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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한반도 비핵화·종전선언 앞당기려면 대북제재 준수해야

(서울=연합뉴스) 싱가포르에서 최근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에서 북미는 대화의 끈을 이어가면서도 비핵화 로드맵을 놓고 팽팽한 기 싸움을 벌였던 모양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런 상황을 '북미 외교관들, 악수와 잽을 주고받다'라는 제목으로 전했다. '악수'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보낸 친서의 답신을 전하는 등 양국 간 우호적인 장면을 전한 말이다. '잽'은 북한의 비핵화를 압박하기 위한 대북제재를 둘러싸고 북미가 벌인 날카로운 신경전을 비유한 것이다. 비핵화와 종전선언 협상에서 간극을 좁히지 못한 북미 양국 모두 ARF 회의에서 협상의 우위를 점하기 위해 강온 전략을 구사했음을 보여준다.

비핵화와 종전선언을 둘러싼 북미 양국의 불협화음에도 ARF 회의 결산 브리핑에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행한 발언은 고무적이다. 강 장관은 "이번 회의에서도 미국, 중국과 상당한 협의가 있었다"면서 오는 9월 하순 열릴 유엔총회가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김 위원장이 유엔총회를 계기로 미국을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과 2차 정상회담을 벌이고 종전선언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가능성에 희망을 걸게 한다. 그러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안 위반이 자칫 비핵화·종전선언 협상의 발목을 잡지 않을까 우려되는 바가 크다. 미국은 이번 ARF 회의를 대북제재 공조 강화를 위한 여론전의 장으로 활용한 점에 주목해야 한다.

폼페이오 장관은 시간표 내에 북한 비핵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낙관했다. 그러면서도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를 이루기 위한 외교·경제적 대북 압박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ARF 회의 기간에 국제사회의 제재 이행을 거듭해서 촉구한 것이다. 이에 앞서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러시아가 북한 근로자의 입국과 신규 고용허가를 내주고 있다며 안보리 결의 위반 의혹을 보도했다. 최근 안보리에 접수된 북한의 무기와 석유제품 불법거래에 대한 보고서도 대북제재 조처에 구멍이 뚫렸음을 보여준다. 보고서에 따르면 안보리 제재를 피하려고 해상에서 선박 대 선박 간 이뤄지는 '석유 환적'이 올해 1~5월 사이 89건이 적발됐다. 연루된 선박은 40척, 기업은 130곳에 이른다. 북한산 석탄·철·해산물 수출도 계속되고 있으며 예멘과 리비아에 무기수출마저 시도됐다고 한다. 우리 세관 당국도 북한산 석탄을 국내에 반입한 혐의로 외국 선박 5척에 대해 조사를 벌이고 있으며 국내 업자들의 처벌 여부를 검토 중이다.

대북제재는 북한을 압박해 비핵화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는데 실질적 역할을 해온 것이 사실이다. 폼페이오 장관이 ARF 회의에서 "북한 비핵화라는 전 세계의 목표를 방해하는 어떤 위반도 미국은 심각하게 간주할 것"이라며 대북제재 유지의 필요성을 강조한 이유다. 한반도의 비핵화와 종전선언을 앞당기려면 국제사회가 대북제재를 위해 빈틈없는 공조를 해야 한다. 특히 북한은 책임 있는 국제사회의 일원이 되어 '정상 국가'로 인정받으려면 안보리 결의안을 위반해서는 안 된다. 북한은 비핵화 협상에 성실하게 임하는 것만이 국제사회의 제재를 푸는 길임을 명심해야 한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8/08/05 16:33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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