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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더스] 키워드 경제: 레몬법

송고시간2018-09-02 10:30

8월 초 영동고속도로 강릉 방면을 달리던 BMW 차량에서 불이 나 소방대원들이 진화에 나섰다. 강원도소방본부 제공

8월 초 영동고속도로 강릉 방면을 달리던 BMW 차량에서 불이 나 소방대원들이 진화에 나섰다. 강원도소방본부 제공

내년 1월 1일부터 우리나라에서도 신차 구입 후 같은 고장이 반복되면 제조사로부터 교환·환불받을 수 있는 새 자동차관리법, 일명 한국형 ‘레몬법’(Lemon Law)이 시행된다.

지금까지는 신차에 심각한 결함이 있을 경우에도 관련 부품만 교체될 때가 많았다. 그러나 앞으로는 소비자 편익이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자동차 업계는 긴장하는 분위기다. 최근 운행 중 잇단 화재가 발생해 국민적 공분을 불러일으킨 BMW 차량에도 이 법이 적용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Q. 레몬법의 유래

A. 1975년 제정된 미국 소비자보호법이 레몬법의 시초다. 정식 명칭은 이를 발의한 상원의원 워런 매그너슨과 하원의원 존 모스의 이름을 딴 ‘매그너슨-모스 보증법’(Magnuson-Moss Warranty Act)’이다.

구체적인 내용은 주(州)마다 다르지만 차량이나 전자제품의 결함으로 품질을 충족하지 못하는 일이 일정 횟수 이상 반복될 때 제조사가 소비자에게 교환, 또는 환불·보상해준다.

매끈한 외양과 달리 신맛이 강하고 속이 썩은 경우도 많은 레몬은 미국에서 ‘불량품’을 가리킬 때도 쓰인다. ‘달콤한 오렌지(정상품)를 샀는데 알고 보니 신 레몬(불량품)이었다’는 식으로 표현된다.

Q. 한국형 레몬법의 골자

A. 구매 후 1년을 넘지 않은 신차에서 중대한 하자 2회나 일반 하자 3회가 발생해 수리한 후 또다시 하자가 발생했거나 누적 수리기간이 30일을 초과했을 경우, 중재를 거쳐 제조사가 소비자에게 교환·환불해줘야 한다.

Q. ‘중대한’ 하자의 범위

A. 현재는 원동기, 동력전달 장치, 조향·제동 장치가 ‘중대한’ 하자에 해당하는 장치의 범위다. 그러나 내년부터는 여기에 주행·조종·완충연료공급 장치, 주행 관련 전기·전자 장치, 차대(車臺) 등이 추가된다.

Q. 중재 방식

A. 소비자가 국토부의 자동차안전하자심의위원회에 중재를 신청해야 한다. 심의위는 법학·자동차·소비자보호 분야 전문가로 구성되며, 특히 자동차 관련 기술·지식을 보유한 전문가가 50% 이상이어야 한다. 그동안에는 소비자가 직접 차량의 결함을 규명하느라 어려움이 컸지만 앞으로는 소비자 부담이 줄어든다.

Q. 환불 기준

A. 심의위가 ‘교환’ 판정을 내렸지만 생산중단 등으로 동일 차종으로 교환하기 어려울 때 환불이 이뤄진다. 소비자가 지급한 전체 판매가격에서 주행거리만큼의 사용이익을 공제하되 필수비용은 포함해 환불액을 정한다.

국내 승용차의 평균수명 주행거리인 15만km를 기준으로, 소비자가 주행한 만큼 차량 판매가격에서 빼는 방식이다. 차량 구입 시 소비자가 부담했던 취득세와 번호판 가격 등도 돌려받는다.

예를 들어 소비자가 3천만 원에 구입한 차량으로 1만5천km를 주행했다면 15만km의 10%를 이용했다고 간주해 3천만 원에서 10%(300만 원)를 빼고 2천700만 원만 돌려준다.

Q. 소비자 반응

A. 소비자 보호가 취지인 만큼 “환영한다”는 입장이 많지만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불만도 많다. 특히 1년 내에 같은 위험을 두세 번 넘게 겪어야 하는 것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많다.

Q. 전문가 의견

A.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의견이 많다. 심의위가 교환·환불 판정을 내려도 제조사가 동의하지 않으면 재판으로 가야 하며, 이 과정에서 소비자가 끌려다니게 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는 제조사가 고의적·악의적으로 불법 행위를 했을 때 피해자에게 재산상 손해보다 훨씬 큰 금액을 배상케 하는 제도다. 이 제도를 병행하는 미국 레몬법은 제조사가 차량 결함에 선제적으로 대응하지 않을 때부터 천문학적인 벌금을 부과해 소비자 위험을 사전에 차단한다.

중재 과정에서 제조사가 소홀하게 대응할 때도 결과와 상관없이 보상에 합의케 하므로 제조사가 소비자를 적극적으로 배려할 수밖에 없다.

Q. BMW 화재 차량의 레몬법 적용 가능성

A. 레몬법을 적용하려면 하자가 1년 안에 2~3회 발생해야 하는데, BMW는 차량이 1회 하자에서 전소돼 레몬법 적용이 어렵다. 이처럼 중대한 결함이지만 레몬법 적용이 어려운 경우에 대비해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강윤경 기자 bookwor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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