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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구미 떠난다…"기업 생존권" vs "시민 생존권" 팽팽

송고시간2018-07-26 09:31

시민단체 이전 반대운동 돌입…"차세대 신기술사업 투자" 대안

삼성전자 직원이 구미시청 정문 옆에 내건 현수막. [연합뉴스 자료사진]

삼성전자 직원이 구미시청 정문 옆에 내건 현수막. [연합뉴스 자료사진]

(구미=연합뉴스) 박순기 기자 = 삼성전자 스마트시티 네트워크사업부 수원 이전을 두고 삼성전자와 구미시 간에 불편한 관계가 계속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5G 시대에 대비하고 중국과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이전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지만 구미시민은 "삼성전자 이전은 지역경제를 멘붕 상태에 빠뜨리는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네트워크사업부는 휴대전화 기지국의 네트워크 장비를 생산하는 부서로 5개 파트 400여명이 근무하고 있다.

◇ "연말까지 400명 중 일부 인력 이전"

삼성전자 스마트시티는 지난달 말 조직개편에 따라 400여명 중 일부 인력이 올 연말까지 경기도 수원으로 이전한다고 밝혔다.

5G 상용화를 앞둔 사업강화와 경쟁력 확보 차원의 조직개편으로 수원의 연구·개발(R&D) 기능에 구미의 제조 기능을 통합·이전하는 불가피한 조치라는 입장이다.

삼성전자 측은 "경쟁력 분석에서 열세여서 개발과 제조를 통합하는 쪽으로 결정이 나 11월께 구체적인 이전 인원이 결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생산 인원만 일부 이전한다면 수십 명에 그칠 수 있지만 제조 거점을 옮기게 되면 수백 명이 한꺼번에 수원으로 대거 자리를 옮길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네트워크사업부 400명은 제조 관련 300명(기술자 90명, 제조인력 150명 등)과 지원부서(행정·구매·제품기술) 100명이다.

삼성전자 구미2공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삼성전자 구미2공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 "구미경제 심각한 타격…시민들은 공황상태" 철회 촉구

이철우 경북도지사를 비롯해 장세용 구미시장, 구미시의회 등은 최근 잇따라 성명을 내고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의 수원 이전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또 구미시새마을회, 한국자유총연맹 구미시지부, 바르게살기운동 구미시협의회, 구미여성단체협의회 4개 단체는 '구미 삼성지키기 범시민운동본부'를 구성하고 이전 반대운동에 돌입했다.

범시민운동본부는 "지역경제에 불안과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며 "40여년간 구미와 함께해 온 삼성의 이전 소식을 접한 시민은 공황상태에 빠졌다"고 했다.

1차로 청와대 국민청원 운동을 전개하고 이전 결사 저지를 위한 서명운동을 벌일 계획이다.

범시민운동본부와 구미시의회 등은 "구미시민 43만명의 역량을 총결집해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라며 조만간 지역 경제계와 함께 결의대회도 열기로 했다.

범시민운동본부 4개 단체 회원은 5만400명이며 다른 시민단체들도 계속 대책위에 합류하고 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지난 5일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가 수도권으로 이전한다는 소식에 충격과 실망 속에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지난 5일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가 수도권으로 이전한다는 소식에 충격과 실망 속에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 삼성전자 "밑도급업체 3곳 매출이익 1%…타격 없다"

삼성전자 측은 "구미 1차 협력업체는 3개사에 불과하고 이들 업체가 삼성전자 제품을 하청받는 것은 매출액의 5% 이하로 큰 타격은 없다"는 입장이다.

구미지역 협력업체가 임가공 수주기업인 데다 대부분 다른 원청업체의 사업을 같이하고 있어 영향이 크지 않다는 것이다.

삼성전자 측은 "1만명에 달하는 스마트시티 인력 가운데 네트워크사업부 일부 인원이 빠져나간다"며 "스마트시티 주력은 무선사업(휴대전화)"이라고 강조했다.

스마트시티 매출이익의 99%는 무선사업에서 나오고 네트워크사업부는 고작 1%라는 설명이다.

또 작년 70여명, 올해 30여명이 수원에서 구미로 옮겼고 올 상반기 150명을 신규채용한 데 이어 하반기에도 계속 채용한다고 했다.

기업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KTX 구미역이 없어 외국 바이어와 직원이 헬기를 타고 왔다 갔다 해야하는 불편을 겪는다고 말했다.

목장균 스마트시티지원센터장은 "구미와 경북 정서에 맞추려고 노력 중이다. 몇 명이 이동할지 등 구체적인 내용은 협의 과정이 필요하고 연말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구미1공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삼성전자 구미1공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 이전 저지는 시민 생존권 차원…"지역 상생 방안 강구해야"

삼성전자는 "이전은 기업 생존을 위한 것"이라고 강조하지만 범시민운동본부는 "이전 저지는 시민 생존권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며 맞서고 있다.

임은기(금오공대 교수) 범시민운동본부 집행위원장은 "기업 논리를 내세워 떠난다면 막을 수 없겠지만, 기업 윤리 측면에서는 지역사회에 대한 책임이 있다"며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심각한 만큼 대체기업 영입 등 대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모 대학 경제학부 교수는 "기업 생존이 우선이라고 할 수 있지만 절충안으로 구미지역 핵심사업을 보강하는 인력충원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

구미시도 네트워크사업부의 수도권 이전 계획을 철회하고 만약 불가능하다면 차세대 성장동력을 발굴해 지역과 상생·협력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묵 구미시 부시장은 "삼성전자가 지역경제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차세대 신기술사업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 줄 것을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parks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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