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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진포기 판사, 빅데이터로 고강도 감찰"…관리문건 공개(종합)

송고시간2018-06-05 13:53

"판사회의서 부당한 요구 제기하는 판사에 선동적 이미지"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내부 보고 문건 공개

'재판거래'파문 관련 입장 밝히는 양승태
'재판거래'파문 관련 입장 밝히는 양승태

(성남=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1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자택 인근에서 재임 시절 일어난 법원행정처의 '재판거래'파문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18.6.1
xanadu@yna.co.kr

(서울=연합뉴스) 송진원 기자 =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가 '승진을 포기한 판사(승포판)' 등을 '문제 법관'으로 지목해 감찰 강화 등 방식으로 관리하려 한 것으로 드러났다.

문건 내용은 정상적인 근태관리나 감찰로 여겨질 수 있지만 당시 법원행정처가 사법정책을 비판하는 일부 판사들을 사찰한 정황이 이미 드러난 터라, '문제 법관'이라는 구실로 특정 법관에게 불이익을 주려 한 게 아닌지 논란을 낳고 있다.

5일 법원행정처가 공개한 '문제 법관에 대한 시그널링 및 감독 방안' 문건에 따르면 2015년 9월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은 이른바 '출세(승진)를 포기한 판사'의 문제점과 대응 방안을 보고서로 작성했다.

문건은 "'승포판'의 문제점이 인구에 회자하고 있다"면서, 출퇴근 시간 미준수·재판업무 불성실 수행·배석판사에 대한 부적절 언행 등을 '승포판'의 문제로 지적했다.

이어 "이러한 일부 고참 법관들의 직업적 나태함은 소장법관들에게 악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사법부 경쟁력의 급격한 약화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승포판은 '직무윤리' 문제"라며 "다양한 형태의 감찰 활동 등 사법행정권의 적절한 발동이 긴요하다"고 대응방향을 설정했다.

구체적으로 보고서는 '문제 법관'에 대해 ▲ 법원장 등의 사전 경고 ▲ 빅데이터를 활용한 강도 높은 감찰 실시 ▲ 사무분담(재판부) 변경 ▲ 전보 등 인사조치 ▲ 징계 등 단계별 구체적인 조치 방안을 제안했다.

특히 '빅데이터'를 활용한 '전자적 모니터링' 방안에 대해 ▲ 출퇴근 시 스크린 도어 신분증 기록 ▲ 업무 외 인터넷 사용 시간 ▲ 판결문 작성 투입 시간 ▲ 판결문 개수·분량 등을 데이터로 축적해 심층 점검을 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다만 보고서는 "모든 법관을 상대로 전자적 모니터링을 한다는 사실이 알려질 경우 법관 내부의 반발과 동요가 매우 클 것으로 예상된다"며 "일반적 모니터링 수단으로는 부적절하고, 선별된 문제 법관에 대해 예외적으로 허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법원 내 '판사회의'에서 부적절한 안건이 올라오는 때를 대비한 대처 방안도 보고서로 작성됐다.

2016년 3월 작성된 '판사회의 순기능 제고 방안'이란 문건은 "사법행정 간섭을 목표로 판사회의를 이용하려는 조직적 시도가 포착됐다"며 국제인권법 내 '인권과 사법제도 소모임(인사모)' 활동 등을 예로 거론했다.

그러면서 "판사회의에서 부적절한 안건이나 의사진행 발언이 제기되는 경우가 많다"면서 "기본 전제에 어긋나는 주장에는 단호히 대응해야 한다"고 보고했다.

이를 통해 "이미지 싸움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있다며 부당한 요구를 제기하는 판사는 '선동적·감정적·독선적·불법적' 등 부정적 이미지가 낙인되고, 의연하게 대처하는 법원장은 '포용적·합리적' 등 긍정적 이미지를 얻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1월 16일엔 '국제인권법연구회 운영위 경과'라는 보고서가 '대외비'로 작성되기도 했다. 이 보고서에는 그 전날 열린 인권법 연구회 운영위 개최 사실과 안건, 회의에 참석한 이들의 주요 발언이 고스란히 담겼는데, 행정처가 일선 판사들의 연구 모임까지 감시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s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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