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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재불가' 뒤집고 세계유산 된 사우디 오아시스

송고시간2018-06-30 13:12

자문기구 권고 사실상 무력화…"오일머니 작용한 듯"

세계유산에 등재된 알아사 오아시스. [유네스코위원회 누리집 캡처]

세계유산에 등재된 알아사 오아시스. [유네스코위원회 누리집 캡처]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유네스코 세계유산 사전심사에서 자문기구로부터 '등재 불가' 판정을 받은 사우디아라비아 알아사 오아시스(Al-Ahsa Oasis)가 예상을 뒤엎고 세계유산이 됐다.

세계유산위원회(WHC)에 따르면 바레인 수도 마나마에서 진행 중인 제42차 위원회 회의에서 지난 29일 알아사 오아시스가 세계유산 중 문화유산에 등재됐다.

사우디아라비아가 보유한 세계유산은 하일 지방 암각화, 아트 투라이프 지구, 알히즈르 고고유적, 제다를 포함해 5건으로 늘었다.

아라비아반도 동쪽에 있는 알아사 오아시스는 정원·운하·샘·우물·역사적 건물·고고학 유적이 밀집한 곳으로, 사우디는 신석기시대부터 현재까지 걸프만 지역에서 인간이 환경에 적응하며 정착한 흔적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유산이라는 주장을 펼쳤다.

그러나 세계문화유산 후보지를 사전 심사하는 이코모스(ICOMOS·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는 알아사 오아시스에 대해 세계유산 등재 필수 조건인 '탁월한 보편적 가치'(Outstanding Universal Value·OUV)가 없다고 판단해 등재 불가로 결론을 모았다.

이코모스는 각국이 등재 신청한 유산을 심사해 등재 권고, 보류, 반려, 등재 불가의 네 가지 권고안 중 하나를 선택해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와 당사국에 전달하는데, 등재 불가 판정을 받고 세계유산이 된 사례는 거의 없다.

학계 관계자는 "안타까운 일"이라며 "중동의 오일머니가 작용한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그는 "아랍권에서 고대 무역도시를 고증 없이 복원한 뒤 사막 기후 특성으로 인해 원형을 유지할 수 없다는 논리를 내세워 세계유산에 도전하는 경우가 있다"며 "알아사 오아시스 역시 진정성이 없지만, 사우디 정부가 자본으로 위원국을 포섭한 것 같다"고 주장했다.

이어 "등재 불가로 분류된 유산을 세계유산위원회에 올렸다가 등재에 실패하면 재신청이 불가능하므로 대부분은 신청을 자진 철회한다"며 "앞으로 이코모스가 사우디아라비아가 신청한 유적을 매우 엄격하게 심사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우리나라도 지난해 서울 한양도성이 이코모스로부터 등재 불가 판정을 받자 신청을 철회했고, 2016년에는 한국의 서원이 반려 판정을 받았음에도 신청서를 거둬들였다. 한국의 서원은 내년에 세계유산 등재에 재도전한다.

한편 세계유산위원회는 30일 한국이 신청한 '산사, 한국의 산지승원'(Sansa, Buddhist Mountain Monasteries in Korea)을 심사한다. 한국의 산사는 이코모스로부터 등재 권고 판정을 받아 이변이 없는 한 등재가 확실시된다.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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