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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글셋방 되고 월셋방 안 된다…들쑥날쑥 사이시옷 규정

송고시간2018-07-15 06:30

최형강 강사 "사이시옷 용례와 해설 재정비해야"

국립국어원. [국립국어원 제공]

국립국어원. [국립국어원 제공]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셋방, 사글셋방, 월세방, 전세방.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 등록된 표준어다. 네 단어 모두 마지막 두 음절이 '세빵'으로 발음되는데, 사이시옷 사용 여부가 제각각이다.

15일 학계에 따르면 최형강 인하대 강사는 한국어문학회가 발행하는 학술지 '어문학' 최신호에 게재한 논문 '사이시옷과 두음 법칙 재고'에서 이처럼 들쑥날쑥하고 일관성이 없는 사이시옷 규정을 지적했다.

국립국어원 사이시옷 규정에 따르면 뒷말이 된소리로 나는 합성어 중 순우리말로 된 합성어로서 앞말이 모음으로 끝난 경우, 순우리말과 한자어로 된 합성어로서 앞말이 모음으로 끝난 경우에 사이시옷을 쓴다.

한자어 가운데는 예외적으로 곳간, 셋방, 숫자, 찻간, 툇간, 횟수 등 6가지 단어만 사이시옷을 허용한다.

최 강사는 "월세방과 전세방은 월세나 전세와 방으로 구성 요소를 나눌 수 있으므로 사이시옷을 넣을 수 없다면, 사글셋방은 사글세와 방의 결합인데도 사글셋방이 가능한 이유는 무엇인가"라고 반문한 뒤 "사글 자체가 어근으로 기능할 수 없으므로 월세방과 전세방을 고려해 사글세방이 되는 것이 평행한 처리"라고 주장했다.

그는 표준어인 찻잔(茶盞)과 찻종(茶鐘·차를 따라 마시는 종지)에 사이시옷을 쓰는 것도 의문스럽다고 강조했다.

국립국어원은 두 단어에 대해 '차'는 한자 차(茶)의 훈(訓)이 차이므로 한자어 다(茶)와 구별한 것으로 해석된다고 설명한다. 즉 찻잔과 찻종에서 차는 한자어가 아닌 한자의 뜻이어서 사이시옷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최 강사는 "차(茶)는 음이 '차'일 수도 있기 때문에 국어원 설명은 설명을 위한 설명에 불과하다"며 "찻잔과 찻종에서 사이시옷을 빼든가, 아니면 6개뿐인 예외적 한자어에 두 단어를 포함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최 강사는 이어 '집'으로 끝나는 낱말 가운데 고깃집과 횟집은 사이시옷을 쓰면서도 화초집은 사이시옷이 없다면서 "화초와 회는 모두 판매 대상이 되면서 한자어이고, 집의 발음도 공통으로 된소리가 나는데 왜 횟집만 사이시옷을 쓰는지 의문을 품을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외래어와 고유어가 결합한 경우에 대한 사이시옷 규정이 없다는 점도 혼란을 가중한다고 역설했다.

예컨대 '타로점', '피자집', '딸기잼'은 각각 '타로쩜', '피자찝', '딸기쨈'으로 읽히지만 사이시옷을 쓰지 않는다.

최 강사는 "외래어와 관련된 사이시옷 규정을 가장 쉽게 해결하려면 외래어가 포함된 합성어는 어느 경우에나 사이시옷이 결합할 수 없다는 조항을 추가하고, 그 이유를 설명하면 된다"며 "아니면 한자어든 외래어든 고유어와 결합할 때는 사이시옷을 넣을 수 있는 것으로 처리하는 방법도 있다"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사이시옷 문제는 여러 곳에서 확인되므로 관련 규정과 해설을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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