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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더스] 환경파괴 주범, 플라스틱이 사라진다

송고시간2018-09-02 10:30

일회용 컵 사용을 줄이기 위해 커피전문점 단속에 나선 지자체 공무원들. 광주 북구청 제공

일회용 컵 사용을 줄이기 위해 커피전문점 단속에 나선 지자체 공무원들. 광주 북구청 제공

8월부터 플라스틱 사용 규제가 본격화되며 곳곳에서 친환경 바람이 거세다. 플라스틱 대신 쌀이나 종이로 만든 빨대, 빨대 없이 마실 수 있는 컵 뚜껑 등 대체제도 속출한다.

저렴하고 사용하기 편한 플라스틱이 기피 대상이 된 이유는 환경파괴 때문이다. 폐기 후 자연에서 분해되지 않고 미세하게 쪼개져 수백 년간 생태계를 파괴한다. 그러나 직접적인 도화선은 올해 4월 경기도에서 발생했던 재활용 대란이다. 업체들이 수지가 안 맞는다는 이유로 비닐·페트병 등의 수거를 거부하며 사회 문제로 떠올랐다.

그 후 관련 업계와 소비자들 사이에서 플라스틱 사용을 자제하는 풍토가 조성됐다. 정부도 적극 나서 2022년까지 일회용 컵과 비닐봉투 사용량을 현재의 35%로 줄이고, 2030년까지 플라스틱 폐기물 발생량을 50% 감소시키며, 재활용률을 현재의 34%에서 70%까지 올리는 등의 ‘재활용 폐기물 관리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업체들이 속속 동참하는 가운데, 평소 플라스틱 컵과 빨대 사용이 많은 커피전문점이 가장 적극적으로 앞장서는 추세다. 스타벅스는 올해 말까지 전국 매장에서 플라스틱 빨대를 종이 빨대로 교체하고, 찬 음료의 경우는 빨대 없이 마실 수 있는 컵 뚜껑을 도입하기로 했다. 스타벅스에 따르면 빨대만 종이로 바꿔도 연간 126t의 플라스틱이 줄어든다.

올해 봄부터 플라스틱 빨대 비치대를 없애고 요구하는 고객에게만 제공했던 엔제리너스는 8월에 국내 최초로 빨대 없이 직접 입을 대고 찬 음료를 마실 수 있는 컵 뚜껑을 도입, 전국 매장에 확대하는 중이다. 또 파스쿠찌는 고객들에게 텀블러나 다회용 컵을 권하며 포인트를 통해 아메리카노 교환권을 제공하고 있다.

비닐 사용이 많은 유통업계도 이의 감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마트는 전국 매장에 비치했던 큰 비닐(35x45cm)과 작은 비닐(30x40cm) 비율을 7대 3에서 2대 8로 바꾼 결과 올해 6월 비닐 사용량을 월 60t에서 36t으로 줄였다.

롯데마트는 지난해 3월부터 전국 매장에 대여용 장바구니 제도를 도입했다. 고객이 3천 원을 내고 빌렸다가 30일 내에 반납하면 전액 돌려준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이 장바구니는 올해 3월까지 약 41만7천 개 대여됐고, 이중 30%가 회수됐다.

편의점들도 ‘플라스틱 제로’에 도전하고 있다. CU는 올해 8월 코코넛 껍질을 활용해 자연 분해되는 도시락 용기를 선보였다. 이를 통한 플라스틱 감축량은 기존의 40%다. CU는 또 물건을 담아주는 비닐봉투도 종이나 생분해성 원료로 바꿔 전국 100개 직영점에서 시범 운영하는 중이다. 내년에는 플라스틱 덮개가 필요 없는 도시락 용기를 통해 플라스틱 사용량을 기존 용기 대비 30% 줄일 계획이다.

GS25도 8월부터 전국 매장에 종이봉투를 비치했으며, 바이오PP로 만든 친환경 도시락 용기도 도입했다. 바이오PP는 기존 도시락 용기에 사용했던 폴리프로필렌에 무기물의 일종인 탈크를 혼합한 친환경 원료다.

올해 말까지 기존 도시락 용기의 50%를, 내년까지 모든 도시락 용기를 바이오PP로 교체하는 게 GS25의 목표다. 이를 통해 지난해 축구장 1천460개 면적에 달했던 플라스틱 사용량 중 약 580개 분량을 줄일 수 있다는 게 GS25 측 설명이다.

CU와 GS25의 친환경 용기는 제작비가 기존보다 최고 60% 비싸다. 하지만 두 업체 모두 기업의 사회적 책임 차원에서 이로 인한 가격 인상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식음료 업계도 플라스틱 줄이기에 팔을 걷었다. 던킨도너츠는 2020년까지 플라스틱 음료 컵을 종이컵으로 대체하며, 파리바게뜨와 뚜레쥬르는 올해 말까지 비닐봉투 사용량을 80~90% 줄인다. 본도시락도 용기의 합성수지 비율을 전보다 30% 이상 줄여 자연 분해가 빠른 용기를 도입했다. 이 용기는 한국환경산업기술원으로부터 제품력과 안전성을 모두 인증받았다.

플라스틱과 거리가 멀어 보이는 호텔업계도 동참했다. 메리어트는 플라스틱 빨대와 커피 스틱 사용을 중단했고, 힐튼도 플라스틱 빨대 소비를 대폭 줄이기로 했다.

해양수산개발원에 따르면 1950년대 이후 세계에서 생산된 플라스틱 총량은 83억t이며, 이중 76%인 63억t이 쓰레기로 배출됐다. 또 세계 4위의 플라스틱 생산국인 우리나라는 연간 2천197만8천t의 플라스틱을 생산한다.

그 결과 한국인의 1인당 연간 플라스틱 소비량은 2015년 기준 132.7kg으로 미국(93.8kg), 일본(65.8kg) 등보다 많고, 1인당 비닐봉투 사용량도 420개로 독일(70개), 핀란드(4개) 등보다 많다.

이 때문에 최근 국내 석유화학 업계는 매립 후 완전 분해되는 생분해성 플라스틱에 주목한다. 흙이나 물속 미생물에 의해 물과 이산화탄소로 분해되는, 일명 ‘썩는 플라스틱’이다. 옥수수 전분을 원료로 하는 ‘PLA’(Poly Lctic Acid)가 대표적이다.

아직은 관련 기술을 개발하거나 적용 범위를 넓히는 데 주력하는 단계이며, 시장도 제한적이어서 주문이 들어오면 수급하는 정도다. 하지만 최근 친환경 바람이 강해 시장 전망이 밝아졌다는 게 관계자들의 말이다.

강윤경 기자 bookwor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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