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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몰아붙인 폭스뉴스 앵커, 러시아로 휴가…"약간 걱정했다"

송고시간2018-07-23 10:40

"러 휴가계획 말하자 푸틴이 어디어디 가느냐 물어" 인터뷰 뒷얘기도 공개

"회담의 압도적 영향력이 지나갈 때쯤 트럼프와도 단독 인터뷰했으면"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상대로 '압박 인터뷰'를 진행해 주목받은 미국 폭스뉴스 앵커 크리스 월리스(70)가 인터뷰 후 아내와 함께 러시아로 휴가를 떠나 또 한 번 화제를 모았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주 헬싱키에서 푸틴 대통령을 상대로 '논쟁적인 인터뷰'를 한 월리스는 이런 부담스러운 일이 끝났을 때 상식적으로 택하는 수순인 휴가를 떠났다. 그의 휴가가 관심을 끈 것은 그의 행선지가 러시아여서다.

상트페테르부르크에 머물고 있다는 그는 NYT와 전화 통화에서 그런 인터뷰 뒤에 러시아로 가기 불안하지 않았느냐는 기자의 의중을 꿰뚫은 듯 "의심이 약간 들었지만 안될 이유는 또 뭔가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과감하게 러시아행을 선택한 이유를 밝혔다.

그는 "푸틴 대통령이 도전받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 외에 몇 가지 이유를 생각해볼 수 있겠지만, 길거리에서 몇 번 알아보는 사람이 있던 것을 제외하면 곤란한 상황이 일어날 신호는 전혀 없었다"며 안심시켰다.

'저자세' 트럼프 대신…푸틴과 맞짱 뜬 폭스뉴스 앵커
'저자세' 트럼프 대신…푸틴과 맞짱 뜬 폭스뉴스 앵커

(헬싱키 AP=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이 16일(현지시간) 핀란드 헬싱키에서 미러 정상회담 후 미국 '폭스뉴스 선데이' 진행자인 크리스 월리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날 푸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저자세를 보였다는 비판을 받는 가운데, 미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이 애청하는 케이블 채널의 진행자가 이날 인터뷰에서 푸틴 대통령과 수완 좋게 언쟁을 벌였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무시했던 문제들에 대해 푸틴 대통령을 몰아붙였다고 소개했다.
lkm@yna.co.kr

15년간 '폭스뉴스 선데이'를 맡아 진행한 베테랑 방송인인 그는 미러 정상회담이 열린 지난 16일 핀란드 주재 러시아 대사관에서 미 언론 가운데 유일하게 푸틴 대통령과 만나 단독 인터뷰를 진행했다.

2005년에도 푸틴 대통령과 인터뷰한 적이 있는 월리스는 이 인터뷰에서 민감한 내용도 과감하게 건드리며 푸틴 대통령을 몰아붙여 정상회담 내내 저자세로 일관하면서 러시아를 옹호하는 듯한 태도를 보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대조를 이뤘다는 평가를 받았다.

월리스는 월드컵 기간에 푸틴 대통령과 인터뷰를 하겠다는 계획으로 몇 달 전부터 추진했으나 거절당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미러 정상회담 일정이 공개된 이후 푸틴 측 인사들이 다시 접촉해왔으며 인터뷰를 편집 없이 통째로 내보내는 조건만 내걸었다고 밝혔다.

그는 "푸틴 대통령이 서구와 미국의 시청자들에게 러시아가 사업할 만한 상대라는 걸 이해시키고자 한다는 것이 분명해 보였다"고 말했다.

'폭스뉴스 선데이'와 인터뷰 하는 푸틴
'폭스뉴스 선데이'와 인터뷰 하는 푸틴

(헬싱키 AP=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핀란드 헬싱키에서 미러 정상회담 후 미국 '폭스뉴스 선데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저자세를 보였다는 비판을 받는 가운데, 이날 저녁 폭스뉴스에서 방송된 푸틴 대통령과의 인터뷰에서 진행자 크리스 월리스는 민감한 질문을 던지며 '맞짱'을 떴다.
lkm@yna.co.kr

가까스로 성사된 인터뷰는 헬싱키 주재 러시아 대사관에서 이뤄졌다.

대사관에 도착하자 "덩치가 집채만 한" 보안요원들이 이미 현장을 점령 중이었으며 푸틴 대통령은 이번에도 약속 시각보다 몇 시간이나 늦게 나타나 폭스뉴스팀이 하염없이 기다려야만 했다.

그는 푸틴 대통령의 지각 등장에 대해 '정신을 흐트러뜨리려는 의도'로 해석했다.

그는 러시아 군사 정보요원 12명을 기소한 로버트 뮬러 특검팀의 기소 내용에 대해 푸틴 대통령이 묵살할 것이 분명했지만, 공소장을 내밀며 '맞짱'을 떠봤다고 말했다.

공소장을 내미는 순간 "1, 2초 동안 방안에서 숨을 들이마시는 것조차 느낄 수 있었다"는 그는 푸틴 대통령이 공소장을 만지기조차 거부하고, 옆 테이블 위에 올려두라고 종용했다고 전했다.

어색함이 감돌았지만 "그때부터 푸틴 대통령이 집중했다"고 월리스는 회고했다.

그가 여기서 그치지 않고 "당신의 정적들은 왜 그리 죽거나 죽는 상황까지 가느냐"는 질문을 던지자 푸틴 대통령의 표정은 더욱 어두워졌다고 한다.

그는 러시아가 트럼프 대통령의 약점이 될만한 정보가 있다는 일각의 의혹에 대해서도 질문했으며, 푸틴 대통령은 이에 대해 "대선 출마 전까지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의 관심 대상이 전혀 아니었다"고 부인했다.

그의 이런 '사이다' 질문에 당일 바로 방송된 이 34분짜리 영상은 오후 6시에 방송되는 프로그램으로서는 보기 드문 시청률을 기록했으며 경쟁 프로그램 진행자들까지도 공개적으로 경의를 표했다.

월리스는 인터뷰가 끝난 뒤 푸틴 대통령과 악수를 나누며 러시아에서의 휴가계획을 말했으며, 이 이야기를 들은 푸틴 대통령이 "각 도시에서 얼마나 시간을 보내느냐"고 질문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 질문에 "왜 그걸 알고 싶어 하나"라는 생각과 함께 "약간 걱정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그라나 이런 우려가 무색하게 상트페테르부르크 출신인 푸틴 대통령은 월리스가 모스크바보다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체류 시간이 더 길다는 것을 확인하고 만족해했다고 월리스는 전했다.

공동기자회견을 마친 뒤 악수하는 트럼프-푸틴 [AP=연합뉴스]
공동기자회견을 마친 뒤 악수하는 트럼프-푸틴 [AP=연합뉴스]

월리스는 트럼프 대통령과도 인터뷰를 해보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폭스뉴스의 다른 진행자들과만 인터뷰한 것이 거슬리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거슬린다'는 표현은 적합한 단어가 아니다"라며 "대통령과 인터뷰해보고 싶으냐는 질문에 대한 내 답은 '물론이다'지만 커뮤니케이션 전략은 백악관 소관"이라고 답했다.

그는 이어 "정상회담 직후 트럼프 대통령과 인터뷰하는 것이 바른 전략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면서 "만약 내가 대통령과 앉을 기회가 주어진다면 여럿 중 한 명이 아니라 나 혼자 할 수 있었으면 한다. 그리고 그날 일(의 영향이)이 이렇게 압도적이지 않을 때였으면 한다"고 말했다.

luc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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