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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유세 차량 교통안전 위협…'명당'에 밤샘 불법주차

송고시간2018-06-08 13:37

번호판 가려져 CCTV에도 안 찍혀…지자체·경찰 사실상 방관

(부산=연합뉴스) 손형주 기자 = 6·13 지방선거 유세전이 뜨거워지는 가운데 일부 후보자들의 유세 차량이 출근길 유세 명당자리를 선점하기 위해 밤새 불법 주정차를 해놓고 있어 교통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7일 밤 연산 교차로에 불법 주정차 돼 있는 유세 차량
7일 밤 연산 교차로에 불법 주정차 돼 있는 유세 차량

[손형주 기자]

8일 오전 6시. 선거운동이 본격 시작되기 전인 시각이지만 부산 연제구 연산 교차로와 서면교차로는 유세 차량이 가득했다.

명당자리를 선점하기 위한 유세 차량이 일명 '알박기'식 주차로 밤새 교차로를 점령한 것이다.

교차로는 시야가 넓고 신호에 따라 차량이 멈춰 서는 데다 유동인구가 많아 출근길 선거유세 명당으로 꼽힌다.

유세 차량 운전기사는 "선거 캠프에서 출근길 자리 선점을 지시한다"며 "밤늦은 시간 유세를 마치고 (자리 선점을 위해) 이곳에 차를 두면 택시를 타고 귀가해야 하는데 교통비도 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문제는 밤새 아찔하게 불법 주정차된 유세 차량으로 인해 교차로를 지나는 운전자들이 교통사고 위험에 노출된다는 것이다.

7일 밤 연산교차로에서 택시가 선거 차량을 피해 운행하고 있다.
7일 밤 연산교차로에서 택시가 선거 차량을 피해 운행하고 있다.

[손형주 기자]

출퇴근 시 연산 교차로를 지난다는 운전자 장모(32) 씨는 "교차로를 빠져나가다 불법 주정차 돼 있는 유세 차량이 어둠 속에서 갑자기 보여 깜짝 놀란 적이 있다"며 "국민을 위해 일하겠다는 후보들이 법을 지키지 않으며 선거운동을 하는 것은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유세가 끝난 밤늦은 시간 연산 교차로와 서면교차로 일대에서 차량 흐름을 지켜본 결과 교차로를 빠져나가는 운전자들이 유세 차량을 아슬아슬하게 피해 가는 모습이 자주 목격됐다.

7일 밤 투표 안내 현수막 가린 유세차량
7일 밤 투표 안내 현수막 가린 유세차량

[손형주 기자]

일부 유세 차량은 투표 안내 현수막과 다른 후보의 현수막을 가리기도 했다.

유세가 한창인 출근길과 퇴근길 상황은 더 심각했다.

일부 유세 차량과 선거운동원들이 도로 차선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유세를 펼쳐 교차로에서 우회전하는 운전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7일 오후 도로위 아찔한 선거유세
7일 오후 도로위 아찔한 선거유세

[손형주 기자]

불법 주정차 된 선거유세 차량은 도로교통법에 따라 단속할 수 있다.

하지만 관할 지자체와 경찰은 단속 인력 한계와 선거운동 보장을 명목으로 시민들의 안전에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

심지어 트럭을 개조해 만든 대부분의 유세 차량은 번호판이 가려져 고정형 주정차단속 폐쇄회로(CC)TV에 찍히지 않는다.

번호판이 보이지 않게 개조된 유세차량
번호판이 보이지 않게 개조된 유세차량

[손형주 기자]

대부분의 유세 트럭 뒷부분은 단상, 난간 등의 시설물로 연장돼 있어 번호판이 잘 보이지 않는다.

도로교통법상 번호판을 가리면 경찰이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

한 구청 주정차단속 공무원은 "민원이 들어오면 단속을 하지만 국민권익위에서 내린 권고사항에 따라 선관위에 등록된 유세 차량이 주정차 위반을 한 경우 대부분 이의신청을 받아 과태료를 면제해주기 때문에 계도 위주로 단속한다"고 밝혔다.

또 다른 구청 관계자는 "인력상의 문제로 오후 10시 이후에는 사실상 주정차단속을 하지 못하고 또 단속에 나설 때 공무원이 선거운동에 방해하는 것 아니냐는 항의도 부담으로 작용한다"고 밝혔다.

선관위 관계자는 "단속 권한이 있는 지자체가 선거가 끝나면 구의원이나 구청장이 될지도 모르는 후보들을 상대로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기 힘들 수도 있다"며 "후보자 측에 교통 불편을 일으키는 행동을 삼갈 것을 계속해서 요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handbrother@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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