로 만들고 싶다"며 "장흥의 귀족호도를 더 널리 알리는 데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minu21@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8/10/20 11:0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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