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검색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배너

[실시간뉴스]

최종업데이트YYYY-mm-dd hh:mm:ss

검색

[디지털스토리] 해마다 '억'씩 오르는 아파트…이번 생에 집 살 수 있을까?

대출규제 완화 후 뜀박질…서울아파트 4년간 58% 올라
강남 3구 아파트 중위가격 12억원…집값 상승 견인
용산도 아파트 중위가격 10억원대 눈앞…과천·분당 등 수도권도 '쑥쑥'
정부 총력전…지방 집값 잡았으나 서울은 '백약이 무효'

(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직장인 김준엽 씨(42·가명)는 지금도 그때만 생각하면 분통이 터져 자다가도 벌떡 일어난다. 집값이 한창 침체기였던 2009년. 김 씨는 서울 마포구에 있는 24평 아파트를 4억원에 팔아 전세로 갈아탔다. 출산율 감소로 주택 수요가 줄어 더는 집값이 오르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에서였다. 그로부터 9년이 흐른 2018년 현재, 김 씨는 여전히 전세를 살고 있다. 팔았던 집은 2배 넘게 올랐다. 김 씨는 "최근 몇 년간 집값이 크게 오르는 걸 지켜봤다. 이제는 도저히 이처럼 오른 가격에 집을 살 수 없다"며 "설사 대출을 한도까지 받아 매입한다고 해도 운 없는 내가 집을 사면 대세 상승장이 대세 폭락장으로 변할 것 같다"고 했다.

서울 강북에 거주하는 이준한 씨(41·가명)는 2014년 아파트를 사자는 부인의 제안을 일거에 묵살했다. 아내에게는 인구 절벽을 근거로 댔다. 새 아파트에서 사는 전세는 편리했다. 하지만 그해 말부터 집값이 조금씩 오르더니 매년 큰 폭으로 아파트 매매가가 뛰었다. 아내로부터는 잔소리를 들어야 했다. 이 씨는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이 올 텐데 그게 언제가 될지 모르겠다"고 했다. "이·생·망(이번 생은 망했다)이다. 이생에 집을 살 수 없을 것 같다"고 했다.

[디지털스토리] 해마다 '억'씩 오르는 아파트…이번 생에 집 살 수 있을까?0

◇ 강남 3구 아파트 중위가격 4년새 4억5천만원↑

수년째 집값이 뜀박질하고 있다. 지방은 한풀 꺾였다지만 서울과 수도권의 상승세는 여전하다.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가 이끈 '초이노믹스'가 본격화한 2014년 8월 이후 집값은 급격한 오름세를 보였다. 세계경기 호황 등의 원인도 있지만 주택담보대출의 기준이 되는 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가 완화되면서 시중 유동성이 풍부해진 게 결정적인 이유였다. 정부는 2014년 8월 LTV와 DTI를 각각 70%와 60%로 완화한 이후 1년 단위로 완화 조치를 두 차례 연장했다.

4일 KB국민은행 주택가격동향 자료를 보면 2014년 8월 전국 아파트의 중위가격은 2억5천481만원에서 올해 6월 말 3억3천599만원으로 8천118만원(31.9%) 올랐다. 중위가격은 중앙가격이라고도 하며 아파트 매매 가격을 순서대로 나열했을 때 중앙에 위치하는 가격을 의미한다. 고가 주택이 많은 경우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할 수 있는 평균가에 견줘 전체 주택시장 가격 동향을 파악하는 데 더 유용하다는 평가를 받는 지표다.

[디지털스토리] 해마다 '억'씩 오르는 아파트…이번 생에 집 살 수 있을까?1

서울아파트는 전국 중위가격보다 더 뛰었다.

서울아파트 중위가격은 같은 기간 4억7천586만원에서 7억5천385만원으로 2억7천779만원(58.4%) 올랐다. 서울 중에서도 한강 이북 14개구는 3억5천782만원에서 5억1천548만원으로 44.1% 상승했지만 한강 이남 11개구는 5억7천490만원에서 9억5천680만원으로 66.4% 오르며 상승 폭을 키웠다.

