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검색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배너

[실시간뉴스]

최종업데이트YYYY-mm-dd hh:mm:ss

검색

[디지털스토리] "왜 엄마는 없어?" 편견에 우는 한부모 가족들

월평균 190만원 소득…전체가구 평균소득 절반에도 못미쳐
"생활비 충당위해 빚지고 살아"…일용직·무급자 등 절반 이상
한부모 가족 중 절반 이상 사회적 차별 경험
사회적 인식 제고하고 개별적 맞춤형 지원 강화해야

(서울=연합뉴스) 이상서 기자·강혜영 인턴기자 = "가장 힘든 건 생활고도, 우울함도 아니에요. 주변 사람들이 아이를 가리키며 물어볼 때예요. 'OO이는 왜 엄마가 없어?'라고."

이상훈(가명·34) 씨는 2년 전 이혼했다. 7살 난 아들과 5살 난 딸은 자신이 키우기로 결정했다. 이때부터 일과 육아를 홀로 감당해야만 하는 삶이 이어졌다. 지난했다. 부인과 이별 후 몰려오는 우울감이 심해져 몇 달간 정신과 치료를 받기도 했다.

혼자 하는 육아도, 가정을 지키지 못했다는 자책감보다 견디기 힘든 것도 있다. 이 씨는 "며칠 전 어린이집에 아이를 데리러 갔는데 '왜 엄마는 안 오고 아빠만 오느냐'고 추궁하듯 물어보더라"며 "아이에게 친구들이 '엄마 왜 없어? 엄마 죽었어?'라고 물어본다는 것을 전해 들을 때마다 착잡한 기분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한부모 가족도 엄연히 한 사회의 구성원임을 알아 달라"고 호소했다.

[디지털스토리] "왜 엄마는 없어?" 편견에 우는 한부모 가족들 - 1

엄마이자 아빠이고, 아빠이자 엄마다. 최근 여성가족부 발표에 따르면 이혼이나 사별, 별거 등의 이유로 탄생한 한부모가족은 150만 가구가 넘는다. 10가구 중 1가구 이상은 한부모가족일 정도다. 더는 소수로 치부할 수 없다는 의미다. 이들 중 상당수는 고립된 양육과 생계의 어려움 등으로 열악한 상황에 처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들은 "더 아픈 것은 따로 있다"고 말한다. 바로 주변의 편견이다.

◇ 10가구 중 1가구는 한부모 가정

[디지털스토리] "왜 엄마는 없어?" 편견에 우는 한부모 가족들 - 2

통계청이 지난해 발표한 '장래가구추계'에 따르면 한부모가족은 매년 증가 추세다. 2013년 188만 가구에서 2년 뒤 200만 가구를 넘어섰다. 지난해에는 212만7천 가구로 관련 통계를 시작한 2013년 이래 최다를 기록했다.

한부모 가구의 비율도 함께 상승 곡선을 그린다. 2013년 10.2%를 시작으로 2014년 10.5%, 2015년 10.8%에 이어 지난해에는 10.9%까지 올랐다. 10가구 중 1가구는 한부모가족인 셈이다.

가구 구성은 '모자'가 47.3%로 가장 많았다. 이어 부자 가구가 19.8%, '모자+기타 가구'가 17.8% 등이 뒤를 이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한부모 가장의 연령은 낮아진다. 여성가족부에 따르면 2012년 21.4%를 차지한 30대 이상 한부모 연령은 2015년 25.3%로 증가했다. 반면에 40대는 63.7%에서 61.2%로, 50대 이상은 14.9%에서 13.5%로 감소했다.

◇ 한부모가족 절반 이상, 월 200만원도 못벌어

[디지털스토리] "왜 엄마는 없어?" 편견에 우는 한부모 가족들 - 3

10년 전 이혼한 A(41) 씨가 당시 느낀 첫번째 어려움은 '돈'이었다. 아이를 양육할 어머니의 부재, 집안일을 도맡아 하던 아내의 부재가 가져온 결과다. 그는 "베이비 시터 월급으로 매달 170만원, 일주일에 한 번꼴로 부르는 가사도우미로 매달 40만원 등 추가 지출액이 생겼다"며 "사교육 같은 건 엄두도 못낸다"고 말했다.

여성가족부에 따르면 2015년 기준으로 한부모가족의 월평균 소득은 189만6천원이다. 이는 같은 해 전체 평균 가구 처분가능소득 430만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금액이다.

한부모 가구의 평균 부채는 1천438만원이다. 부채가 있는 가구는 "주거비(37.0%)나 생활비(36.3%) 등 기본적인 생활비를 충당하기 위해 빚을 지고 있다"고 답했다. 실제로 가장 부담이 되는 지출 항목으로 '식료품비'를 꼽은 비율이 28.1%로 가장 많았다.

한부모 가장의 일자리 처우는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중 상용근로자는 절반도 되지 않았다. 반면에 임시직 및 일용 근로자는 36.7%였고, 자영업이나 무급도 15.3%나 됐다.

장인자 한국건강가정진흥원 한부모지원사업부장은 "한부모가구가 겪는 가장 큰 어려움은 경제적인 부분"이라며 "이들 중 상당수가 열악한 고용 환경에 놓여있다"고 분석했다.

