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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더스] 뉴욕-파리 3시간 주파… 초음속 여객기의 부활

송고시간2018-09-02 10:30

록히드마틴이 2021년 상용화할 예정인 초음속 항공기 ‘X-플레인’. NASA 제공

록히드마틴이 2021년 상용화할 예정인 초음속 항공기 ‘X-플레인’. NASA 제공

미국 뉴욕에서 프랑스 파리까지 가려면 직항 여객기를 타도 8시간은 걸린다. 경유지가 끼면 배 이상 더 소요된다. 비좁은 이코노미석이야 말할 것도 없고 편안한 일등석조차도 좀이 쑤실 만한 시간이다.

장거리 비행이 잦은 이들에게 최근 희소식이 들린다. 유수의 항공기 업체들이 줄줄이 초음속 여객기 개발 계획을 밝혀서다. 초음속 여객기는 속도가 일반 여객기의 두 배 이상이다. 초음속이란 소리가 퍼지는 음속보다 더 빠른 속도로, 최소 단위인 마하 1은 초속 343m, 시속 1천235km다.

◇20세기에 나와 버린 21세기 여객기

사실 초음속 여객기는 이미 반세기 전에 등장했다. 1969년 영국과 프랑스가 공동 개발한 ‘콩코드’는 뉴욕-파리를 3시간 만에 주파했다.

하지만 너무 비싼 요금, 엄청난 소음 탓에 2003년을 끝으로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공기저항을 이겨내느라 연료를 일반 여객기의 갑절 이상 쓴 데다, 동체가 가늘어 좌석이 일반 여객기의 3분의 1에 불과했다. 그래서 뉴욕-파리 요금이 일반 이코노미의 15배인 1만2천 달러(1천280만 원)에 달했다.

소음 때문에 운항구간도 제한됐다. 비행기가 음속을 돌파할 때 생기는 충격파 ‘소닉붐’이 지상에 닿으면 큰 폭발음이 생긴다. 따라서 콩코드는 먼 바다로 나가기 전까지 속도를 내지 못했고, 대서양 항로 외에는 취항할 만한 곳이었다.

◇콩코드보다 빠르고 조용하게

현재 개발 중인 초음속 여객기는 기술 발달에 힘입어 경제성과 소음 문제가 완화됐다. 미국 붐 테크놀로지가 내년 초에 선보일 시험기는 최고속도가 마하 2.2로 콩코드의 1.1배다. 소닉붐을 분산시키는 동체 구조를 채용, 소음을 콩코드의 77% 수준으로 낮췄다.

요금은 콩코드의 절반 이하인 5천 달러에 맞출 계획이다. 콩코드에 쓰인 터보제트 엔진보다 추력과 연비가 우수한 터보팬 엔진, 가볍고 강한 탄소섬유 동체를 사용한 덕분이다. 이미 일본항공(JAL)에서 20대, 영국 버진그룹에서 10대를 선주문 받았다.

록히드마틴이 2021년 상용화 예정인 ‘X-플레인’의 소음은 콩코드의 67% 수준이다. 록히드마틴은 초음속 전투기 F22, F35 등을 개발하며 기술을 축적해왔다. 이 연구에 2억4천750만 달러(약 3천억 원)을 투자한 NASA는 “초음속 항공기의 육상항로 비행을 금지한 미국 법에 어긋나지 않는 조용한 비행기가 나오면 여객과 화물 운송에서 새 시장이 열릴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스파이크에어로스페이스는 12∼18인승의 ‘스파이크 S-512’를 개발 중이다. 속도는 마하 1.6으로 다소 느리지만, 상용화는 올해 연말로 가장 빠르다. 이 기체는 특이하게도 창문이 없다. 무게와 공기저항을 줄이기 위한 조치다. 창문 자리엔 실시간 바깥풍경을 보거나 영화를 감상할 수 있는 대형 디스플레이가 설치된다.

초음속 여객기 ‘스파이크 S-512’의 실내 상상도. 창문 자리에 대형 디스플레이가 설치돼 있다. 스파이크에어로스페이스 제공

초음속 여객기 ‘스파이크 S-512’의 실내 상상도. 창문 자리에 대형 디스플레이가 설치돼 있다. 스파이크에어로스페이스 제공

◇대서양을 2시간 만에… 음속보다 더 빠른 극초음속

초음속을 넘는 ‘극초음속’ 항공기 개발도 시작됐다. 극초음속의 하한선 마하 5(시속 6천120km)는 콩코드의 2.5배, 일반 여객기의 8배 속도다.

올 6월 보잉은 마하 5의 극초음속 여객기를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2023년 시험비행을 개시한다. 데니스 뮬렌버그 보잉 최고경영자(CEO)는 “대서양은 2시간, 태평양은 3시간에 횡단할 수 있다”며 “장거리 노선은 마하 5 이상의 속도가 필요한지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보잉이 2013년 마하 5.1의 시험비행에 성공한 ‘X-51A’의 이론상 최고속도는 마하 15에 달한다. 서울에서 LA까지 50분밖에 안 걸리는 빠르기다. 미국 국방부가 개발 중인 ‘X-37B’는 최고속도가 마하 25에 달해, 세계 어디라도 30분 안에 도착할 수 있다.

중국도 극초음속 비행기 개발에 뛰어들었다. 최근 중국과학원은 인공적인 바람을 발생시키는 풍동(風洞) 실험에서 마하 7의 속도로 시험비행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독일 항공우주국도 2030년을 목표로 최대 100명이 탑승하는 극초음속 여객기를 연구 중이다.

강대국들의 극초음속 비행기 개발에는 여객·화물 운송 외에 군사 목적도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전문가들은 극초음속 폭격기, 극초음속 순항미사일 등이 나오면 기존 레이더나 방공체계가 무의미해져 전쟁의 양상이 삽시간에 뒤집어질 것으로 예측한다.

김영대 기자 Lonafr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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