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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시민들, '헤이트 스피치' 강연회 저지…격렬한 몸싸움도

송고시간2018-06-03 18:50

헤이트 스피치 억제법 시행 2주년…가와사키 시 행사 막아

(도쿄=연합뉴스) 김정선 특파원 = 일본에서 '헤이트 스피치' 억제법 시행 2주년을 맞은 3일 수도권에서 예정된 한 강연회가 헤이트 스피치에 반대하는 시민들의 강력한 저항으로 중단됐다고 교도통신이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날 가나가와(神奈川)현 가와사키(川崎)시 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리려던 강연회는 헤이트 스피치 반대 시민 수백 명의 항의로 중단됐다.

시민단체인 '헤이트 스피치를 용서하지 않는 가와사키 시민 네트워크'는 이번 강연회를 주최한 남성이 재일 한국인에 대한 차별과 편견을 조장하는 주장을 계속한 인물이라고 비판했다.

강연회가 열리기 1시간 전인 이날 오후 1시부터 항의 시민들이 집결, 교육문화회관에 들어가려던 관계자 등과 격렬한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주최 측은 이날 강연을 하려던 변호사가 회관에 들어갈 수 없었다며 행사를 연기하겠다고 밝혔다.

특정 집단에 대한 공개적 차별·혐오 발언을 일컫는 헤이트 스피치(hate speech) 억제법은 2016년 5월 말 제정되고 같은 해 6월 3일 시행됐다.

이 법은 차별의식을 조장할 목적으로 생명과 신체 등에 위해를 가하는 뜻을 알리거나 현저히 모욕하는 것을 '차별적 언동'으로 정의하고 '용인하지 않음을 선언한다'고 명기했다.

가와사키시에선 2016년 6월 5일 혐한 시위를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단체 관계자 등이 변칙적인 혐한 시위를 시도하려다가 현장에 모인 시민 수백 명의 항의에 부딪히자 시위를 중단한 바 있다.

가와사키시는 지난 3월 시립공원과 시민회관 등의 시설에서 헤이트 스피치를 사전 규제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지침)을 처음으로 시행했다.

가이드라인은 문제의 행사를 불허하거나 취소할 수 있도록 규정해 시 측의 대응이 주목받았지만 시는 "요건을 충족하지 않았다"며 이번 행사에 적용을 보류했다.

이날 항의활동을 함께한 재일 한국인 3세 최강이자(44) 씨는 "강연회 연기라는 결과를 얻었다"며 "앞으로 시가 가이드라인을 올바르게 적용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강연할 예정이었던 도쿠나가 신이치(德永信一) 변호사는 "헤이트 스피치 규제가 표현의 자유에 대한 중대한 침해라는 의견도 있다"며 "이러한 형태로 논의가 저지되면 아무것도 나올 수 없다"고 말했다.

후쿠다 노리히코(福田紀彦) 가와사키 시장은 지난달 기자회견에서 "공공시설에서 강연회 개최 신청이 있으면 허가하는 것이 원칙"이라면서도 개최 당일까지 주최 측에 대한 정보를 수집해 가이드라인의 적용 여부를 판단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일본의 혐한시위대와 항의하는 시민
일본의 혐한시위대와 항의하는 시민

2016년 6월 5일 일본 가나가와(神奈川)현 가와사키(川崎)시의 한 거리에서 우파로 추정되는 인물들이 한국에 대한 혐오 감정을 우회적으로 조장하는 피켓과 일장기 등을 들고 행진을 시도하고 있다. 인근에 시민 수백 명이 몰려와 항의하고 있다. 시위대는 결국 약 40분 만에 행진을 포기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js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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