이른바 강남 3구인 강남·서초·송파는 이제 10억원 이하 매물을 찾기 어려워졌다. ㎡당 평균가격은 강남구가 2014년 8월 1천52만원에서 올해 6월 1천710만원으로, 서초구는 같은 기간 924만원에서 1천456만원으로, 송파구는 721만원에서 1천131만원으로 각각 올랐다.

한국감정원 자료를 봐도 이 같은 경향은 뚜렷이 감지된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강남·서초·송파 등 이른바 강남 3구의 아파트 중위 매매 가격은 2014년 8월 7억7천167만원에서 2018년 6월 12억2천833만원으로 4억5천666만원(59.2%) 올랐다. 서초구의 아파트 중위 매매 가격은 6월 말 현재 12억4천250만원, 강남구는 13억4천400만원, 송파구는 10억9천750만원이다. 중위가격이 모두 10억원을 넘는다. 강남 3구의 중위가격 평균액만 12억2천280만원에 달한다.

[디지털스토리] 해마다 '억'씩 오르는 아파트…이번 생에 집 살 수 있을까?2

◇ 투기과열지구 지정, 대출규제, 과세 강화…정부 집값 잡기 1년

천정부지로 치솟는 집값을 잡기 위해 정부는 지난해부터 '총력전'을 기울이고 있다.

정부는 작년 8월 서울 전역과 과천, 세종시 등을 투기과열지구로 지정하고, 이 지역의 LTV와 DTI를 40%로 낮추는 등 대출규제 강화를 골자로 한 이른바 8·2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다. 경기 성남 분당과 대구 수서를 투기과열지구로 추가하는 9·5 후속 조치도 이어졌다.

정부가 지난해 투기 억제와 시중 유동성을 줄이는 데 방점을 뒀다면 올해부터는 과세로 무게 중심을 옮기는 모양새다.

올 1월에는 재건축사업으로 발생한 개발 이익금을 부과율 기준에 의해 환수하는 내용을 뼈대로 하는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를 시행했다. 지난 4월에는 양도소득세 중과 조치를 단행했다. 2주택 보유자는 기본세율(6∼42%)에 10%포인트, 3주택 이상 보유자는 20%포인트가 중과되는 게 골자다.

대통령 직속 재정개혁특별위원회가 마련해 정부에 전달한 보유세 개편안도 국회 입법을 거쳐 내년에 시행된다. 다주택자와 고가 1주택자에 대한 공정시장가액비율과 종부세율을 동시에 인상한 것이 특징이다.

아울러 정부는 수요증가에 따른 가격 상승효과를 완화하기 위해 공급도 늘린다. 정부는 주거복지 로드맵을 통해 2022년까지 공적 주택 100만호를 공급한다.

[디지털스토리] 해마다 '억'씩 오르는 아파트…이번 생에 집 살 수 있을까?3

결국, 금융규제를 통해 과잉된 시중 유동성을 흡수하고, 과세를 강화해 투자자의 양도차익을 줄여 투기를 차단하며 공급을 늘려 시장 가격을 안정케 하려는 게 현재까지 드러난 정부의 집값 잡기 구상이다.

정부의 이런 전방위적인 압박에 수년간 뜨거웠던 부동산 시장의 열기는 식고 있다. 특히 지방 집값은 완연한 하락세로 돌아섰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부산 아파트의 중위가격은 작년 9월 2억8천56만원으로 고점을 찍은 후 거의 매달 하락하고 있고, 광역시인 울산과 인천도 올해 들어 달마다 가격이 내려가고 있다. 전국 집값은 대체로 하락세다. 그러나 정부의 이 같은 십자포화에도 난공불락인 곳이 한 곳 있다. 바로 서울이다.

[디지털스토리] 해마다 '억'씩 오르는 아파트…이번 생에 집 살 수 있을까?4

◇ 약발 안 먹힌 서울 집값…강남 3구 이어 '마·용·성'도 상승폭 확대

서울 영등포에 사는 직장인 이미선(38) 씨는 집이 좁아 이사를 생각하고 있다. 직장과 가까운 마포 쪽으로 가려고 했는데 깜짝 놀랐다. 불과 한 달 사이에 마포 아파트의 호가만 수천만원이 올랐기 때문이다. 이 씨는 "서울 집값이 언제 내려갈지 모르겠다"며 "갈만한 곳은 죄다 오르고 있다"고 불평했다.

