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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잠재세수손실 55조…중산층 세금 너무 깎아줬다"

송고시간2018-07-15 07:12

'법정세율-실효세율=세율갭' 분석해보니 "감면액, 근로소득세 수입 2배"

일본·호주 등 7개국 중 세율갭 가장 커…중상위 비과세·감면 줄여야"

(세종=연합뉴스) 이대희 기자 = 정부가 소득이 많은 이에게 더 많은 세금을 지우는 소득세 제도를 설계해 놓고 다른 국가에 비해 과하게 세금을 깎아준다는 주장이 나왔다.

특히 중상위 소득자를 중심으로 세금을 많이 깎아주면서, 걷을 수 있는 세금의 ⅓ 수준만 받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정부가 작년 세제개편을 통해 최상위 소득자의 세율을 높였지만, 분석 결과를 고려하면 중상위 소득자의 비과세·감면제도를 축소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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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우형, 강성훈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15일 한국재정학회가 발간한 재정학연구 최신호에 실은 '소득세 법정세율과 실효세율 격차에 대한 연구' 논문을 통해 이러한 분석을 내놨다.

소득세는 돈을 많이 벌수록 더 많이 내기 때문에 소득재분배 역할을 하는 누진세다. 하지만 비과세·감면 제도로 세금을 어떻게 깎아주느냐에 따라 누진성을 강화할 수도, 완화할 수도 있다.

논문은 누진성 정도를 파악하기 위해 '법정세율'과 '실효세율'을 소득수준에 따라 분석했다.

법정세율은 정부가 세법을 통해 정한 세율이다. 논문은 인적·소득·세액공제가 적용되기 전 세액을 과세대상 소득금액을 나눠 법정세율을 산출했다.

실효세율은 각종 비과세·감면제도에 따라 최종적으로 납세자가 낸 세율을 말한다. 각 소득구간의 총 결정세액을 해당 소득구간의 총 과세대상 소득금액으로 나눠 산출했다.

논문은 소득세 법정세율과 실효세율의 격차를 '세율갭'으로 정의하고, 그 변화를 추적했다.

세율갭은 국가가 납세자의 소득에 추가적으로 과세할 수 있는 잠재적인 과세능력을 의미한다. 추가 과세능력이 있음에도 실제로는 과세하지 않기 때문에 세율갭은 잠재적인 '세수손실'이라고 볼 수도 있다.

한국의 잠재적인 총 세수손실액은 2012년 47조원에서 2015년 55조4천억원으로 매년 약 2조5천억원씩 꾸준히 증가했다.

2015년 근로소득세 총 세수가 28조3천억원임을 고려한다면, 정부는 걷을 수 있는 총 세수(55조4천억원+28조3천억원)의 ⅓만 걷은 셈이다.

정부는 2014년 법정세율은 그대로 두고 특별소득공제 항목을 세액공제로 전환했다.

그 결과 세율갭은 1억원 이상 고소득 구간에서 크게 감소했지만, 중간값인 4천만원 이하 소득구간에서는 미미하게 증가했으며, 그 사이 중상위 구간에서는 과거와 유사한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잠재 총 세수손실액이 총 소득금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인 '잠재적 세수손실비중'은 2012∼2015년 10% 내외로 일정한 편이었다.

이는 2014년 세액공제 전환이 고소득층의 세율갭을 대폭 감소시켰음에도 잠재 세수손실 비중을 줄이는 데는 그다지 효과적이지 못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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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은 다른 국가와 비교했을 때 세율갭으로 발생하는 한국의 잠재 세수손실 비중이 유난히 크다는 점도 지적했다.

개인과세 방식을 적용하는 한국·일본·싱가포르·호주·뉴질랜드·캐나다·핀란드 등 7개 국가를 비교·분석한 결과 한국의 잠재 세수손실 비중은 10%대로 단연 1위였고, 2·3위를 기록한 일본·캐나다는 6∼7%에 머물렀다. 호주나 뉴질랜드는 1%에도 미치지 않았다.

논문은 조밀하게 분포한 중상위권 소득구간에 적용되는 각종 공제 혜택이 다른 국가보다 한국에 많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논문은 이런 점을 토대로 향후 한국의 소득세 과세체계를 정상화하기 위해서는 중상위 소득계층의 조세감면혜택을 축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논문은 "한국은 다른 국가보다 법정최고세율이 높은 편이며 소득구간별 세율 증가 폭도 주요국에 비해 작지 않지만 다양한 공제제도의 영향으로 실효세율 상승이 상당히 높은 소득구간까지 지연되고 있다"며 "과도한 세율갭은 소득세 개편 때 소득재분배를 지나치게 강조한 나머지 전체적인 소득계층의 세 부담 분포를 제대로 고려하지 않기 때문에 생긴다"고 지적했다.

이어 "작년 세법개정안에 반영된 최상위 소득계층에 대한 법정세율을 증가 정책은 표면상 정책 목표인 세수 확보와 소득재분배에 실질적인 효과가 없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며 "최상위보다 중상위 소득계층을 대상으로 소득세 비과세·감면제도를 축소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2vs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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