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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농민에겐 인색, 제식구에겐 '0%대 특혜금리' 농협

(서울=연합뉴스) 올해도 어김없이 농협의 방만 경영과 도덕적 해이가 국정감사의 도마 위에 올랐다. 농협중앙회부터 지역농협에 이르기까지 채용과 납품 비리, 특혜대출 등에 대한 따가운 지적이 매년 국감장에 반복해서 등장했다. 올해 국감에서는 농협 임직원들의 특혜금리가 질타를 받았다. 농협이 임직원들에게 주택구입자금을 대출해주고 슬그머니 이자를 환급해줘 사실상 '0%대 금리' 특혜를 주고 있다는 것이다. 농협은 임직원들에게 주택자금을 대출해줄 때는 정상적으로 금리를 적용하고, 이듬해 현금으로 이자를 보전해주는 방식의 '꼼수'를 썼다. 농민을 위한 기관이면서도 정작 농민에게는 대출과 금리에 인색한 농협이 임직원들에게 특혜를 베푼 행태는 지탄을 받을 일이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정운천 의원(바른미래당)이 농협중앙회로부터 받은 '임직원 주택구입자금 융자 및 지원현황' 자료를 보면 농협은 주택자금을 대출해준 뒤 다음 해에 대출금액의 2.87%를 현금으로 일괄지급했다. 작년의 경우 임직원 대출 1천997건에 이자 보전금액은 40억원에 달했다. 평균 3.09%였던 이자율은 이른바 '페이백'을 반영하면 0.22%로 떨어지게 된다. 2016년 말 기준으로 3%인 대출이자는 0.13%로, 2015년엔 3.19%가 0.32%로 떨어졌다. 페이백을 통해 결과적으로 0%대의 금리를 제공해온 셈이다. 농협은 2008년부터 이 제도를 운용해왔으며, 지금까지 4천305명이 혜택을 받았다. 대출이자 보전금액은 10년간 393억원에 달한다.

특혜금리는 농협중앙회뿐 아니라 은행, 생명·손해보험이 포함된 NH농협금융지주 등 전체 임직원을 대상으로 시행됐다고 한다. 비리가 개인의 일탈이 아니라 집단적 윤리의식의 실종에서 빚어졌다는 점에서 국민의 실망은 클 수밖에 없다. 정 의원이 "집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막대한 대출이자 부담에 국민 고통이 큰데 농협이 임직원들에게 0%대 '황제 대출'을 해주는 것은 심각한 모럴해저드"라며 "농민을 위한 대출이자 지원은 고사하고 직원들에게 과도한 금리지원 혜택을 주는 것은 국민적 공분을 살 사안"이라고 한 말에 공감이 가는 대목이다. 농협의 방만 경영과 도덕적 해이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자성의 목소리도 헛구호에 그칠 때가 많다.

농협은 작년에 11월 2일을 '윤리경영의 날'로 정했다. 11월 2일을 숫자로 표기하면 1,102이고, '천백이'라는 발음이 '청백리(靑白吏)'와 비슷해서 이날을 윤리경영의 날로 정했다는 게 농협의 설명이다. 윤리경영의 날을 지정하면서 임직원들에게 '깨끗함'을 상징하는 백설기를 나눠주며 윤리경영 캠페인을 벌였다. 올해 윤리경영의날에 농협은 어떤 이벤트를 벌일지 궁금하다. 분명한 것은 윤리경영은 보여주기식 캠페인보다는 조직 내부의 철저한 자기반성에서부터 비롯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농민단체를 비롯해 경실련과 참여연대 등 시민사회단체가 '좋은 농협 만들기 국민운동본부'를 출범시키고 농협 개혁을 위한 토론회를 벌이는 이유를 부끄럽게 여겨야 한다. 농협이 농민을 진정으로 위하는 단체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내부 개혁이 있어야만 한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8/10/14 15:26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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