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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전체를 갤러리로 만든 90세 누벨바그 거장

송고시간2018-06-10 06:20

'바르다가 사랑한 얼굴들'
'바르다가 사랑한 얼굴들'

영화사 진진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바르다가 사랑한 얼굴들'은 올해로 만 90세가 된 프랑스 누벨바그 영화의 거장 아녜스 바르다와 사진작가 'JR'(장 르네)이 함께 작업한 휴머니티 로드 다큐멘터리다.

아녜스 바르다는 장뤼크 고다르, 클로드 샤브롤, 에릭 로메르와 함께 1960년대 누벨바그 운동을 주도했으며, 'JR'은 올해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TIME)이 '영향력 있는 100인'으로 선정한 아티스트다.

"같이 영화 찍을까요? 바로 시작하면 되죠."

바르다와 JR은 즉흥 여행을 떠난다. JR의 '포토트럭'을 타고 프랑스 시골을 누비며 인물 사진을 찍는다. 사진은 크게 인화해 건물 벽에 붙인다. 평범한 시골 사람들의 얼굴은 예술이 되고, 마을은 갤러리가 된다.

두 사람의 만남은 바르다의 딸 로잘리가 다리를 놓았다. 55살 차이가 나는 두 사람은 월요일에 처음 만나 의기투합했고, 수요일에 바로 작업을 시작했다.

두 사람이 처음 간 곳은 프랑스 북부 탄광 마을이다. 평범한 광부와 홀로 농장을 지키는 주인의 얼굴을 포착한다.

'바르다가 사랑한 얼굴들'
'바르다가 사랑한 얼굴들'

영화사 진진

"자닌은 북부 탄광의 마지막 생존자이자 그곳을 지키는 용감한 여성이죠. 여정 중 우연히 만난 농장주인은 800헥타르의 농장을 혼자 경작하더라고요. 대단했죠. 그의 하루가 얼마나 길지, 얼마나 외로울지 그리고 그의 시간에 대해 생각해 봤어요."

샤토 아르누 생토방 지역의 염산공장에서는 노동자들의 얼굴로 삭막한 공장 벽을 장식했다. 교대 근무로 한 공간에서 함께할 수 없던 노동자들이 사진 안에서만은 만날 수 있도록 했다.

일터에 자신의 사진이 붙은 것을 본 공장 노동자는 "예술은 사람을 놀라게 한다"며 잠시 말을 잊는다.

남성 노동자로 가득 찬 르아브르 항구에서는 여성의 모습을 담았다. 항만 노동자의 아내이자 파업을 지지하고 권리를 찾길 바라는 여성들의 사진을 컨테이너 7개를 쌓아 올려야만 붙일 수 있도록 크게 인화해 항구 중심에 전시한다.

남성 중심으로 이뤄진 항만의 한가운데서 여성의 존재와 목소리를 알린 것이다.

'바르다가 사랑한 얼굴들'
'바르다가 사랑한 얼굴들'

영화사 진진

두 사람의 즉흥 여행은 바르다의 추억여행이기도 하다. 바르다는 젊은 시절 함께 활동한 사진작가 기 부르댕을 추모하기 위해 그가 사랑한 생토뱅 쉬르 메르 해안을 찾는다.

바르다와 JR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벙커에 기 부르댕과의 추억이 담긴 사진을 붙인다.

바르다와 JR은 나이 차이만큼이나 스타일이 다르다. 바르다는 평생 개인 작업만 했지만, JR은 팀 작업에 익숙하다. JR은 항상 선글라스를 착용하지만 바르다는 JR의 선글라스를 벗기고 싶어한다.

하지만 두 사람은 상대방의 삶과 예술을 존경하고 서로를 인정한다. 상호 존중은 세대 차이를 허물고 '다름'이 함께하는 아름다운 시너지를 창출한다.

두 사람이 마지막으로 찾아가는 장소는 바르다와 함께 현존하는 누벨바그 멤버이자 프랑스 영화계 거목인 장뤼크 고다르의 집이다.

JR이 평소 존경해온 아티스트이자 영화 혁명가라 불린 고다르는 명성에 걸맞게 진한 여운이 묻어나는 엔딩을 선사한다.

제90회 아카데미시상식 장편 다큐멘터리상 후보, 제70회 칸국제영화제 골든아이상 수상 등 전 세계 영화제에서 34개 부문의 상을 받았고, 32개 부문에 후보로 오른 작품이다. 개봉일은 14일.

'바르다가 사랑한 얼굴들'
'바르다가 사랑한 얼굴들'

영화사 진진

kind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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