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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활판인쇄 다시 만나는 '진달래꽃' '못잊어'

송고시간2018-07-18 12:16

책과인쇄박물관, 김소월 시집 두 권 활판인쇄로 찍어 출간

'활판인쇄로 다시 읽는 진달래꽃·못잊어' 표지
'활판인쇄로 다시 읽는 진달래꽃·못잊어' 표지

[책과인쇄박물관 제공]

(서울=연합뉴스) 임미나 기자 = 1970년대 이후 완전히 사라진 활판인쇄 방식을 부활한 시집 두 권이 나왔다.

전용태 씨가 2년 전 강원 춘천에 설립한 '책과인쇄박물관'은 '활판인쇄로 다시 읽는' 시리즈로 김소월 시집 '진달래꽃'과 '못잊어'를 최근 출간했다.

활판인쇄는 활자를 하나하나 납물로 주조해 만들고 원고에 쓰일 활자를 찾아 뽑아낸 뒤(문선) 이 활자를 다시 심어 인쇄판을 짜는(조판) 과정을 거친다. 1970년대까지 이 방식으로 모든 책과 신문 등 간행물을 만들었지만, 컴퓨터를 이용한 인쇄기술 등장으로 활판인쇄는 완전히 사라졌다.

신문사와 충무로에서 인쇄 관련 일을 30년 동안 하다 은퇴한 전씨는 옛 인쇄기와 납 활자가 그리워 서울에서는 영 자취를 감춘 인쇄기를 전국으로 구하러 다녔고, 다행히 남아있는 인쇄기를 찾아내 이 기계들과 관련 자료를 모은 박물관을 춘천에 건립했다.

이후 2년간 심혈을 기울인 작업을 거쳐 활판인쇄로 책까지 만들어 내놓게 됐다.

활판인쇄 과정 중 문선과 조판 작업
활판인쇄 과정 중 문선과 조판 작업

[책과인쇄박물관 제공]

전 관장은 이 책 서문에서 "최첨단 시대에 과거의 납 활자 활판 인쇄술을 이용한 옛날 방식으로 책을 만드는 일은 무모한 도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다행히 책과인쇄박물관을 준비하면서 활자를 만드는 주조기와 수십만 자의 자모 그리고 활판인쇄 기계들을 전국을 수소문해 어렵게 구해 보유하고 있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나 책에 쓰이는 수많은 활자를 만드는 일은 하루아침에 되는 일은 아니었습니다. 수십 톤의 납을 사들이고 활자를 만드는 주조 장인을 초빙하여 기본 활자를 만드는 데 꼬박 2년의 시간이 걸렸습니다"라고 책 제작에 바친 노고를 전했다.

그는 박물관을 개관하면서 컴퓨터 조판 이전 다양한 인쇄 기계들을 전시하는 데 그치지 않고 납 활자를 이용한 책을 만드는 것이 꿈이었는데 이번에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시인 김소월 시집 두 권으로 그 꿈을 이루게 됐다고 감격스러워 했다.

"활판인쇄로 찍어낸 책은 글들이 활자의 눌림에 따라 글자의 깊이와 농담이 다르면서 현재 최첨단 오프셋 인쇄에서 표현할 수 없는 입체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중략) 수많은 활자를 만든 주조 장인의 이야기와 원고를 손에 들고 한 자 한 자 문선하여 조판한 문선공과 조판공의 손놀림을 떠올린다면 더 큰 울림으로 다가올 것입니다."

각 권 85쪽, 2만5천원.

활판인쇄로 찍은 책 본문
활판인쇄로 찍은 책 본문

[책과인쇄박물관 제공]

min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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