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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손이 들려준 이야기들·우나기 선생

송고시간2018-10-01 10:57

목화, 어두운 마음의 깊이·수원을 걷는 건 화성을 걷는 것이다·황인숙이 끄집어낸 고종석의 속엣말

[이야기꽃 제공]

[이야기꽃 제공]

(서울=연합뉴스) 임미나 기자 = ▲ 손이 들려준 이야기들 = 열여덟 사람의 손 그림과 함께 이들의 인생을 들려주는 책.

2015년부터 3년여간 충남 부여군 송정마을에서 진행된 '그림책 마을' 만들기 사업에 작가 최승훈(그림)·김혜원(글)이 참여해 보고 들은 이야기를 담았다.

책 속에는 삽자루를 불끈 쥐고 세상 풍파와 맞서온 손, 입 짧은 손자를 위해 읍내까지 가서 반찬거리를 사 들고 오는 손, 젊은 시절에는 자식들 입에 음식 넣어주느라 바빴지만 이제 자신을 위해 고구마 껍질을 까는 손, 야학에서 배운 한글로 출가한 딸에게 안부 편지를 쓰는 손이 있다. 수많은 주름이 만들어내는 음영이 인생의 빛과 어두움을 보여주는 듯하다. 누군가를 위해 묵묵히 일해온 거친 손의 모습들이 잔잔한 감동을 준다.

이야기꽃. 40쪽. 1만5천원.

[마음산책]

[마음산책]

▲ 우나기 선생 = '나라야마 부시코', '우나기'로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두 번이나 수상한 일본 감독 이마무라 쇼헤이 산문집.

여러 매체에 기고한 41편 산문과 오직 이 책을 위해 사흘 동안 진행한 인터뷰, 그 모든 영화를 다룬 상세한 필모그래피가 담겼다.

쇼치쿠 영화사 조감독으로 입사해 거장 오즈 야스지로 밑에서 일하다 닛카쓰 영화사로 옮겨 감독 데뷔를 하고, 더 자유로운 제작을 위해 '이마무라 프로덕션'을 차려 독립한 과정, 후학을 키우고자 일본영화학교(지금의 일본영화대학)를 세우고 운영하기까지 배우론, 연출론, 제작론, 교육론과 영화판에서 겪은 수많은 일화가 생생하게 그려진다.

태평양전쟁 전후 개인사와 추억, 전쟁이 끝난 뒤 쑥대밭에서 살아가는 인간 군상에 대한 관찰과 자신의 특별한 생활법 등 이야기도 따뜻하게 들려준다.

박창학 옮김. 마음산책. 424쪽. 1만6천500원.

[민음사 제공]

[민음사 제공]

▲ 목화, 어두운 마음의 깊이 = 소설가이자 시인, 비평가 등 다방면으로 활동하는 작가 이응준의 네 번째 시집.

전작 '애인' 이후 6년 만에 내는 시집이다. 슬픔과 불안, 고독을 노래하는 시 87편이 담겼다.

"낙타가 바라보는 사막의 신기루 같은 화요일./슬픈 내 마음 저기 있네, 햇살과/햇살 그사이에 막연히.//목화, 내 여인. 나의 이별, 목화.//아름다웠던 사랑도 아름다운 추억 앞에서는 구태의연하구나./절망과 내가 이견이 없어서 외로웠던 시절은 다 어디로 가서/나는 왜 아직 여기 홀로 서 있나, 막연히.//청춘은 폭풍의 눈 안으로 걸어 들어가는 등불이었지만/재가 되어 사그라지는 내 영혼에/상처로 새겨진 문양이여.//(후략)" ('목화, 어두운 마음의 깊이' 부분)

시인은 '작가의 말'에 "어느 날 어떤 작은 죄를 몰래 짓고 집을 향해 일부러 터벅터벅 걸어가던 저물녘 무렵, 나는 허공의 멍한 햇살 속을 문득 찬찬히 들여다보다가 이제껏 나를 사로잡으며 지배했던 이 괴로움이 선과 악의 문제가 아니라 바로 '모순'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나는 사랑과 미학과 얼룩의 투쟁이 무엇인지 비로소 알 것 같았다"고 썼다.

민음사. 188쪽. 9천원.

[난다 제공]

[난다 제공]

▲ 수원을 걷는 건, 화성을 걷는 것이다 = 소설가 김남일 에세이. 출판사 난다의 '걸어본다' 시리즈 17번째 책이다.

'조선 후기 최대 신도시'로 꼽히는 화성을 걷고 쓴 글들을 묶었다. 수원이 고향인 작가는 아직 살아 계신 아버지의 근 100년 삶이 묻어 있는 도시 수원의 화성을 정확한 정보와 정직한 감정으로 샅샅이 훑어낸다. 팔달산, 서장대, 화서문, 방화수류정, 동문, 남수동, 화성행궁, 남수동, 구천동, 양키시장 등 현장 기록을 꼼꼼히 담았다.

"비 오는 날, 혹은 벚꽃잎들이 눈처럼 펄펄 날리는 날, 한번쯤 그곳을 찾기를. 수원에, 화서역에, 서호에 어떤 연고나 기억이 없더라도 상관없으니, 그저 호수 둘레를 따라 천천히 걸어보시라. 그러다가 공원 안쪽에 자리잡은 커피숍에 들러 카푸치노 한 잔을 시켜놓고 비 내리고 꽃잎 나리는 창밖을 바라본다면, 그것 자체가 새로운 기억이 될지 모른다."

난다. 212쪽. 1만4천원.

[삼인 제공]

[삼인 제공]

▲ 황인숙이 끄집어낸 고종석의 속엣말 = 작가 고종석과 그의 삼십년 지기 친구인 시인 황인숙의 대화를 담은 책.

고종석은 지난해 말 뇌출혈로 쓰러졌다가 가까스로 회복됐다. 그 후유증 이야기에서부터 어린 시절 이야기, 자잘한 일상과 관심사에 더해 속 깊은 이야기도 나온다. 수년 전 경향신문에 게재한 '절필 선언'과 신영복 부고를 듣고 SNS에 남긴 소감과 그 뒷이야기 등이 솔직하게 이어진다.

그는 자신이 소수자의 정체성을 가진 자유주의자임을 일관되게 밝힌다.

삼인. 232쪽. 1만4천원.

min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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