사회보장정보시스템(행복e음)이 공개한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저소득 한부모가족은 18만세대가 넘는다. 세대원은 44만9천469명이다.

◇ 혼자서 가정을 지켜야 한다는 어려움

[디지털스토리] "왜 엄마는 없어?" 편견에 우는 한부모 가족들 - 4

중학생과 대학생 아들 둘을 홀로 키우고 있는 B(50) 씨는 최근 아파도 참고 출근했다. 가구 소득은 B 씨의 버는 것이 전부이기 때문에 결근하면 곧바로 타격이 온다. 그는 "내가 직장을 그만둔다면 우리 집 수입은 없어지는 거나 마찬가지"라며 "없는 살림에 혼자서 세 식구를 책임져야 한다는 게 큰 부담이다"고 말했다.

건강 상태는 일반 가정보다 열악하다. 한부모 중 최근 1년간 우울 증상 경험률은 20.2%로 국민 전체 평균보다 두 배가량 높았다. 이런 현상은 학력 및 소득 수준이 낮은 한부모가구일수록 더 심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병원에 가고 싶었지만 못 갔다고 답한 이들도 20.8%나 됐다. 이는 전체 국민의 연간 미치료율(12.2%)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병원을 찾지 못한 이유로는 경제적인 문제가 53.4%로 가장 많았다.

한부모가 된 후 가장 크게 겪는 어려움으로 '부모의 역할을 혼자서 감당하는 것'을 꼽았다. 이어 집안일 부담 증가, 미래에 대한 부담 증가 등이 뒤를 이었다.

이 때문에 한부모 가장 중 상당수가 집안일이나 돈 문제, 본인의 병가 등에 어려움을 겪을 때 도움을 구할 곳이 없다고 답했다.

서울 동대문구에 있는 아동복지기관에서 근무하는 배 모 씨는 "한부모 가장 대부분은 직장 생활을 하기에 양육이나 가사일 등을 혼자 감당하기 어렵다"며 "정책적인 지원이 가장 필요한 곳도 바로 이런 부분"이라고 말했다.

배 씨는 "부모 역할을 대행해 주는 복지사 파견이나 대학생 멘토 제도, 방과 후에 학교 숙제를 지도해주는 스쿨맘 제도 등이 좋은 예"라고 덧붙였다.

◇ 더 아픈 건 사회의 편견

[디지털스토리] "왜 엄마는 없어?" 편견에 우는 한부모 가족들 - 5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 재학 중인 C(9) 군은 "학교 공개 수업 때 나만 혼자다"라고 말했다. 그는 "아빠랑만 사는데 너무 바쁘다. 얘기 꺼낼 시간도 없다"며 "반 친구들이 혼자인 나를 두고 수군거릴 때 너무 속상하다"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한부모가족들은 경제적인 어려움이나 외로움보다 더 힘든 것은 주변 사람들의 시선이라고 입을 모은다.

여성가족부에 따르면 한부모 가장 중 절반 이상은 동네나 이웃주민, 또는 가족과 친척에게 부당한 일이나 차별을 당한 경험이 있다고 밝혔다. 특히 이런 시선 때문에 한부모가족임을 밝히지 않았다고 답한 비율도 10%가 넘었다.

한부모 자녀 역시 학교나 이웃주민, 가족 등으로부터 부당한 일이나 차별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특히 학교에서 차별을 받았다고 답한 이는 18%에 달했다.

◇ 이웃의 인식 개선 및 정부 지원 강화해야

[디지털스토리] "왜 엄마는 없어?" 편견에 우는 한부모 가족들 - 6

전문가들은 한부모가족에 대한 사회적 인식 개선과 함께 지원의 범위가 확대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오윤진 세종사이버대 사회복지학 교수는 "소득수준으로 결정되는 복지시스템은 사각지대가 생길 수밖에 없다"며 "가정의 필요를 반영한 개별적인 맞춤형 지원이 확대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장인자 사업부장 역시 "현재 소득에 따라 지급되는 경제적인 지원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올해 한부모가족지원법에 따르면 한부모 및 조손 가족(2인 기준)의 소득이 148만490원이 넘으면 지원받을 수 없다. 그러나 이는 최저임금(월 157만원)을 받고 일하는 이들도 해당이 안 되는 범위다.

장 사업부장은 "소득에 따른 차등 지급을 폐지하고 모든 한부모가족으로 지원 대상이 확대돼야 한다"며 "아동 양육의 몫을 나라가 함께 짊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자녀를 양육하기로 한 미혼모가 가장 힘들어하는 부분은 바로 사회적 편견"이라며 "존중받지 못하는 임신과 출산 과정에서 상처받는다"며 이에 대한 개선을 촉구했다.

아들 둘을 둔 한부모 가장 D 씨는 "지금도 가장 걱정되는 건 내가 아니라 아이들이 주변 시선으로 인해 상처받는 것"이라며 "매 순간 아이에게 '우리는 잘못된 게 아니다'라는 얘기를 해주곤 한다"고 말했다.

(인포그래픽=장미화 인턴기자)

shlamazel@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8/06/10 08:00 송고

광고

댓글쓰기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