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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세월호사찰에 `계엄 문건'까지…기무사 해체수준 수술하라

송고시간2018-07-06 15:09

(서울=연합뉴스) 국군기무사령부가 또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번엔 더불어민주당 이철희 의원이 공개한 `전시 계엄 및 합수업무 수행방안'이란 제목의 기무사 내부 문건 때문이다. 기무사가 지난해 3월 작성한 것으로 알려진 이 문건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 당시 과격시위 진압 차원에서 위수령 발령과 계엄 선포 절차 등을 설명한 내용이 담겼다. 언론통제 내용까지 담아 마치 `12·12 쿠데타'를 일으킨 전두환의 신군부 집권 당시를 연상시킨다. 기무사가 최근 세월호 유족을 사찰한 정황이 잇따라 드러나 사회적으로 큰 논란을 빚은 상황에서 이런 문건까지 공개됨으로써 기무사의 대대적 수술은 더욱 불가피해졌다고 본다.

기무사는 이 문건이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탄핵 결정 이후 빚어질 수 있는 시위대의 청와대 진입·점거, 경찰서 방화·무기탈취 등 비상사태를 전제로 군의 통상적 대응 절차를 담은 내용이라고 주장한다. 실제로 기무사는 문건에서 촛불시위 악화로 인한 국정 혼란이 가중되면 국가안보상 위기가 초래될 수 있어 군 차원의 대비가 긴요하다고 전제했다. 군이 국가안보를 최일선에서 책임지는 조직이라 이런 해명에 설득력이 없다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문건 작성 주체가 군령권을 갖는 합참이나 국방부가 아니라 보안·방첩부대인 기무사라는 사실이 고개를 갸웃거리게 한다. 또 문건의 일부 내용이 실행계획처럼 구체적이라는 점도 의아하다.

비상사태를 5단계로 나눠 단계별 대응을 제시한 문건에는 `계엄 선포' 단계에서 서울 지역에 동원 가능한 특전사 등 부대명을 일일이 거명하며 `과격시위가 예상되는 광화문엔 3개 여단, 여의도엔 1개 여단 담당'이라는 부대 운용 방안까지 담았다. 마지막 `비상계엄'에서는 `계엄사 보도검열단 48명, 합수본부 언론대책반 9명 운영' 등을 명시했다. 마치 신군부가 비상계엄을 선포한 1980년의 5월을 떠올리게 하는 대목들이다.

1948년 육군정보국 정보처 특별조사과를 모체로 한 기무사는 군사 및 방위산업 보안, 방첩수사, 대간첩·대테러 활동을 주 업무로 한다. 하지만 1980년 신군부의 쿠데타와 집권의 발판으로 활용됐는가 하면 숱한 민간인 사찰로 악명을 날렸다. 1990년 윤석양 이병이 민간인 사찰을 폭로하자 이듬해 국군보안사령부에서 국군기무사령부로 개명했다. 그러나 2009년 경기 평택의 쌍용차 노조 파업 집회 현장에서 기무사 장교가 정보수집을 하다 노조원들에게 붙잡혔고, 2011년엔 조선대 교수 해킹사건이 불거지기도 했다. 최근엔 현직 기무사 장성이 세월호 참사 이후 60여 명으로 태스크포스를 만들어 유족 등 민간인을 사찰한 정황이 드러나 파문을 일으켰다. 민간인 사찰이 끊이지 않는 것은 정보 취득이 군사보안, 방첩 분야보다 상대적으로 쉽고 내부 요원 간 경쟁이 이어지다 보니 그렇다고 한다.

불미스러운 일이 잇따라 불거지자 기무사는 지난 5일 내부고발기구인 인권보호센터 설치, 민간 인권위원회 구성 등을 개혁안으로 내놓았다. 하지만 이는 기무사의 조직과 권한의 대폭 축소를 바라는 국민의 눈높이에 턱없이 못 미친다. 여권이 기무사 개혁안을 별도로 마련 중인 것은 이런 여론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기무사의 오래된 적폐인 민간인 사찰을 차단하려면 기무사의 정보수집 범위를 법으로 엄격히 제한해야 한다. 그 연장선에서 방첩수사도 대폭 축소나 폐지를 검토해야 한다. 대테러 등의 분야에서 업무가 겹치는 국가정보원과 업무 조정도 필요하고 국군정보사령부와 아예 통폐합하는 방안까지 검토해볼 수 있다. 우리 군이 기무사를 해체하는 수준의 개혁안으로 신뢰를 회복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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