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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맹 욕하는 트럼프와 일 못해' 駐에스토니아 미국대사 사임

송고시간2018-06-30 16:45

페이스북서 "EU, 나토 비판한 대통령 발언은 사실과 달라…물러날때 된 것"

미-유럽 충돌 우려 나토회의 앞둔 시점…작년말 파나마 대사도 같은 이유로 사임

제임스 멜빌(가운데) 에스토니아 주재 미국대사
제임스 멜빌(가운데) 에스토니아 주재 미국대사

[EPA=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강건택 기자 = 유럽의 동맹국들에 비판적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좌충우돌' 외교에 실망한 제임스 멜빌 에스토니아 주재 미국대사가 사임한다고 미국의 외교안보 전문지 포린폴리시(FP)가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보도에 따르면 33년 동안 직업 외교관으로 근무한 멜빌 대사는 지인들에게만 공개한 페이스북 게시물을 통해 은퇴 결심을 밝히고,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언행이 자신의 결정을 앞당겼다고 전했다.

멜빌 대사는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외교관의 DNA는 정책을 지원하도록 프로그램돼 있으며, 우리는 처음 시작할 때부터 그렇게 훈련을 받는다"며 "더는 그렇게 할 수 없을 때가 오면, 특히 리더의 지위에 있는 사람이라면, 물러나는 게 명예로운 길"이라고 말했다.

그는 "6명의 대통령과 11명의 국무장관 밑에서 일하면서 내게 그런 때가 오리라고는 정말로 생각하지 못했다"고 한탄했다.

이어 "대통령이 'EU(유럽연합)는 미국을 이용하고 우리의 돼지저금통을 털려고 한다'거나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는 나프타(북미자유무역협정)만큼 나쁘다'고 말하는 것은 틀린 팩트일 뿐만 아니라 내가 떠날 때가 됐음을 보여준다"며 유럽에 비판적인 트럼프 대통령의 최근 발언들이 자신의 결정에 큰 영향을 미쳤음을 인정했다.

멜빌 대사는 미국이 EU와 나토를 지지하는 것이 '핵심 가치'라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지난 2015년 에스토니아에 부임한 멜빌 대사는 다음 달 29일 물러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는 그의 후임자로 지명한 에드워드 마소의 지명을 지난달 철회한 상태여서 당분간 에스토니아 대사 자리는 공석이 될 것으로 보인다.

G7 정상회의서 팔짱낀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탁자 누르는 메르켈 독일 총리
G7 정상회의서 팔짱낀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탁자 누르는 메르켈 독일 총리

[AP=연합뉴스]

멜빌 대사의 사임 결정은 트럼프 대통령이 참석할 예정인 7월 나토 정상회의를 앞두고 나와 더욱 주목된다.

유럽과 무역분쟁을 겪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다른 회원국들의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요구하는 등 동맹국들을 성토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나토 정상회의에 이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취임 후 첫 미러 정상회담을 할 예정이어서 가뜩이나 취약해진 대서양 양안 관계가 더욱 약화할 것으로 우려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에 반발해 미국의 외교관이 스스로 사임한 것은 최근 6개월여 동안 이번이 세 번째다.

지난해 12월 물러난 존 필리 전 파나마 주재 미국대사는 몇 달 후 일간 워싱턴포스트(WP)에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외교정책을 비난하는 글을 기고했고, 비슷한 시기 케냐에서 근무하던 외교관 엘리자베스 섀클포드 역시 트럼프 대통령과 렉스 틸러슨 전 국무장관을 비난하는 공개편지를 남기고 물러났다.

firstcirc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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