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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속 130㎞로 무실점 행진…넥센 '특급 잠수함' 양현

송고시간2018-06-12 16:11

2차 드래프트로 넥센 이적…1군 8경기서 평균자책점 0.82

"구속에는 욕심 없어…공의 움직임과 제구력이 중요"

넥센 사이드암 투수 양현
넥센 사이드암 투수 양현

[넥센 히어로즈 제공]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넥센 히어로즈 잠수함 투수 양현(26)은 요즘 야구가 한창 재미있다.

2011년 두산 베어스에 입단해 주로 2군에서 머물렀던 그는 2015시즌이 끝난 뒤 2차 드래프트를 통해 넥센으로 팀을 옮겼고, 상무에서 군 복무를 마치고 올해 복귀했다.

2군에서 시즌을 시작한 그는 지난달 24일 넥센 이적 후 처음으로 1군에 등록했다.

이후 8경기에서 양현이 보여준 모습은 놀랍다.

11이닝 동안 안타 5개만을 내주며 삼진 10개를 뽑았고, 딱 1점만 내줘 평균자책점 0.82를 기록 중이다.

양현의 최고 구속은 시속 130㎞를 살짝 넘는 정도에 그친다.

대신 어디로 휠지 모르는 공의 움직임으로 1군의 쟁쟁한 타자를 하나둘 돌려세운다.

양현은 "군대 제대 후 2군에서 박승민 코치님께서 투심과 체인지업을 가르쳐 주셨다"면서 "직구 대신 투심을 위주로 던지고 있으며 체인지업 덕분에 왼손 타자를 상대할 때 편해졌다"고 말했다.

1군에서 활약을 이어가면서, 양현은 단숨에 넥센 불펜진의 핵심 전력으로 자리했다.

양현에게 투심과 체인지업을 전수한 박준수 넥센 2군 투수코치. [연합뉴스 자료사진]

양현에게 투심과 체인지업을 전수한 박준수 넥센 2군 투수코치. [연합뉴스 자료사진]

지난주 두산∼kt wiz로 이어진 6연전 중 4경기에 등판했을 정도다.

특히 양현은 8일 수원 kt전에서 1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해 프로데뷔 첫 승리까지 챙겼다.

우완 신인 안우진의 부진으로 넥센은 선발진에 빈자리가 생겼고, 구단은 양현을 그 자리에 채우는 걸 검토하고 있다.

양현은 "지금은 보직과 관계없이 1군에서 던지는 것만으로도 좋다"며 "목표 역시 시즌이 끝날 때까지 1군에서 살아남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선발도 좋지만, 중간투수만의 매력이 있다"면서 "위기에서 등판해 점수를 안 내주고 막는 게 너무 즐겁다"고 했다.

KBO 공식 프로필에 따르면, 양현은 신장 188㎝에 체중 70㎏이다.

실제로 양현은 프로 입단 당시에는 너무 마른 게 아니냐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그는 "고등학교 때 경기 중 타구에 입을 맞아 치과 치료를 받느라 살이 66㎏까지 빠졌었다"며 "입단 때는 70㎏였지만, 지금은 96㎏까지 쪘다"고 설명했다.

이제 양현의 체구는 누구와 비교해도 뒤떨어지지 않을 정도로 단단해졌다.

하지만 그의 구속은 체중과 비례해 증가하지 않았다. 입단 때와 크게 다를 게 없다.

정작 양현은 "지금보다 2∼3㎞ 빨라진다고 해봐야 달라질 건 없다"며 "구속에는 크게 욕심이 없다. 대신 제구력과 공의 움직임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양현의 형 양훈의 2016년 투구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양현의 형 양훈의 2016년 투구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양현보다 6살 많은 형 양훈(32)은 지난해까지 1군에서 11시즌 동안 37승 54패 11세이브 22홀드 평균자책점 5.23을 거둔 베테랑 우완 투수다.

지난 시즌을 끝으로 넥센에서 방출된 양훈은 현재 독립리그 소속으로 재기를 모색하고 있다.

어린 시절 형을 따라 야구를 시작했던 양현은 지금도 고척 스카이돔 근처에서 형과 함께 살고 있다.

양현은 "집에서 형과는 야구 이야기를 자주 하지는 않는다"며 "형은 피곤할 때 어떻게 팔을 풀어야 하는지, 어떻게 경기를 준비해야 하는지 알려주는 게 전부"라고 말했다.

먼저 프로에 입단한 형은 프로 선수를 꿈꾸던 시절의 동생에게는 많은 걸 알려줬지만, 양현이 프로 선수가 된 이후에는 '더 좋은 코치님이 구단에 많다'며 야구에 관해 조언하는 걸 멈췄다.

양현은 "1군에 올라와서도 선배와 후배 모두가 어색하지 않게 잘해준다"며 "아무래도 형과 얼굴이 많이 닮아서 그런 것 같다"며 씩 웃었다.

양훈이 올해까지 넥센에 남아 있었다면, 형제가 같은 유니폼을 입고 같은 경기에서 등판하는 장면을 볼 수도 있었다.

"형의 야구 인생"이라며 양훈의 이야기를 꺼리는 양현이지만, 그는 오늘도 형과 함께 1군 마운드에 오르는 걸 꿈꾼다.

4b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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