정부의 강력한 대책이 쏟아졌지만 서울 집값은 이를 비웃듯 계속 상승하고 있다. 특히 강남 3구에 비해 그동안 상승 폭이 크지 않았던 이른바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이 기지개를 켜고 여타 강북지역도 오름세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용산구의 아파트 중위가격은 올 1월 9억원에서 6월 9억6천250만원으로 뛰었다. 같은 기간 마포구도 6억5천500만원에서 7억원으로, 성동구도 6억3천350만원에서 6억5천750만원으로 올랐다. 중구와 종로구의 집값도 각각 4천만원과 3천만원 상승했다.

투기과열지구인 성남시 분당구(7억750만원→7억5천750만원)와 과천시(8억500만원→8억4천750만원)도 상승 폭을 키웠다.

[디지털스토리] 해마다 '억'씩 오르는 아파트…이번 생에 집 살 수 있을까?5

서울 대부분의 집값이 이처럼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지만 향후에는 내려갈 것이란 전망도 있다. 거래량이 줄어들고 전세가율이 낮아지고 있어서다.

서울시 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서울아파트 거래 건수는 5만1천658건으로, 작년 동기보다 4천186건(7.5%) 감소했다.

매매가 대비 전셋값 비율인 전세가율도 올해 들어 매월 낮아지고 있다. 서울아파트 전세가율은 1월 72.5%에서 6월 69.8%로 떨어졌다. 특히 강동·서초·강남·송파 등 강남 4구의 전세가율은 60.1%까지 떨어져 50%대 진입을 눈앞에 뒀다.

서울의 6월 KB부동산 매매전망지수(97.5)도 100을 넘지 못했다. 부동산 중개업체의 시장전망을 수치화한 이 지수는 100이면 보합, 100 미만이면 하락 의견이 더 많다는 의미다.

국내 금리와 다른 나라 금리의 차이를 말하는 내외 금리 차이와 미국의 금리 인상 속도를 고려하면 한국은행이 올 하반기 기준금리 인상카드를 꺼내 들 공산도 크다. 금리가 인상되면 통상 투기자본을 포함한 유동성이 줄어 집값 상승세가 한풀 꺾일 가능성이 있다.

[디지털스토리] 해마다 '억'씩 오르는 아파트…이번 생에 집 살 수 있을까?6

◇ "서울 집값, 조정받겠지만 장기적으론 오를 것"

전문가들은 서울 집값이 올 하반기 일정한 조정기를 거치겠지만 결국 우상향할 것으로 예상했다.

임채우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거래가 줄어들면 집값이 내려가는 게 맞는데, 서울의 경우는 매물 자체가 안 나오고 있어 집값이 내려가지 않고 있다"며 "다만 수년간 가격이 상승해 사이클상 조정기 타이밍인 데다가 하반기 금리 인상과 내년 보유세까지 인상되면 가격 조정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앞으로 10년을 본다면 서울 집값은 우상향할 것"이라며 "무주택자라면 조정기에 집을 사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손정락 연구위원은 "재건축규제로 타격을 받았던 목동과 잠실이 최근 매수세가 붙으면서 매매가가 오르고 있다"며 "특히 잠실은 서울 부동산 추세를 선반영하는 곳이어서 바닥을 치고 올라가는 모멘텀이 아닐까 예상한다"고 말했다.

NH투자증권 김규정 부동산전문위원은 "올해가 조정 타이밍이지만 서울 집값은 거의 하락하지 않고 있다"며 "하반기에는 강남권 아파트 분양도 예정돼 있어 거시경제가 크게 꺾이지 않는 이상 우상향할 공산이 크다"고 전망했다.

(인포그래픽=이한나 인턴기자)

buff27@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8/08/04 08:00 송고

광고

댓글쓰기

배너
광고
AD(광고)
많이 본 뉴스
많이 본 뉴스
종합
정치
산업/경제
사회
전국
스포츠
연예ㆍ문화
세계
더보기
AD(광고)
AD(광고)
광고
AD(광고)

위키트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