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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조정안에 "경찰국가 되나…검찰 힘 빼기도 실패"

송고시간2018-06-21 12:46

법조계·학계, 경찰 수사권 확대에 "인권 침해" 우려

검찰 직접수사 분야 유지 두고 "검찰개혁 처방 잘못" 평가

대화하는 법무부 장관과 민정수석
대화하는 법무부 장관과 민정수석

(서울=연합뉴스) 안정원 기자 = 2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열린 검경 수사권 조정 합의문 담화 및 서명식이 끝난 뒤 박상기 법무부 장관(가운데)과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대화하고 있다.2018.6.21
jeong@yna.co.kr

(서울=연합뉴스) 송진원 기자 = 경찰에 1차 수사권·종결권을 주고 사건 송치 전엔 검찰이 수사지휘를 할 수 없게 한 검·경 수사권 조정안을 두고 법조계와 학계에선 대체로 인색한 평가를 내놨다.

경찰의 수사 권한이 대폭 늘어나 국민의 인권 침해 소지가 커졌다는 우려와 함께 특수 수사 등 검찰의 직접 수사 분야는 상당 부분 유지돼 검찰 개혁 방안으로는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검·경 수사권 조정안에 대한 법조계 전문가들의 공통된 우려는 경찰의 수사권 확대와 검찰의 수사지휘권 폐지에 따른 인권 침해 가능성이다. 경찰 수사에 대한 검찰의 통제가 약해져 경찰이 '임의로' 사건을 주무를 가능성이 커졌다는 얘기다.

대한변호사협회 김현 회장은 연합뉴스와 한 통화에서 "경찰은 국민 옆에 바로 있어서 상당한 정보를 갖고 있는데, 수시로 수사하고 종결까지 하게 되면 국민 입장에선 자칫 경찰국가의 위협을 받게 된다"고 말했다.

김한규 전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도 "검찰의 역할은 경찰이 수사를 적법하게 하는지, 인권을 침해하지 않는지 계속 모니터링하는 것인데 수사지휘권을 빼버리면 과연 국민 인권에 도움이 되는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대한변협 대변인 출신인 최진녕 변호사 역시 이번 수사권 조정안에 대해 "경찰국가로 가는 문을 열었다"고 평가했다.

최 변호사는 "수사에 있어서 지역의 토착 세력과 경찰이 유착하면 이를 견제할 방법이 전혀 없어지는 것"이라며 "경찰이 사건을 들고 있다가 공소시효를 넘겨버릴 수도 있고, 대충 수사한 뒤에 '봐주기'로 종결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경찰의 수사권 확대를 옹호했던 전문가들은 그간 경찰 견제 방안으로 거론된 자치경찰제 도입이 미뤄진 부분에 대해선 아쉬움을 나타냈다. 이번 조정안에는 자치경찰제를 2019년 안에 서울과 세종, 제주 등에서 시범으로 하고, 문재인 정부 임기 안에 전국에서 실시하도록 적극 협력하는 방안만 담겼다.

최영승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지방경찰청 밑의 단위로는 아예 (조직을) 자치 단체로 넘겨서 통제받게 하면 인권 침해 문제는 해소되는데, 지금 거론되는 방안은 무늬만 자치경찰"이라며 "전면적인 자치경찰 도입이 논의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검찰청(CG)
대검찰청(CG)

[연합뉴스TV 제공]

이번 수사권 조정안은 검찰 개혁 방안으로도 미흡하다는 평가도 나왔다.

조정안은 검찰이 직접 수사할 수 있는 분야를 부패범죄나 경제·금융범죄, 선거 범죄 등 특수 사건 등으로 한정했는데, 이런 방안이 검찰 견제엔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얘기다.

김한규 전 서울변회 회장은 "과거 정윤회 문건 수사 등이 논란이 돼 검찰 힘을 빼자는 게 검찰 개혁의 한 축이었는데, 이번 조정안은 검찰의 직접 수사범위를 그냥 재확인시켜준 것"이라며 "이건 검찰 개혁이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서경대 정웅석 법학 교수도 "모든 문제는 검찰이 직접 수사하는 인지·특수 사건에서 발생하는데 이런 부분은 그대로 둔다는 것"이라며 "검찰 개혁에 대한 처방이 잘못됐다"고 혹평했다.

다만 최영승 교수는 "구조적 비리 수사 등을 위해서는 검찰의 특수 수사 분야는 남겨두는 게 맞다"고 반대 의견을 내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경찰에 영장 결정 이의제기권을 준 부분에 대해선 실효성에 물음표를 던졌다.

정웅석 서경대 교수는 "경찰은 영장 '내용'은 건들지 말고 적법성이나 절차적 하자만 따져서 검찰이 법원에 청구해주길 원했던 건데, 영장심의위에서는 어디까지 검토한다는 것인지, 어떻게 운영한다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최영승 교수는 "수사를 1차적으로 경찰이 한다면 영장도 당연히 경찰이 청구할 수 있어야 마땅하다"며 "경찰의 1차 수사권이 자리매김한다면 영장도 검찰을 경유하는 게 아니라 직접 청구하는 때가 올 것으로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검·경 수사권 조정 합의문 담화 및 서명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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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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