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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택지 후보지 유출, 기밀 아니어서 법적 문제없다?

공무상 비밀 누설죄, 형식적 기밀문서에 국한하지 않아…판례도 존재
(서울=연합뉴스) 최재구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1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18.10.1 jjaeck9@yna.co.kr
(서울=연합뉴스) 최재구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1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18.10.1 jjaeck9@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희선 기자 = 더불어민주당 신창현 의원의 신규 택지 자료 유출 논란과 관련, 같은 당 이해찬 대표가 "국가 기밀이 아니라 정책자료라서 법적인 문제가 없다"고 주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 1일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신 의원이 언론에 제공한 자료는 국가 기밀서류가 아니다. 부동산 정책이 예민하니까 정책 정보가 노출됨으로써 여러 가지 문제점은 있어 당에서 신 의원을 다른 상임위로 보임했는데 법적으로 문제가 될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대표의 발언에 대해 자유한국당 김상훈 의원은 지난 10일 국토교통부 국정감사에서 "국민을 우롱하는 대단히 오만한 말"이라고 비판했다.

신 의원은 지난달 5일 경기도 내 8곳의 신규택지 후보지 정보를 입수해 보도자료로 공개했다. 이에 자유한국당은 같은 달 11일 공무상 비밀 누설 혐의로 신 의원을 검찰에 고발했고, 검찰은 지난 1일 국회 의원회관의 신 의원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신창현 의원
신창현 의원(세종=연합뉴스) 이진욱 기자 = 1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환경노동위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신창현 의원이 질의를 하고 있다. 2018.10.11 cityboy@yna.co.kr

이해찬 대표의 주장대로 신 의원이 언론에 제공한 자료는 국가 기밀이 아니어서 유출에 대한 법적 다툼의 여지가 없는 것일까?

국가공무원법에 따르면 공무원은 재직 중은 물론 퇴직 후에도 직무상 알게 된 비밀을 엄수해야 한다. 형법 제127조는 '공무원 또는 공무원이었던 자가 법령에 의한 직무상 비밀을 누설한 때에는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법령에 의한 직무상 비밀'에 대해 판례는 "반드시 법령에 의해 비밀로 규정되었거나 비밀로 분류 명시된 사항에 한하지 않고 정치, 군사, 외교, 경제, 사회적 필요에 따라 비밀로 된 사항은 물론 정부나 공무소 또는 국민이 객관적, 일반적인 입장에서 외부에 알려지지 않는 것에 상당한 이익이 있는 사항도 포함한다"라고 해석하고 있다.

도시계획과 관련, 공무상 비밀 누설죄를 인정한 판례도 꽤 있다.

대법원은 서울시 도시계획국 공무원들이 시청 이전 결정지를 공고 전 누설한 사건과 관련, "도시계획법 등에 도시계획시설 결정 사실을 비밀사항으로 정한 바 없다 하더라도 도시계획시설 결정 사실(시청사 이전)은 실질적 비밀성을 지녔다 할 것이므로 정당한 이유 없이 누설한 것은 공무상 비밀 누설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성남도시개발사업 현안문제에 대한 조치'라는 제목의 경기도지사 공문 유출 사건에 대해서도 대법원은 공문이 비밀문서로 분류되지 않았더라도 도시계획 구역 내의 건축규제조치를 해제하는 것 등을 그 내용으로 담고 있어 사전 누설될 경우 부동산투기 등을 일으키게 할 우려가 있다며 공무상 비밀 누설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신규 택지 지정과 관련, 공공주택특별법은 '주민 등의 의견청취를 위한 공고 전까지 주택지구 지정을 위한 조사, 관계 서류 작성, 사전 협의, 국무회의 심의 등의 과정에서 관련 정보가 누설되지 아니하도록 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노영희 변호사(법무법인 천일)는 "신 의원이 국토교통위원으로서 관련 자료를 요청할 수 있다 하더라도 이를 공표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면서 신 의원의 행위가 공무상 기밀 누설에 해당할 여지가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신 의원의 행위에 국회의원 면책특권이 적용되는지도 법적 쟁점이 될 수 있다.

헌법 제45조는 '국회의원은 국회에서 직무상 행한 발언과 표결에 관해 국회 외에서 책임을 지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판례에 따르면 면책특권이 적용되는 행위는 국회 내에서의 직무상 발언과 표결에만 국한되지 않고 이에 통상적으로 부수해 행해지는 행위까지 포함되며, 부수 행위인지 여부는 구체적인 행위의 목적, 장소, 양태 등을 종합해 개별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이와 관련, 국회에서 발언할 내용을 미리 국회 내에서 보도자료로 기자들에게 배포한 행위에는 면책특권이 적용되지만, 보도자료를 인터넷에 올린 행위에는 면책특권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판례가 있다.

법원은 지난 2011년 고 노회찬 전 의원이 검사들이 대기업으로부터 '떡값'을 받았다는 내용이 불법 녹음된 소위 '안기부 X파일'의 내용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발언에 앞서 당일 의원회관에서 기자들에게 보도자료로 배포한 것은 면책특권이 인정되는 직무부수행위에 해당하지만, 보도자료를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려 일반인이 볼 수 있도록 한 것은 면책특권에 포함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인터넷이 가지는 가상공간성, 전파성을 고려할 때 공간적으로 국회 내에서 행해진 행위로 볼 수 없다"라면서 "비록 피고인이 국회 회의에서 녹취록을 공개할 경우 그것이 언론을 통해 공개될 것이 예측되는 상황이었고, 실제로도 언론에서 피고인의 발언을 보도했으나, 국회의원이 국회 내에서 행한 행위를 언론이 보도하는 것과 의원이 직접 자신이 국회 내에서 발언할 내용을 외부에 전파하는 행위는 구별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hisunny@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8/10/11 17:39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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