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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 페덱스 여성CEO "'알파걸' 여성인재 경력 단절 안타까워"

송고시간2018-07-15 06:03

"기업의 유연한 출산휴가·육아휴직이 정부 수당 지원보다 더 도움"

채은미 페덱스코리아 대표[페덱스코리아 제공=연합뉴스]
채은미 페덱스코리아 대표[페덱스코리아 제공=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박성진 기자 = "우리나라는 '슈퍼 걸', '알파 걸' 신드롬이라고 부를 만큼 여성 인재 풀이 풍부하지만, 여성들이 직장 생활 중간에 경력이 단절돼 제대로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항공특송회사 페덱스코리아의 채은미 대표는 15일 서울 마포구에 있는 페덱스코리아에서 진행된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여성의 경력 단절이 사회에 큰 손실이라고 안타까워하며 기업과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채 대표는 2006년 페덱스코리아의 첫 한국인이자 여성 대표로 임명된 후 13년째 대표를 맡고 있다.

1985년 대한항공에 입사한 후 이듬해 화물항공사인 플라잉타이거로 옮겼으며 1989년부터 30년간 페덱스에 몸담고 있다.

페덱스코리아에서 불과 28세의 나이에 부장으로 승진했으며 상무에 이어 대표까지 오르면서 최연소 기록을 연달아 깼다.

전통적으로 남성의 영역으로 여겨지는 항공 화물 분야에서 성공한 대표적인 여성 최고경영자(CEO)인 채 대표는 여성 인력 활용을 위해 기업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여성의 명문대 진학률이나 국가고시 합격률 등을 보면 우리나라 여성이 얼마나 뛰어난지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기업에서 중간 간부까지는 잘 되는데 결혼하고 아이를 낳으면서 경력이 단절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여성인재 활용을 위해서는 최근 정부가 내놓은 저출산 대책 등과 같은 국가 차원의 지원보다는 기업의 도움이 더 빠르고 효율적이라고 봤다.

그는 "페덱스에서 직원이 출산휴가나 육아휴직을 낼 때 한 번도 '노'(No)라고 한 적이 없으며 몇 차례도 낼 수 있다. 형편에 따라 남성이 육아휴직 내는 게 유리하다고 판단할 때는 남성 직원이 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이 유연한 자세를 보여주는 게 정부의 금전적 혜택이나 수당보다 실질적으로 도움이 된다"며 "이런 환경에서야 '알파 걸'로 자라난 여성 후배들이 직장에서 높은 자리에 오르고 여러 분야에서 훌륭한 리더가 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알파걸은 공부와 운동, 리더십 등 모든 분야에서 또래 남학생과 동등하거나 그 이상의 성과를 보이는 여성을 지칭한다.

여성 경력 개발을 위해서는 사회적 지원뿐 아니라 개인의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채 대표는 "저도 아들이 어릴 때 너무 바빠서 친정어머니가 육아를 많이 도와주셨다"며 "여성은 일과 가정의 양립이 쉽지 않으므로 성공하려면 (남성보다)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페덱스 화물기[페덱스코리아 제공=연합뉴스]
페덱스 화물기[페덱스코리아 제공=연합뉴스]

최근 동종업계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에서 벌어진 사주 일가의 '갑질' 사례에 관한 질문에는 "회사 정책상 타사 일에 대해서는 언급할 수 없다"고 별다른 의견을 내놓지 않았다.

대신 페덱스의 윤리 경영 정책 등을 언급하며 "기업이 지속해서 윤리 경영에 신경을 쓰면 바람직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채 대표는 그러면서 페덱스가 직원 소속감을 높이는 좋은 사례라면서 사무실에 있는 사진 한 장을 보여줬다.

페덱스 로고가 찍힌 화물기 조종석 창문 옆에 알파벳으로 'yang jae'(양재)라는 채 대표의 아들 이름이 적혀 있었다.

그는 "아들이 어렸을 때 페덱스 항공기에 자녀 이름을 적어주는 회사 이벤트가 있어 신청했더니 뽑혔다"며 "별로 돈 들이지 않고 직원을 만족하게 했을 뿐 아니라 이 항공기 때문에라도 회사에 오래 다녀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회상했다.

페덱스는 인천공항에 신규 화물터미널을 건립해 2021년부터 운영할 예정이다.

채 대표는 "새 화물터미널이 가동되면 현재보다 3배 빠른 속도인 시간당 1만8천 개 화물을 분류·처리할 수 있을 것이다"면서 "이렇게 되면 국내 고객에게 물건을 늦게 픽업하고 외국에서 오는 물건은 빨리 전달해 고객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sungjin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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