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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잇단 일탈행위로 사법 불신 가중하는 일부 판사들

송고시간2018-07-13 18:27

(서울=연합뉴스)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재판 거래'와 판사 사찰 의혹으로 사법부에 대한 국민 불신이 고조된 와중에 일부 판사들의 개인 비리나 일탈도 잇달아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 부산고법 소속의 한 판사는 사건 관련자와 변호인으로부터 억대의 금품을 받은 혐의로 현재 창원지검 특수부로부터 수사를 받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사건은 판사의 아내가 "남편이 불법적 금품을 받았고, 자신을 폭행하기도 했다"면서 법원행정처에 진정을 내면서 문제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법원행정처는 진정 내용이 매우 구체적이고 중대해 수사가 필요하다는 판단해 4월 말 대검에 수사를 의뢰했고, 대검은 창원지검에 수사를 지시했다고 한다.

현직 판사가 사건 관계자 측으로부터 큰돈을 받은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사회가 아무리 부패했다 해도 '정의의 최후 수호자'인 판사가 그래서는 안 된다. 검찰의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고, 혐의가 사실로 드러나면 엄히 처벌해야 한다. 법원과 검찰이 몇 달 전 수사가 시작된 사건을 쉬쉬하다 언론 보도 후에야 시인한 점도 비난받아 마땅하다. 인천지법 김수천 부장 판사가 정운호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로부터 재판 관련 청탁의 대가로 1억8천여만 원 상당의 금품을 받았다가 특가법상 뇌물죄와 알선수재죄로 구속돼 법복을 벗은 것이 불과 2년 전이다. 이 사건은 대법원까지 간 끝에 지난 5월 징역 5년형이 확정됐다. 이 파문으로 2016년 9월 양 전 대법원장이 대국민 사과까지 했지만 달라진 것이 없는 셈이다.

박근혜 정부 당시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를 청와대에 상납한 사건의 심리를 맡은 한 부장 판사가 재판에서 이 사건과 무관한, 자신의 신상과 관련된 발언을 해 논란을 자초하는 사태도 발생했다. 서울중앙지법 33부 재판장인 이영훈 부장 판사는 12일 선고에 앞서 이번 재판의 공정성에 의문을 제기한 최근 한 언론 보도를 거론하면서 "보도된 내용에 관해 나에게 사실관계 확인도 없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이번 재판의 공정성을 문제 삼는 것은 지금 법원이 처한 상황을 극복하고 바로잡는 데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며 언성을 높였다고 한다. 지난 9일 한 일간지가 양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 농단' 의혹에 관여한 판사들이 국정농단 사건의 재판을 맡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자신을 지목한 데 발끈한 것이다. 언론 보도에 이의가 있으면 해당 언론사와 개인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이를 다른 사건 재판정에서 거론한 것은 판사의 직분을 망각한 처사다. 검찰 측이 반발해 선고 후 의견을 개진하려 했지만, 이 판사는 이마저 묵살했다니 독선도 그런 독선이 없다.

현재 사법부의 사정은 말이 아니다. 전임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의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과 관련해 검찰 수사가 한창 진행되는 중이다. 전체 구성원의 자숙과 반성이 필요한 시점에 불거진 일부 판사들의 일탈은 사법부를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을 더 싸늘하게 한다. 사법적 판단을 내리는 판사들이 먼저 법과 윤리에 대한 인식을 제고할 때다. 사법부 수장인 김명수 대법원장도 두 판사의 잘못된 행동을 심각하게 보고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내부감찰 강화 등 엄중한 조처를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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