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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더스] 대한민국 직장인 해부

송고시간2018-09-02 10:30

편집자 주(註)= 상사에게 치이고 후배에게 쫓기며 동분서주하는 직장인. 야근은 좀처럼 줄지 않는데 지갑은 날로 얄팍해진다. 가족 앞에서도 어깨에 각이 잡히지 않고 왜소해져가는 이들은 무엇을 위해 회사에 다니고 무슨 생각을 하며 하루를 살아갈까? 직장인에 대한 각종 설문조사를 토대로 이들의 속을 들여다본다.

◇한 달 점심값 30만 원… 외식 피하는 직장인들

“점심에 외식하고 커피 마시면 1만~1만5천 원쯤 나가요. 같이 먹은 동료들 것까지 계산하면 2만~3만 원도 우습죠.” 이는 서울 소재 직장에 다니는 한 남성의 말이다.

실제로 점심에 외식을 하거나 동료들과 함께 먹을 경우 한 달 밥값만 30만 원가량 나온다. 이 때문에 점심 값을 아끼려고 구내식당을 이용하거나 편의점 음식 등으로 저렴하게 끼니를 때우는 직장인이 늘었다.

올해 초부터 외식 물가가 눈에 띄에 오르고, 주52시간 근무제 시행 후 ‘칼퇴근’을 위해 점심시간을 아껴 쓰는 직장인이 늘어난 것도 점심 외식 기피에 부채질을 한다.

이는 최근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직장인 91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도 확인됐다. 이에 따르면 올해 직장인 점심값은 평균 6천230원으로 지난해(6천100원)보다 2.1% 올랐다. 외식 직장인의 점심값이 7천200원으로 가장 높고, 편의점 이용자는 5천460원, 구내식당 이용자는 5천440원, 직접 도시락을 싸오는 경우는 4천890원이다.

문제는 우리나라 대다수 직장의 점심문화가 집단적이라는 데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이런 문화도 달라지는 분위기다. 얼마 전 취업포털 커리어가 직장인 35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점심에 ‘혼밥’을 하는 직장인이 25.4%에 달했다. 2015년 조사(11.5%) 때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난 비율이다.

이런 현상은 외국도 비슷하다. 김광수 코트라 도쿄무역관에 따르면 일본의 점심 풍속은 외식에서 도시락으로 바뀌고 있으며, 이런 직장인은 가처분소득이 감소하면서 더 늘어났다.

또 미국의 한 인력컨설팅 업체가 실시한 조사에서는 사무실 책상에서 점심을 때우는 직장인이 10명 중 4명이었고, 웨스트필드건강재단 조사에서는 영국 직장인의 55%가 사무실 책상에서 점심을 먹는 것으로 드러났다.

◇직장인 51% “노후 준비는 꿈”

퇴직 후에도 경제활동을 계속한다는 뜻의 ‘반퇴 세대’가 유행어로 떠올랐다. 이 신조어는 다수의 직장인이 노후 준비를 하지 못하는 현실과 관련이 깊다.

구인·구직 매칭 플랫폼 사람인이 직장인 58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상적인 노후 생활에 필요한 것으로 여유 있는 금융자산(79%)이 1위에 올랐다. 이어 안정적인 집 마련(62%), 건강(51.8%), 가족(25.2%), 취미생활(20.3%) 등이 꼽혔다(복수응답). 이상적인 노후 자금은 평균 6억 원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실상을 보면 응답자의 51.3%가 “노후 준비를 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그 이유는 경제적인 여유가 없고(79.7%) 어떻게 준비할지 모르며(28.9%), 아직 시기가 이르고(23.3%), 미래보다 현재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14%)하기 때문이다(복수응답).

반면, 노후 준비를 한다고 답한 응답자들(48.7%)은 구체적인 방법으로 저축(70.6%), 국민연금(55.2%), 개인연금(37.8%), 퇴직금(22.4%), 주식 투자(12.9%) 등을 꼽았다. 이들은 매달 월급의 25%를 노후 준비에 투자하고 있었다.

하지만 노후 준비를 하는 이들도 다수(75.5%)가 자신의 노후 준비에 불만을 품고 있었다. 재직 중인 직장에서 얻는 소득만으로는 제대로 된 노후 준비를 할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노후를 위해 연금과 금융소득 외에, 제2의 근로소득을 준비해야 하지만 그 전에 합리적으로 소비하는 방법부터 배워야 한다고 말한다. 노후 준비는 물론이고 모든 재테크의 출발점은 계획적·체계적인 소비 습관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조언이다.

◇자영업자 등골 휘게 하는 임대료

경기 침체로 매출이 감소해 힘들어하는 자영업자가 많다. 그러나 이들을 제일 힘들게 하는 것은 임대료 인상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취업 포털 인크루트가 자영업자 16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임대료 인상(17%), 최저임금 인상(16%), 손님 감소(14%), 원자재 인상(13%), 동종 업종의 출점 증가(12%), 카드 수수료(10%) 본사 갑질(4%) 등이 이들을 힘들게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 때문에 응답자의 80%는 기존의 운영 방식을 변화시킬 필요가 있다는 의사를 밝혔다. 구체적인 방법은 인력 감축(18%), 아르바이트 근무시간 단축(16%), 채용 축소(14%), 폐점 고려(13%), 급여 삭감(3%) 등이다.

한편 최근 임대료 상승률이 영세한 소규모 상가에서 더 높은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상가정보연구소에 따르면 서울의 3.3㎡당 소규모 상가 임대료는 2015년 3분기 15만3천700원에서 지난해 3분기 17만3천 원으로 2년 새 12.6% 올랐다. 같은 기간 중대형 상가 임대료는 20만300원에서 19만5천600원으로 2.3% 하락했다.

이 때문에 올해 초 정부가 자영업자들의 임대료 부담을 덜기 위해 상가 임대료 인상률 상한을 현행 9%에서 5%로 낮추는 등 관련 법을 개정했지만 역부족이라는 반응이 많다.

강윤경 기자 bookwor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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