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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정스님 "종단 문제 스스로 해결"…정부도 "개입 안해"

송고시간2018-07-20 15:56

조계종, 총무원장 권한 분산·재신임 추진…내부 반발로 기자회견 취소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설정 스님(왼쪽)이 20일 조계종 총무원에서 이용선 청와대 시민사회수석과 만나고 있다. [대한불교조계종 제공]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설정 스님(왼쪽)이 20일 조계종 총무원에서 이용선 청와대 시민사회수석과 만나고 있다. [대한불교조계종 제공]

(서울=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설정 스님은 20일 "조계종 내부에서 갈등을 빨리 해소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조계종이 처한 위기를 내부 혁신으로 해결하겠다고 강조했다.

설정 스님은 이날 오후 조계종 총무원을 방문한 이용선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에게 이같이 말하며 "정부가 한쪽 편을 들어 속단하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조계종단 안정은 사회 안정을 의미한다"며 "자율적으로 자정도 해나가고 해결할 방법이 있으며, 과거 정부처럼 길들이기식의 개입은 행여 없으리라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이 수석은 "기본적으로 정치와 종교는 분리돼야 한다"며 "종단 내부에서 스스로 노력해 정리되리라 믿으며 정부는 한쪽 편에 편향되거나 개입할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이 수석은 설정 스님과의 면담 후 조계사 인근 우정공원에 마련된 설조 스님 단식장을 방문했다.

이 수석은 "설조 스님 연세가 많으신데 30일 이상 단식을 계속해 생명이 걱정된다"며 "설조 스님이 대통령께도 편지를 보냈는데 문재인 대통령도 단식을 중단하고 몸을 살피시라고 간곡히 당부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내부 분란은 내부에서 해결하는 것이 대원칙"이라며 "범법 행위가 있었다면 법대로 처리하면 될 것이고 설조 스님은 충분히 문제를 제기하셨으니 단식을 중단하시라"고 요청했다.

이에 설조 스님은 "종교라고 해도 범죄가 있다면 성역없이 수사해야 한다"며 "내일을 기약하지 않고 단식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설조 스님 측은 설정 스님의 퇴진과 함께 수천억 원의 국가 예산이 투입된 템플스테이, 사찰재난방재시스템 구축 사업 등에 대한 배임과 횡령 의혹 등을 철저히 조사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 수석의 조계사 방문은 설조 스님의 단식이 한 달을 넘긴 데다 이날 설정 스님이 기자회견을 열어 혁신안을 발표하려다 취소한 상황이어서 더욱 관심을 끌었다.

총무원 측과 설조스님 및 불교 관련 시민단체가 대립하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개입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그러나 정부는 조계종 사태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원칙을 확인했다.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도 이날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7회 여기자포럼에서 "불교계 개혁 요구는 불교계 자체에서 해결해야 한다"며 "문체부가 관여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문화재 방재 사업에 지원된 예산이 제대로 안 쓰인 부분은 검찰 수사 중"이라며 "설조 스님이 단식을 중단하고 종단과 방법을 찾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조계종 사태는 이날 중대 기로에 놓이는 듯했으나 다시 앞날이 불투명해졌다.

조계종 측은 이날 오전 설정 스님의 기자회견을 예고했으나 내부 사정을 이유로 돌연 취소했다.

애초 설정 스님은 기자회견을 열어 '백의종군'해 종단 혁신에 매진하고 거취는 혁신안이 나온 후에 재신임을 묻겠다는 입장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에 대해 조계종 내부 계파 간 의견이 엇갈리면서 기자회견이 취소됐다.

총무원 관계자는 "설정 스님이 2선으로 퇴진한다는 의미는 아니며 권한의 많은 부분을 내려놓고 종단 혁신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취지였다"며 "의혹을 규명하면서 종단 혁신에 최선을 다한 뒤 종도들에게 신임을 묻는 방안이 거론됐다"고 전했다.

그는 "그러나 내부적으로 좀 더 혁신안에 대해 심사숙소하고 논의하자는 의견이 대두해 기자회견이 취소됐다"고 설명했다.

조계종은 지난달 출범한 교권 자주 및 혁신위원회를 통해 혁신안을 마련하고 문제를 해결하자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혁신위원회에서 논의 중인 방안에는 총무원장이 중앙종회 의원 추천 권한을 내려놓고, 각종 종단 관련 법인의 대표와 이사장 자리도 전문가에게 맡기는 방안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doub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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