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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교수, 트럼프 찬양 그림과 김정일 선전그림 비교 게시

송고시간2018-08-03 17:02

트럼프 지지 `큐어넌' 급속 세확대…인터넷 음모론에서 현실 세계로 나와

(서울=연합뉴스) 윤동영 기자 = 실버캐스트 에셋 매니지먼트의 수석전략가이자 컬럼비아대 겸임교수인 패트릭 코바넥이 미국 수도 워싱턴 늪지를 노 저어 가는 보트 위에 우뚝 선 채 등불을 들어 뱃길을 밝히는 그림을 보고 불현듯 든 생각은 북한 평양의 미술관에 걸린 김정일 국방위원장 공식 선전화와 화풍이 같다는 것이었다.

중국 경제전문가인 코바넥은 2008년과 2010년 북한의 평양과 나선 경제특구 등을 방문했었다. 당시 찍은 사진들을 뒤져 김정일 개인숭배 선전화들을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올리고 트럼프 지지 화가가 그린 트럼프 찬양 그림들과 비교하면서 "다르지 않다"고 주장했다.

패트릭 코바넥 트위터
패트릭 코바넥 트위터

코바넥은 지난달 31일 자 트위터 계정에 중국 마오쩌둥에 대한 개인숭배 선전화 2장도 함께 게시했다. 트럼프 찬양 그림과 화풍이 같다는 뜻이다. 그는 로널드 레이건, 빌 클린턴 전 대통령에 대한 유사한 그림도 있지만 풍자 목적이었던 데 비해 이들 트럼프 그림은 진지하게 찬양하는 것들이라고 지적했다.

낚시법을 가르치는 트럼프. 출처:http://jonmcnaughton.com/
낚시법을 가르치는 트럼프. 출처:http://jonmcnaughton.com/

'잊지 않겠다'는 제목의 그림. 출처:http://jonmcnaughton.com/
'잊지 않겠다'는 제목의 그림. 출처:http://jonmcnaughton.com/

출처: 코바넥 트위터
출처: 코바넥 트위터

출처: 코바넥 트위터
출처: 코바넥 트위터

트럼프 대통령이 등불을 들고 뱃길을 밝히는 그림은 그가 대통령 선거 유세 때 워싱턴에 입성하면 기성 정계에 고인 더러운 물을 빼버리겠다고 공약한 것을 형상화한 것이다. 보트 위에서 성조기를 들거나 노를 젓고 있는 사람들은 백악관 참모들이다.

진보성향 매체인 로스트로닷컴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비판적 입장에서 31일 코바넥의 트윗을 소개했다. 그러나, 트럼프 찬양 그림을 그린 화가 존 맥노턴 같은 지지자들이야 말로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의 대선 개입 의혹에 대한 특별검사의 수사를 비롯해 각종 스캔들에도 40% 안팎의 콘크리트 지지율을 유지할 수 있는 이유를 말해준다.

코바넥이 트위터에서 트럼프 찬양 그림과 김정일 숭배 그림을 비교한 같은 날 플로리다주 탬파에서 열린 트럼프 대통령 지지 집회에선 "우리는 Q(큐)다" 혹은 그냥 `Q'라고만 적힌 팻말을 들거나 셔츠를 입은 이른바 '큐어넌(QAnon. 큐와 익명을 뜻하는 anonymous의 합성어)' 대거 모습을 드러냈다. 이들이 철석같이 믿는 음모론은 트럼프 지지자들의 흔들리는 마음을 잡아주는 논리다.

트럼프 집회에 등장한 Q. [로이터=연합뉴스〕
트럼프 집회에 등장한 Q. [로이터=연합뉴스〕

Q는 최고 보안등급 분류 기호이기도 한데 지난해 10월부터 극우 백인 민족주의 온라인에 등장했다. 개인인지 단체인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이들의 음모론은 이른바 '심부 국가(deep state)'가 존재하는 것을 전제한다. `국가 안의 국가' 같은 비밀 집단이 있어 이들이 실제론 나라 일을 좌지우지한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정권을 잡았으나 '심부 국가' 집단과 민주당이 트럼프 대통령을 전복하려 사사건건 반대하고 방해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본인과 측근들도 이런 생각을 부추기고 있다.

특검관련 큐어넌의 음모론은 극적인 반전 요소를 담고 있다. 로버트 뮬러 특검은 트럼프 대통령의 러시아 공모 여부를 수사하는 게 아니다. 그것은 가장이고, 실제론 힐러리 클린턴 전 민주당 대선후보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기타 민주당 고위관계자들을 조사하도록 트럼프 대통령이 임명했다는 것이다.

이들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한패이거나 국제적인 소아성애자 범죄망의 일원이기 때문에 오래지 않아 특검이 이들을 모두 감옥에 쳐넣는 '폭풍'이 몰아칠 것이며, 지금은 '폭풍 전야의 고요'라고 큐어넌은 믿고 있다.

워싱턴 포스트는 "큐어넌은 인터넷 구석에서 돌아다니는 음모론에 그치지 않고 최근 급격히 신봉자가 늘어나 현실 세계의 사건들을 일으키고 있다"고 위험성을 경고했다. 지난 6월엔 총기로 무장하고 장갑 차량를 탄 남자가 후버댐 인근 도로를 폐쇄하곤 힐러리 클린턴의 이메일 사건을 조사한 연방수사국(FBI) 요원에 대한 법무부의 감찰보고서를 공개하라고 요구하는 일도 있었다.

yd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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