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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전쟁 맞아 中 외교정책 '도광양회'로 회귀?

송고시간2018-07-09 13:34

"시진핑, '도광양회' 폐기한 적 없다"

(서울=연합뉴스) 진병태 기자 = 미중 무역전쟁이 시작되면서 중국이 덩샤오핑(鄧小平)의 외교정책인 '도광양회'(韜光養晦·조용히 때를 기다리며 힘을 키운다)를 견지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중화권 매체 둬웨이(多維)가 8일 보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익명의 중국 공산당 관리는 인터뷰에서 중국 외교부의 '유소작위'(有所作爲·해야 할 일은 적극적으로 나서서 이뤄낸다)가 국제사회의 우려를 불렀다면서 중국 내부에서 '도광양회'를 폐기해야하는 지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리는 시 주석이 한번도 '도광양회'를 폐기한 적이 없었으며 중미간 격차를 분명하게 인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시 주석이 주창한 '태평양 용납론'과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를 공산당 일부 관원들과 당 매체들이 곡해한데서 작금의 미중간 충돌상황이 빚어졌다고 진단했다.

이 관리에 따르면 시 주석은 '태평양 용납론'을 통해 중국이 태평양상에서 미국 지위를 위협하지 않을 것을 미국이 이해해줄 것을 희망했고 '일대일로'를 통해서는 중국 내부의 잉여설비를 활용해 더 많은 고용을 창출하려 했다.

하지만 일부 관원들과 당 매체들은 '태평양 용납론'을 중국이 미국이라는 슈퍼파워와 대등하게 겨룰 수 있다는 의미로 발신했고 '일대일로'를 중국 해군의 아덴만 항해와 동아프리카 지부티 보급기지 설치, 스리랑카 항구 조차 등 중국 확장이론과 동일시해 중국 내부에서 광적인 민족주의와 포퓰리즘을 불렀다고 이 관리는 지적했다.

이 관리는 이런 중국 내부의 광적 사고를 서방이 재빨리 활용해 국제무대에서 마구잡이로 선전하고 조작하면서 중국의 국제적 이미지가 참담한 손상을 입었다고 말했다.

그는 공산당의 의도를 곡해해 잘못된 판단을 내리고 잘못된 지시를 한 관원과, 민족주의 및 포퓰리즘 정서를 부추긴 매체들이 먼저 책임을 져야한다면서 최근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가 이런 과장된 문풍을 혹평한 것은 이런 왜곡을 시정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관리는 현재 중미간 긴장관계는 피할 수 없지만 중국 외교의 전반적인 흐름은 미국에 대해 '이유있고 이익을 가져오고 절도가 있는' 태도를 유지하는 것이라면서, 미국과 전쟁을 하지만 다양한 통로와 수단으로 현재의 국면을 완화하는 방안을 찾을 것이며 이런 정책이 무역전쟁으로 인한 중국 국내경제 파급영향을 줄이고 국가전략, 중국 인민의 이익에도 부합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외교정책에 정통한 또 다른 관리도 시 주석이 지난해말 19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에서 주창한 인류운명공동체 건설을 서방매체들이 '확장성'의 의미로 해석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 관리는 중국외교가 '도광양회'를 폐기했다는 논란은 시진핑 외교사상에 대한 중국 내부의 잘못된 이해에서 비롯된 것이라면서 중국이 현재의 경제역량을 지니고 국제사회에서 활동을 하지 않는다면 오히려 비난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이 개발도상국으로서 낮은 자세를 유지한 채 자신의 능력이 닿는 범위에서 국제의무를 다해야하며 이것이 '도광양회'의 구체적인 체현일 뿐아니라 중국의 발전상황과 국제정세를 고려한 '시대변화에 맞춘' 도광양회 정책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공산당 내부에서 '도광양회'를 다시 강조한 것은 미국의 예봉을 누그러뜨리기 위한 전략적 선택의 하나일 수 있다.

중국은 시진핑 집권2기를 시작한 지난해말 당대회 이후 신형국제관계를 선언하면서 향후 외교관계가 공세적으로 이뤄질 것이라는 분석을 낳았다.

덩샤오핑이 '군대는 인내해야 한다'(軍隊要忍耐)며 제시한 '도광양회'와 1990년대와 2000년대 초반 유소작위의 외교 정책에서 한발 더나아가 중국의 외교정책이 '분발유위'(奮發有爲·분발해 성과를 이뤄낸다)로 변했다는 지적까지 있었다.

시진핑 집권 2기 외교정책이 미중 무역전쟁이라는 변수에 의해 다시 '도광양회'로 돌아가 칼날을 안으로 숨겨야할 지에 대해서는 중국 내부에서 다양한 논란을 부를 것으로 보인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AFP=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AFP=연합뉴스]

jb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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