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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제주·도쿄의 동네 책방 이야기

송고시간2018-06-29 15:13

책 '오늘도, 무사'·'동네 헌책방에서…'·'잘 지내나요? 도쿄책방'

'오늘도, 무사'에 수록된 '책방 무사'와 요조 사진
'오늘도, 무사'에 수록된 '책방 무사'와 요조 사진

[북노마드 제공]

(서울=연합뉴스) 임미나 기자 = 개성있는 동네 책방에 관한 이야기를 담은 책들이 비슷한 시기에 함께 나와 눈길을 끈다.

뮤지션 요조가 '책방 무사'를 운영하면서 쓴 에세이 '오늘도, 무사'(북노마드), 오랫동안 헌책방을 운영해온 윤성근 씨가 쓴 '동네 헌책방에서 이반 일리치를 읽다'(산지니), 일본 도쿄의 동네 서점들을 소개한 '잘 지내나요? 도쿄 책방'(책읽는수요일) 등 세 권이다.

'오늘도, 무사'는 저자의 인지도 덕분에 특히 주목받는 책이다. 요조는 2015년 가을 서울 북촌에서 서점 '책방 무사'를 시작해 지난해 가을 제주로 옮겨 계속 운영하고 있다. 또 인터넷 팟캐스트 '책, 이게 뭐라고', 네이버 오디오 클립 '요조의 세상에 이런 책이'를 진행하며 좋은 책을 소개하고 있다. 얼마 전에는 독서 일기를 묶은 책 '눈이 아닌 것으로도 읽은 기분'을 내기도 했다. 책과 관련된 이런 활동들 덕분에 요즘에는 뮤지션으로보다 책방 주인으로 더 많이 언급된다.

이번 책 '오늘도, 무사'에는 그동안 알려진 이야기 외에도 그의 솔직하고 내밀한 이야기들이 많이 담겼다. 겉으로는 여유로워 보이지만, 실상 책방을 운영하며 부딪힌 어려움을 담담히 털어놓는다.

"나는 책방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책방 역시 돈이 중요해지는 일이라는 것을 잊지 말라고 말한다. 책방에 꼭 CCTV를 설치하라는 조언도 건넨다. 그 말들은 지난 몇 년간 내가 책방에서 어떤 고민을 하고, 어떤 어려움을 겪으며 이겨내고자 노력했는지를 짐작하게 한다."

그 모진 시간을 견디며 그는 많이 변했다고 한다.

'오늘도, 무사'에 수록된 '책방 무사'와 요조 사진
'오늘도, 무사'에 수록된 '책방 무사'와 요조 사진

[북노마드 제공]

"스스로 끝이 많이 물러졌다는 것을 느낀다. 예전의 나는 굉장히 뾰족한 사람이었다. 기본적으로 인간에 대한 혐오가 많았고, 그것을 굳이 감추려 하지 않았다. 그래서 어떤 문제가 생기면 '난 이해할 수 없어. 정말 저들이 싫군'에서 끝나곤 했다. 그런데 지금은 다르다. 그보다 조금 더 나아가는 상태가 됐다. '난 이해할 수 없어. 그러나 저들을 섣불리 싫어할 수는 없어. 내가 모르는 사정이 있을지도 모르니까. 조금 더 들어보자. 조금 더 생각해보자.' 책방을 운영하기 전과 후 달라진 면이다."

원래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것을 좋아했지만, 책방을 하면서 책 읽기를 더 많이 사랑하게 됐다고도 말한다.

"세상에는 정말로 훌륭한 책이 많다는 것을 알았다. 그걸 다 읽으려면 시간이 많지 않겠다는 것도 알았다. (…) 내가 하고 싶은 말을 나보다 더 잘해주는 사람이 이미 충분해서 나는 옛날처럼 그냥 내 삶의 자존을 위해 독서만을 충실히 하면서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울·제주·도쿄의 동네 책방 이야기 - 3

'동네 헌책방에서 이반 일리치를 읽다' 저자인 윤성근 씨는 서울 은평구에서 헌책방 '이상한 나라의 헌책방'을 운영하고 있다. 공대를 나와 컴퓨터 프로그래머로 IT회사에서 일하다 그만두고 2007년 헌책방을 시작했다.

그는 회사를 다니던 시절 몸이 많이 상했고 체중이 심하게 불었으며, 어느 날에는 아침 급성디스크로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할 지경까지 됐다고 한다. 허리보호대를 착용하고 출근하다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 할까?' 생각했고, 책을 읽으며 정신 건강을 먼저 챙기려 노력했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월든'과 이반 일리치의 '행복은 자전거를 타고 온다', '그림자 노동' 등을 읽고 삶의 주인이 내가 되는 삶, 균형 있는 삶을 계획하며 회사를 나와 헌책방을 차린다.

저자는 소로와 일리치의 주장을 실제로 검증해보고자 했고, 10년이 지난 지금 보면 절반 이상은 맞고 나머지 절반은 앞으로 검증해나가야 할 부분이라고 말한다. 헌책방을 운영하며 먹고사는 게 쉬운 일은 아니지만 그래도 행복한 순간이 더 많다는 것이다.

그는 심야책방을 열어 잠 못 드는 사람들을 모으고, 제본공방을 열어 책을 수선해주는 일도 한다. 이 책에는 그가 11년 동안 헌책방에서 벌인 재미난 실험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또 일본 진보초 헌책방 축제에 참여해 헌책방 고수들을 만나고 인터뷰한 내용도 실렸다.

서울·제주·도쿄의 동네 책방 이야기 - 4

'잘 지내나요? 도쿄 책방'은 일본 언론인이자 작가인 요시이 시노부가 도쿄의 동네 책방 10곳을 취재하고 쓴 책이다. 6년 동안 꼼꼼한 답사와 인터뷰를 거쳐 정리한 내용이다.

일본은 책을 많이 읽고 사 보는 나라이지만, 역시 디지털 시대에 온라인 비중이 높아지면서 오프라인 서점들이 위기를 맞았다. 2014년 기준 도쿄의 오프라인 서점은 총 1천496곳인데, 2009년에 비하면 179곳이 줄어든 것이라고 한다. 일본 전역의 오프라인 서점 수는 5년간 10% 이상 줄었다. 개인이 운영하는 작은 서점들이 점점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저자는 이런 시대에 '안부'를 묻는다는 마음으로 도쿄 동네 책방을 찾아다니며 깊이 있는 서점 경영의 길과 관점을 탐색했다.

세련되고 깨끗한 공간에 1980년대 책들을 모아놓은 헌책방 '카우북스', 서점과 화랑이 함께 있는 '북스 앤 갤러리 포포타메', 매주 단 한 권의 책만 소개하는 모리오카 서점, 검열 없이 다양한 독립출판물을 판매하는 '모사쿠샤' 등 저마다 다른 색깔의 서점들을 소개한다.

서울·제주·도쿄의 동네 책방 이야기 - 5

min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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