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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 드러난 전신사진 몰래 찍은 남성, 성폭력처벌법 위반 무죄

송고시간2018-06-03 19:54

"전신 촬영 부적절하지만 '수치심 유발할 신체' 찍었다고 단정 못 해"

[제작 이태호] 사진합성, 일러스트

[제작 이태호] 사진합성, 일러스트

(서울=연합뉴스) 황재하 기자 = 공공장소에서 휴대전화로 여성의 다리와 허벅지가 드러나는 사진을 몰래 촬영한 20대 남성이 재판에 넘겨졌으나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행동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이유로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서부지법 형사10단독 김병만 판사는 사기, 사기방조 등 혐의로 기소된 대학생 송 모(21) 씨에게 징역 8개월을 선고하면서 성폭력범죄특례법상 카메라 등 이용 촬영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에 따르면 송 씨는 지난해 4∼6월 경남 창원에서 12차례에 걸쳐 여성 8명의 허벅지 등을 휴대전화의 무음 카메라 애플리케이션으로 촬영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러나 재판부는 "비록 송 씨가 여성의 다리 부위에 주된 초점을 두고 사진을 촬영한 것으로 보이기는 하지만, 촬영 각도·거리와 특정 신체 부위를 부각했는지에 비춰볼 때 맨눈으로는 통상적인 방법으로 볼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나 촬영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어 "비록 송 씨가 (사진 속) 여성들의 의사와 관계없이 사진을 촬영해 부적절한 행동을 했지만, 해당 사진들이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다른 사람의 신체'를 촬영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법원의 한 관계자는 "송 씨가 찍은 사진은 다리가 보이는 전신 촬영 사진이었다"며 "일부러 특정 신체 부위를 부각하기 위해 확대하거나 비정상적 위치·각도에서 찍은 사진은 아니어서 이 같은 판결이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법원은 2008년 대법원이 내놓은 판례를 몰카 범죄 처벌 대상을 판단하는 기준으로 삼고 있다. 당시 대법원은 ▲피해자의 옷차림과 노출 정도 ▲촬영자의 의도와 촬영에 이르게 된 경위 ▲촬영 장소·각도·거리 ▲촬영된 원판의 이미지 ▲특정 신체 부위의 부각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이에 따라 노출도가 심하지 않은 옷을 입은 전신사진을 원거리에서 몰래 촬영했다가 재판에 넘겨진 이들에게 법원은 일반적으로 무죄를 선고해왔다.

몰카 혐의와 별도로 송 씨는 인터넷 카페 '중고나라'에 드론 전용 배터리나 컴퓨터 부품 등을 판매한다는 글을 여러 차례 올려 돈을 송금받고도 물건을 보내지 않아 총 300여만원을 챙긴 혐의(사기)와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 일당에게 자신의 통장을 빌려준 혐의(사기방조)로 기소됐으며, 이 혐의에는 유죄 판단이 내려졌다.

jae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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