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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슈즈 신은 '춘향'…암행어사 출두에 객석 박수

유니버설발레단 '발레 춘향' 리뷰
유니버설발레단 '발레 춘향' 공연 모습 [UBC 제공]
유니버설발레단 '발레 춘향' 공연 모습 [UBC 제공]

(서울=연합뉴스) 임수정 기자 = 지난 9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춘향이 변학도의 수청 요구를 거절하며 죽임을 당할 위기의 순간, 몽룡이 암행어사 신분임을 알리는 마패를 꺼내 들고 나타나서는 변학도의 악행을 처단한다.

대개 발레 객석에서는 주역이 처음 등장하거나 뛰어난 테크닉을 선보이는 장면에서 박수를 보내곤 한다. 그러나 이날 객석에는 몽룡이 마패를 꺼내 들자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반가움과 응원의 박수가 터져 나왔다.

이날 개막한 유니버설발레단(UBC)의 '발레 춘향'은 이처럼 '한국형 발레'라고 칭할만한 특징이 여러 가지였다. '발레 춘향'은 '심청'으로 세계 무대에서 호평받은 UBC가 두 번째로 내놓은 창작품이다.

막이 오르면 서양 왕궁이나 귀족들의 드레스 대신 한 편의 동양화 같은 무대를 배경으로 한복을 입고 다듬이질을 하고 장죽을 문 무용수들이 나타난다.

특히 이정우 한복 디자이너가 제작한 의상은 화사한 색감과 무용수들의 몸선이 비치는 고급스러운 소재로 로맨틱 튀튀(종모양 발레 스커트)를 연상케 했다. 무용수들이 움직일 때마다 비단이 바람에 흩날리듯 가볍게 휘날렸다.

작품은 춘향과 몽룡의 애틋한 사랑과 이별, 재회 이야기를 그대로 좇으면서도 발레 문법을 충실하게 지킨다. 그래서 토슈즈를 신은 춘향과 몽룡이가 2시간 동안 무대 위를 뛰어다니지만 어색하거나 촌스럽지 않다.

유니버설발레단 '발레 춘향' 공연 모습 [UBC 제공]
유니버설발레단 '발레 춘향' 공연 모습 [UBC 제공]

몽룡을 첫눈에 반하게 한 춘향의 그네 뛰는 장면은 춘향이 두 남성 무용수에게 들려 허공을 구르는 낭만적 모습으로 표현됐고 1막 하이라이트인 '초야 파드되(2인무)'는 관능적이라기보다는 서정적이고 싱그러웠다.

2막에서는 남성 군무의 역동성이 강조됐다. 몽룡을 필두로 남성 무용수들이 과거시험을 치르는 장면과 변학도가 춘향에게 수청을 들 것을 강요하는 장면, 암행어사 출두 장면 등은 극의 긴장감을 높였다.

이밖에 향단과 방자의 익살, 클래식 발레의 디베르티스망(줄거리와 무관한 볼거리 위주의 춤)처럼 삽입된 기생들의 춤 향연, 세심하게 편곡된 차이콥스키의 선율 등이 재미를 더했다.

고난도 테크닉과 연기를 깔끔하게 연기한 춘향 역 강미선, 안정적인 파트너링으로 극 중심을 잡아준 몽룡 역 이현준의 호연도 빛났다.

그러나 무대 대부분을 영상으로 대체한 부분, 녹음 반주(MR)로 오케스트라를 대체한 부분 등은 다소 아쉬웠다.

영상은 계절에 따라 색을 바꾸며 극의 서정성을 높였지만 거의 모든 장면을 영상으로만 진행하다 보니 갈수록 무대가 휑해 보였다.

춘향이 수청 제의를 거절하고 감옥에 갇힌 장면 등 정적인 느낌이 강한 안무는 때때로 독창성이 부족하고 단조로운 인상을 주기도 했다.

2007년 초연한 '발레 춘향'은 2014년 전면 재수정을 거쳐 올해와 비슷한 형태를 갖춘 만큼 지속적인 업그레이드 과정을 거칠 것으로 보인다. UBC는 이 작품으로 오는 9월 콜롬비아 보고타 훌리오 마리오 산토도밍고 마요르극장 무대에 오른다.

유니버설발레단 '발레 춘향' 공연 모습 [UBC 제공]
유니버설발레단 '발레 춘향' 공연 모습 [UBC 제공]

sj9974@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8/06/10 19:06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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