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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막판 '이부망천' 발언 주 무대…자존심 상한 인천 표심 향배는

송고시간2018-06-11 16:33

박남춘 "인천 희망에 집중할 것" vs 유정복 "시민 자긍심에 주력했다"

지지 호소하는 박남춘
지지 호소하는 박남춘

(인천=연합뉴스) 윤태현 기자 = 6·13 지방선거를 이틀 앞둔 11일 오후 더불어민주당 박남춘 인천시장 후보(가운데)가 인천시 남구 승기사거리에서 시민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2018.6.11
tomatoyoon@yna.co.kr

(인천=연합뉴스) 강종구 기자 = "쫄딱 망한 사람들이 산다는 남구 주민 여러분, 정말 자존심이 상합니다."

11일 오후 인천시 남구 주안동 승기사거리.

박남춘 더불어민주당 인천시장 후보의 유세차에서 한 연사의 외침이 확성기를 통해 거리로 퍼져나갔다.

가랑비가 내리는 날씨에 횡단보도를 건너던 행인, 신호 대기 중이던 차량 운전자들의 시선이 유세차 쪽으로 쏠렸다.

이곳 인천 남구는 현재 온라인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신조어 '이부망천(이혼하면 부천 가고, 망하면 인천 간다)'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지역이다.

자유한국당 정태옥 의원은 이달 7일 모 방송 프로그램에서 "서울에서 살던 사람들이 양천구 목동 같은데 잘 살다가 이혼 한번 하면 부천 정도로 간다. 부천에 갔다가 살기 어려워지면 인천 중구나 남구나 이런 쪽으로 간다"고 말했다.

연단에 오른 박 후보는 공세를 이어갔다.

박 후보는 "이부망천이라는 발언 때문에 마음에 상처를 많이 입으셨겠지만 민주당은 미래를 얘기하고 인천의 희망을 얘기하고 있으니 이제 표로 심판해 달라"며 "우리 인천이 전국 최고의 도시라고 생각하고 있고 그에 걸맞게 좋은 정책 잘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박 후보 캠프는 인천 비하 발언이 선거 막판 주요 변수로 떠오르며, 박 후보에게 더욱 유리하게 작용하는 것 아니냐는 평가에 상당히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인다.

박 후보 캠프의 허종식 홍보본부장은 "4년 전 선거에서도 방심하다가 패배했다"며 "이번 사태로 표심이 우리 쪽으로 더욱 기운다 하더라도 우리는 끝날 때까지 죽을 힘을 다해서 열심히 할 뿐"이라고 말했다.

악수 유세하는 유정복
악수 유세하는 유정복

(인천=연합뉴스) 윤태현 기자 = 6·13 지방선거를 이틀 앞둔 11일 오후 자유한국당 유정복 인천시장 후보가 인천시 남구 제물포중고차매매단지에서 업체 관계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2018.6.11
tomatoyoon@yna.co.kr

'우군'으로부터 불의의 일격을 당한 한국당 유정복 시장후보도 이날 남구에서 중고차 매매단지를 돌며 선거운동을 이어갔다.

유 후보는 인천 비하 발언에 대한 심정을 묻자 "인천시민이 인천에 대한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그렇게 노력해 왔는데 어처구니없는 망언 때문에 참담하고 마음이 아프다"고 답했다.

그는 그러나 인천 가치 재창조 사업, 인천 7대 주권 회복 사업, 애인(愛仁·인천 사랑) 정책 등 인천 정체성 강화 사업에 주력한 점을 진정성 있게 알리면 시민들이 현명하게 판단해 줄 것으로 믿는다고 덧붙였다.

유 후보 캠프도 유 후보의 강력한 요구에 따라 정 의원의 출당 조치가 이뤄졌다며, 인천시민의 자긍심을 높이기 위해 4년간 땀 흘린 유 후보의 행보가 외면받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배준영 캠프 홍보본부장은 "이번 선거는 4년간 인천을 성공적으로 이끌어온 시장을 평가하고 앞으로 4년간 이끌어갈 시장을 선출하는 선거"라며 "해괴망측한 비하 발언보다 후보의 역량을 본다면 시민이 올바르게 판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천 남구서 유세하는 박남춘·유정복
인천 남구서 유세하는 박남춘·유정복

(인천=연합뉴스) 윤태현 기자 = 6·13 지방선거를 이틀 앞둔 11일 오후 더불어민주당 박남춘(왼쪽)·자유한국당 유정복 인천시장 후보가 각각 인천시 남구 승기사거리와 제물포중고차매매단지에서 유세활동을 펼치고 있다.2018.6.11
tomatoyoon@yna.co.kr

인천에서는 이번 비하 발언 사태가 민주당의 인천 선거 압승을 견인하는 촉매제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정 의원 출당 조치로 사태가 일단락된 만큼 표심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교차한다.

제물포중고차매매단지에서 만난 카딜러 김모(51·남동구 만수동)씨는 "개인적으로 유 후보가 시장으로서 일은 잘했다고 생각하지만 인천 비하 발언을 하는 당의 후보에게 표를 줘야 할지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며 "민주당이 엄청난 반사이익을 얻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남구에서 30년 넘게 살았다는 주민 최모(67)씨는 "멀쩡히 잘 사는 동네를 망한 사람들만 모여 사는 곳으로 비하한 국회의원에게는 화가 난다"고 전제하면서 "그래도 선거에서는 원래 지지하던 후보에게 투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인천 비하 발언은 이날 인천에서는 직장 등지에서 주요 화제로 언급됐다.

전반적으로는 전세값이 서울보다 싸기 때문에 인천으로 유입되는 인구가 있긴 해도, 제대로 된 일자리가 없는 사람들이 서울로 못 가고 인천에 머문다는 정 의원의 발언에는 동의하지 않는 분위기다.

오히려 현재 전국에서 가장 역동적인 에너지를 발산하는 도시가 바로 인천이라고 인천시 공무원들은 강조한다.

전국 주요 도시가 인구 감소 때문에 골머리를 앓지만 인천은 서울·부산에 이어 300만 인구를 돌파했고, 도시 면적도 매립사업 진척으로 계속 넓어져 투자 유치와 세수 확대가 용이하다.

인천시 관계자는 "인천공항과 인천항을 지역에 두고 있어 물류 허브의 기능을 하며 대한민국의 지속 가능한 발전 동력을 쉼없이 제공하는 곳이 인천"이라며 "인구와 면적이 동시에 늘어나는 현상은 다른 도시들이 부러워하는 인천의 강점"이라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과 한국당은 이날 인천 비하 발언의 책임론 공방을 또 다시 이어갔다.

윤관석 민주당 인천선대위원장은 "유 후보는 사과의 말 한마디 없이 남 탓하기, 책임 떠넘기기로 일관하고 있다"고 공세 수위를 높였고, 민경욱 한국당 인천선대본부장은 "유 시장 성과를 흠집 내려고 허위 통계자료로 인천을 비하한 것은 박 후보"라며 맞받아쳤다.

iny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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