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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이란 '넘버 원' 골키퍼 된 거리의 피자 배달 소년

송고시간2018-06-21 18:32

"아버지 반대로 10대 때 가출, 거리에서 생활하며 꿈 키워"

이란 주전 골키퍼 알리레자 베이란반드[AFP=연합뉴스자료사진]
이란 주전 골키퍼 알리레자 베이란반드[AFP=연합뉴스자료사진]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아버지는 내가 축구 선수가 되는 걸 반대했어요. 막일해서 빨리 돈을 벌어야 한다고 하셨죠. 아버지가 골키퍼 장갑을 찢어버려 맨손으로 공을 막기도 했어요"

2018년 러시아 월드컵에서 모로코전 승리에 이어 세계 최강 스페인과 경기에서도 사실상 대등하게 경기한 이란 대표팀의 수비력에 축구팬의 관심이 쏠리면서 주전 골키퍼 알리레자 베이란반드(26)의 '인생 유전 스토리'가 화제다.

스페인엔 비록 0-1로 패했지만 이란팀이 치른 두 차례 예선 경기에서 베이란반드의 선방은 돋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는 1992년 이란 중서부 로레스탄 주의 산골 마을 쿠르드족 유목민 가정에서 태어났다. 인구가 1천명 남짓인 '깡촌'이었지만 그는 축구 선수가 되겠다는 꿈을 키웠다.

소년의 꿈은 순조롭지 않았다.

가난한 살림에 보탬이 되길 바라는 베이란반드의 아버지는 그 동네 다른 아이들처럼 막일에 나가 돈을 벌어야 한다면서 완강하게 반대했다. 아들의 골키퍼 장갑과 유니폼을 찢어 버리기도 했다.

13세 즈음 막일로 번 돈으로 테헤란으로 가는 버스 티켓 한 장을 사 무작정 상경했다.

빈손으로 시골에서 올라온 그에게 대도시 테헤란은 냉정했다.

노숙인이 주로 모이는 아자디 광장에서 잠을 자기도 했고, 겨우 넌(이란의 주식. 얇은 빵과 비슷함)을 굽는 가게, 피자 배달을 하면서 숙식을 해결하는 힘겨운 나날을 버텨야 했다.

한 번은 안면이 있는 축구 클럽의 코치가 그가 일하는 피자 가게를 우연히 들렀는데, 자신의 처지가 부끄러운 나머지 가게에서 도망쳐버렸다.

피자 가게를 나와서 새벽엔 환경미화원으로 일하고 오후엔 세차장에서 일하기도 했다.

세차장에선 큰 키(현재 194㎝) 덕분에 차고가 높은 스포츠유틸리티차(SUV)를 주로 청소했다고 한다.

열악한 환경에서도 꿈을 포기하지 않은 그는 꾸준히 축구팀을 찾아다녔고 2007년 드디어 바흐닷 이라는 청소년 클럽에 입단했다.

타고난 신체조건과 재능, 열정이 비로소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이듬해 명문 클럽인 나프트 테헤란 청소년팀으로 이적한 뒤 성인팀에서 활약해 2016년 이란 최고 구단 페르세폴리스의 주전 골키퍼 자리를 차지했다.

2010년부터 U20, U23 대표팀에 차례로 승선했고, 2014년 카를루스 케이로스 현 감독이 그를 국가대표팀에 발탁했다.

큰 키에도 반사 신경이 좋고, 손으로 공을 던져 하프라인을 넘기는 특기로 유명하다.

20일 스페인전서 선방하는 이란 골키퍼 알리레자 베이란반드[EPA=연합뉴스자료사진]
20일 스페인전서 선방하는 이란 골키퍼 알리레자 베이란반드[EPA=연합뉴스자료사진]

20일 스페인전서 선방하는 이란 골키퍼 알리레자 베이란반드[EPA=연합뉴스자료사진]
20일 스페인전서 선방하는 이란 골키퍼 알리레자 베이란반드[EPA=연합뉴스자료사진]

h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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