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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년만에 교황 맞은 아일랜드, 축제열기 속 비판론

송고시간2018-08-25 19:07

아일랜드·교황청, 교회 내 성폭력 문제로 갈등

최대 일간지 "교황 방문이 근본까지 흔들린 교회를 회복시키지 못할 것"

아일랜드 방문 위해 로마에서 항공기에 탑승하는 프란치스코 교황(로마 EPA=연합뉴스)

아일랜드 방문 위해 로마에서 항공기에 탑승하는 프란치스코 교황(로마 EPA=연합뉴스)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프란치스코 교황의 역사적인 방문에 아일랜드에서 전 국민적으로 축제 분위기가 고조하는 가운데 교회 내 성폭력에 교황청이 투명하고 엄정히 대처해야 한다는 비판론도 강하게 일고 있다.

레오 바라드카르 아일랜드 총리는 24일(현지시간) 스카이뉴스에 출연, 교황과 면담에서 교회가 가진 조사기록에 아일랜드 경찰이 전적으로 접근할 수 있도록 요구하겠다고 말했다.

바라드카르 총리는 "우리는 작년에 (교회 내 성폭력에 대해) 신고를 의무화했지만 다른 나라도 그렇게 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교회가 마음만 먹으면 이런 방식을 전 세계에서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일랜드는 2000년대 초부터 아동을 상대로 한 성직자의 성폭력이 본격적으로 드러나면서 몸살을 앓았다.

아일랜드 정부와 여론주도층에서는 교황청이 이 문제를 묵과하고 미온적으로 대처한다고 주장한다.

메리 매컬리스 전 아일랜드 총리는 최근 2003년 당시 교황청이 아일랜드 정부의 조사를 방해하기 위해 교회 문서에 정부 조사관이 접근하지 못하게 하는 것을 막아낸 적이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교회 내 성폭력 문제로 교황청과 갈등을 빚은 아일랜드는 급기야 2011년에는 바티칸 주재 자국 대사관을 폐쇄했다. 가톨릭 전통이 강한 아일랜드로서는 이례적인 결정이었다.

이후 아일랜드는 2014년 규모를 훨씬 줄인 대사관을 다시 설치하기는 했지만 최근 아일랜드와 가톨릭 교회의 관계는 매우 껄끄러웠다.

전통적으로 가톨릭 색채가 강한 나라인 아일랜드는 동성애자 총리를 배출하고 동성 결혼과 낙태를 합법화하는 등 급격한 사회 변화를 겪고 있기도 하다.

주요 언론에서는 교황의 방문을 앞두고 아일랜드의 천주교가 심각하게 타락했다는 비판도 쏟아져나왔다.

아일랜드 최대 일간지 아이리시타임즈의 칼럼니스트 핀탄 오툴은 최근 칼럼에서 아일랜드의 가톨릭 교회는 회복 불가능한 수준에 이르렀다면서 "교황이 신앙심 깊은 신자에게 환영받겠지만, 교황이 근본까지 흔들린 교회를 회복시킬 수 있다고 기대하는 이는 별로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교황이 아일랜드를 찾은 것은 1979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이후 39년만으로, 더블린 세계가정대회 참석하기 위해서다.

세계가정대회는 가정의 의미와 소중함을 되새기는 가톨릭의 주요 행사로 1994년 이탈리아 로마에서 첫 대회가 열린 이래 3년마다 각 나라를 돌며 열린다.

25일 오전 더블린 공항에 전용기편으로 도착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바라드카르 총리 면담, 노숙인 쉼터 방문, 크로크파크 스타디움 연설 등의 일정을 소화한다.

이튿날인 26일에는 더블린 피닉스 파크에서 열리는 세계가정대회에서 미사를 집전한다.

교황은 이틀간 아일랜드의 가톨릭 교회 내 성폭력 피해자들과도 만날 예정이다. 바티칸은 교황이 성폭력 문제에 대해 여러 차례 발언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교회 내 성폭력 피해자들은 26일 미사가 진행되는 동안 더블린에서 '진실을 위해 일서서라'라는 제목의 시위를 준비 중이다.

주최 측은 페이스북에서 "바티칸이 권력과 위세를 이용해 자신이 저질러온 현실을 부정하려 하는 것에 침묵할 수 없다"고 적었다.

이처럼 교회의 위상을 비롯해 여러 면에서 급격한 변화의 물결을 탄 아일랜드 사회이기는 하지만, 전통적인 가톨릭 국가답게 40년 만에 자국을 찾은 교황을 맞아 축제 분위기도 한창이다.

아일랜드 정부는 26일 교황이 집전하는 세계가정대회에 50만 명이 모일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아일랜드 전체 인구의 10%에 해당하는 규모다.

아일랜드 전역에서 세계가정대회 참석을 위해 신부와 수녀, 신자가 더블린으로 속속 모여들었고 전국에서 교황의 이미지를 새긴 티셔츠와 인형, 촛불 등이 불티나게 팔려나간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yongl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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