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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권력 대거 교체…잇따른 '대형사업 취소·제동'에 논란

송고시간2018-07-04 14:24

동남권신공항·경기청년연금·경남체무제로사업 등 지역 핫이슈로

전문가들 "과도한 재정부담 사업 재검토 필요…전임 단체장 치적 지우기 차원은 곤란"


동남권신공항·경기청년연금·경남체무제로사업 등 지역 핫이슈로
전문가들 "과도한 재정부담 사업 재검토 필요…전임 단체장 치적 지우기 차원은 곤란"

가덕신공항 재추진 역설하는 오거돈
가덕신공항 재추진 역설하는 오거돈

오거돈 부산시장이 올해 2월 지방선거 출마를 선언하며 동남권신공항 재추진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전국종합=연합뉴스) 지방자치 민선 7기가 출범하자마자 전임 시·도지사의 역점사업을 중단하거나 제동을 거는 움직임이 잇따르고 있다.

경기 청년연금 사업, 울산 미술관 건립사업, 경남 채무 제로 사업, 광주 도시철도 2호선 사업 등 전국 곳곳에서 전임 단체장의 역점사업을 계속 추진할지 여부를 놓고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이미 적지 않은 행정력과 예산이 투입된 사업이라도 주민편익이나 경제적 효과 등을 따져 낭비적 요인이 있다면 중단이나 재검토를 하는 게 당연하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정략적 차원에서 전임 단체장의 사업이라는 이유로 지우기를 시도한다면 혈세 낭비에 다름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부산에선 동남권신공항 건설 사업이 뜨거운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자유한국당 서병수 전 부산시장은 국토교통부 결정에 따라 김해공항에 활주로 1본을 추가 건설하는 김해신공항 건설계획을 지지하고 조속한 신공항 건설을 추진해왔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 오거돈 신임 시장은 24시간 운영할 수 있고 소음 우려가 없는 가덕도에 신공항을 건설해야 한다며 가덕신공항 재추진 계획을 주요 정책으로 내놨다.

국토부와 대구·울산·경남·경북 등 영남권 다른 지자체는 가덕신공항 사업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오 시장이 반발 기류가 적잖은 이런 상황에서 향후 어떤 행보를 보일지 주목된다.

"중소기업 청년근로자 임금 지원합니다"
"중소기업 청년근로자 임금 지원합니다"

남경필 전 지사가 작년 8월 청년연금 정책을 설명하고 있다. 2017.8.16.[경기도청 제공=연합뉴스]
kwang@yna.co.kr

경기도에서는 남경필 전 지사의 역점사업인 청년연금 사업을 폐지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경기도는 지난 2월 청년연금 사업을 시작해 현재 3천 명을 지원하고 있다.

청년연금은 중소기업 근로 청년이 10년간 근무하면서 일정액을 매월 납부하면 도도 같은 금액을 지원, 퇴직연금과 함께 1억 원의 목돈을 만들도록 하는 사업이다.

그러나 이재명 신임 지사는 지방선거 후보 시절부터 "청년연금의 수혜자가 극소수에 불과하다"며 '로또', '사행성 포퓰리즘 정책'이라고 여러 차례 비판했다. 도 안팎에서는 이 사업이 폐지되거나 대폭 수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경기도는 지난달 27일 발표 예정이던 청년연금 2차 지원대상자 선정 결과 발표를 무기한 연기한 상태다.

울산에서는 시립미술관 건립사업이 '뜨거운 감자'로 부상하고 있다.

울산시는 2020년 12월 건립 예정인 울산시립미술관의 시공사 선정을 코앞에 두고 선정 절차를 전격 중단했다.

민선 7기 송철호 시장 인수위원회가 "시립미술관 건립 추진과정에서 충분한 여론 수렴이 부족했고, 민선 7기 시정철학이 담긴 미술관 건립이 필요하다"며 시공사 선정 절차를 중단하라고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교수·작가·시민 등 전문가 회의와 시민토론회 등 또다시 여론 수렴 과정을 거쳐야 하는 점을 고려하면 건립 시기는 6개월 이상 늦춰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울산시립미술관은 708억 원이 투입돼 중구 북정동 부지 6천182㎡, 연면적 1만2천770㎡, 지하 3층, 지상 2층 규모로 짓게 돼 있다.

뽑히는 홍준표 기념식수
뽑히는 홍준표 기념식수

(창원=연합뉴스) 김동민 기자 = 27일 오후 경남도 관계자가 창원시 의창구 경남도청 앞에서 홍준표 자유한국당 전 대표가 경남도지사 재직 시절 '경남도 채무 제로'를 기념해 심었던 기념식수를 뽑고 있다. 2018.6.27
image@yna.co.kr

경남에서는 홍준표 전 한국당 대표가 지사로 재임했을 당시 최대 업적으로 내세운 '채무 제로' 운영방침이 재검토될 전망이다.

민주당 첫 경남지사로 당선된 김경수 지사는 지난달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갚을 게 정해져 있는 채무는 제로인데, 빚의 성격인 부채는 경남이 4천200억 원 정도"라며 "정치적 상징을 얻기 위해 도민 삶과 경제를 더 어렵게 만들었다고 평가한다"고 말했다.

경남도는 지난달 27일 채무 제로 기념식수인 40년생 주목을 철거했다. 이 나무는 채무 제로를 기념해 처음 심었던 사과나무가 고사한 이후 세 번째 나무로 심었으나 결국 고사 판정을 받았다.

광주에서는 도시철도 2호선 건설 사업의 원점 재검토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광주 도시철도 2호선 사업은 민선 6기 막바지에 저심도로 건설하기로 결론 내리고 추진돼 왔다.

그러나 지하철 건설을 반대해온 시민단체 대표가 이용섭 광주시장의 인수위 격인 혁신위원회 분과위원으로 참여하며, 기존의 저심도 방식 대신 간선급행버스체계(BRT)를 주장해 사업 추진 방향이 혼미해지고 있다.

광주시는 이미 254억 원의 예산을 집행하고 올해 12월 또는 내년 초 2호선 1구간 공사를 시작한다는 목표로 사업을 추진하는 상황이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강원에서는 속초 붉은 대게 타운 사업과 춘천 삼악산 로프웨이 건립사업이 단체장 교체와 맞물려 백지화 또는 재검토 전망이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전임 단체장의 역점사업을 폐기할지, 아니면 계승할지를 신임 단체장이 독단적으로 결정할 것이 아니라 전문가·시민사회 등과의 폭넓은 논의를 통해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지방재정에 현저하게 부담을 주거나 특정 집단에만 도움이 되는 사업은 과감하게 폐기해야 하지만, 전임 단체장의 사업을 중단시키려는 데 주안점을 뒀다면 제어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지방분권개헌국민행동 상임의장인 이기우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전문가와 시민사회가 참여하는 상설 평가기구를 구축, 지역 발전과 주민 복리 향상에 도움이 되는 사업은 이어가되 그렇지 않은 사업은 폐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종구 김광호 김상현 김재선 박순기 우영식 이재현 장영은 황봉규 기자)

iny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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