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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라파고스 규제' 건설산업 칸막이 폐지…로드맵까지 난항 예상

송고시간2018-06-28 16:46

종합·전문업체, 대형·소형 업체간 이해 엇갈려 진통

건설산업 전반 변화 불가피…업계 "점진적·단계적 시행해야"

세종시의 한 주상복합 건물 공사 현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세종시의 한 주상복합 건물 공사 현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서미숙 기자 = 정부가 건설산업의 업역 칸막이 규제를 40여년 만에 개선, 폐지하기로 함에 따라 업계에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종합건설업체(원청업체)가 발주처로부터 공사 원도급을 받고 전문건설업체(하도급업체)가 하도급을 받아 공사를 진행하는 이분화된 도급 방식은 그간 건설업계의 대표적인 '갈라파고스' 규제로 불리며 개선 요구가 많았다.

그러나 업역간 이해관계가 첨예하고 같은 업역 내에서도 대·중·소 업체 간 의견이 서로 달라 섣불리 손대기가 쉽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국토교통부가 이번에 '건설산업 혁신방안'이라는 이름으로 건설업역과 업종은 물론 등록기준까지 모두 개편하기로 한 것은 이런 구시대적인 잣대가 건설산업 발전을 막고 시공역량 향상에 저해 요소로 작용하는 것을 더는 두고 볼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획일적인 업역 규제로 인해 국내 건설업체들의 기술 역량이 국제적 수준과 비교해 부족하고 부실업체가 난립하는 등 문제가 적지 않았다"며 "건설업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도 업역 규제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한 결과"라고 말했다.

그러나 당장 업종간, 업체들간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갈리며 오는 9월 말 세부 로드맵 기준을 마련하기까지는 적잖은 진통이 예상된다.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업역간 규제가 철폐되면 종합건설사도 하도급 공사를 할 수 있고, 전문업체도 원도급 공사를 따낼 수 있게 된다"며 "이 경우 종합건설사가 중대형 하도급 공사까지 수행할 수 있기 때문에 회사 규모가 작고 경쟁력이 떨어지는 전문업체는 도태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이유로 업역 철폐와 관련해선 전문업체의 반대의견이 많다.

전문건설협회 관계자는 "전문업체의 공사 가운데 하도급 공사가 70% 달하고, 발주처로부터 공사를 직접 수주하는 원도급 공사는 전체의 30%에 불과할 정도로 하도급 비중이 월등히 높다"며 "업역 규제 철폐로 전문업체의 원도급 진출이 허용되지만 그보다는 하도급 공사를 잠식당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건설현장 [연합뉴스TV 제공]

건설현장 [연합뉴스TV 제공]

이 관계자는 "특히 업종별로 특화된 전문업체의 경우 단일 공종공사에 대한 시공 실적은 많지만 2∼3개 업종이 복합된 공사는 경험이 없기 때문에 발주처로부터 직접 수주(원도급)할 때 전공이 아닌 나머지 공종에 대한 실적을 인정해줄 것이냐의 문제가 발생한다"며 "정책적 배려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업역 규제를 없애는 대신 전문업체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인센티브를 주거나 별도의 보호 방안을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전문업체들은 업역 규제 철폐를 하더라도 순차적, 단계적으로 진행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전문업체의 한 관계자는 "칸막이를 일시에 걷어내고 종합업체와 전문업체가 경쟁을 하라는 것은 대학생과 초등학생이 같은 문제를 놓고 시험을 보는 것과 다를 바 없다"며 "일단 40억∼50억원 이내의 공사에 대해 먼저 시범적으로 시행해보고 결과를 봐가며 단계적으로 확대해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종합 5개, 전문 29개로 나눠져 있는 건설업종 체계 개편에 대해서도 전문업체의 반대가 심해 진통이 예상된다.

원청업체의 직접시공 비중을 확대하는 것에 대해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현재 원청업체인 대형 건설사들은 대부분의 실제 공사는 하도급 업체에게 맡기고 있는데 원청업체의 직접 시공을 늘리면 하도급 전문업체의 일거리가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대형 건설사들도 직접 공사를 최대 100억원 공사까지 확대하면 인력 충원이 불가피하고 전문업체 대비 고임금 구조로 인해 공사 단가가 높아지는 문제가 발생한다.

대한건설협회 관계자는 "대형 건설사들이 직접 공사를 하기 위해선 공사 인력이 늘어야 하고 이로 인해 공사비 단가가 올라가 수주 경쟁력이 떨어질 것"이라며 "원청업체의 시공능력과 공사에 대한 책임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바람직하지만 오랜 기간 하도급 시스템에 익숙한 국내 건설산업의 특성상 급진적인 도입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sm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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