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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난 '흥행 스타' 홍순상…18번홀 이글쇼로 준우승

송고시간2018-06-03 18:20

이글샷에 환호하는 홍순상.[KPGA 제공]
이글샷에 환호하는 홍순상.[KPGA 제공]

(이천=연합뉴스) 권훈 기자 =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KB금융 리브챔피언십 최종 라운드가 펼쳐진 3일 경기도 이천시 블랙스톤 골프클럽 18번 홀(파5).

홍순상(37)이 그린 옆에서 웨지로 살짝 띄워 친 볼은 10m쯤 날아가 구르더니 핀을 맞고 그대로 홀 속으로 사라졌다.

이글이었다. 두 팔을 번쩍 든 홍순상 주변에는 100명이 넘는 관객이 우레같은 함성을 질렀다.

18번 홀 이글 한방으로 공동 선두로 올라선 홍순상은 맹동섭(31)의 18번 홀 버디로 아쉬움을 삼켰지만 '흥행 스타'의 화려한 귀환을 알렸다.

홍순상은 10년 전만 해도 코리안투어의 최고 인기 선수였다.

워낙 잘생긴 얼굴에 5차례나 정상에 오른 탄탄한 실력을 겸비해 구름 관중을 대회장으로 끌어들였다.

해병대 소총수로 군 복무를 마친 홍순상은 겸손한 태도와 연습에만 매달리는 성실함으로 팬들이 가장 좋아하는 골프 선수로 높은 인기를 누렸다.

하지만 2013년 솔라시도 파인비치 오픈 우승 이후 홍순상은 가파른 내리막을 탔다.

2015년부터는 컷 탈락이 톱10 입상보다 더 많아지면서 리더보드에서 좀체 이름을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지난해에도 17차례 대회에서 딱 한 번 톱10에 입상한 홍순상은 상금랭킹 61위(6천237만원)로 간신히 시드를 지키는 데 만족해야 했다.

올해도 4차례 대회에서 두 차례나 컷 탈락했던 홍순상은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 부활의 날개를 활짝 폈다.

이날 최종 라운드에서 맹동섭의 짜릿한 18번 홀 버디로 끝난 명승부의 주역은 홍순상이나 다름없었다.

홍순상은 유난히 극적인 장면을 많이 만들어냈다.

쇼의 시작은 8번 홀(파3)이었다. 10m 거리의 내리막 버디 퍼트를 집어넣어 맹동섭을 1타차로 따라붙었다.

후반에는 롤러코스터를 탄 듯 관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13홀(파3) 티샷 실수로 1타 잃었지만 14번 홀(파4)에서 두 번째 샷을 홀 1m 옆에 꽂아 버디를 잡았다.

15번 홀(파5)에서 또 칩샷 실수로 1타 잃은 홍순상은 16번 홀(파3)에서 티샷을 홀 3m 옆에 떨궈 버디를 잡아내며 맹동섭과 공동 선두를 이뤘다.

17번 홀(파4)과 18번 홀(파5)은 그야말로 한 편의 드라마였다.

17번 홀 티샷이 크게 왼쪽으로 휘어졌다. 볼은 깊은 숲 속으로 사라졌다.

다들 "끝났다"고 탄식을 토했지만 갤러리의 도움으로 기어코 볼을 찾아낸 홍순상은 페어웨이로 볼을 쳐낸 뒤 세 번 만에 그린에 볼을 올리는 투지를 발휘했다.

4m 파퍼트가 빗나간 홍순상은 맹동섭에 2타 뒤진 3위로 밀렸지만 18번 홀에서 이글 쇼로 마지막 불씨를 살렸다.

1타차 2위로 경기를 마친 홍순상은 진한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아쉽다. 1타가 모자랐지만 그래도 좋은 경기를 했다. 17번 홀에서 볼을 찾아주신 갤러리께 너무 감사드린다. 그래서 끝까지 좋은 경기할 수 있었다"는 홍순상은 "아직 대회가 많이 남은만큼 좋은 분위기 이어가겠다"고 다짐했다.

특히 홍순상은 7일 개막하는 데상트 코리아 먼싱웨어 매치 플레이에 기대감을 표시했다.

그는 "2011년 매치 플레이에서 우승한 좋은 기억도 있다"면서 "결과가 좋을 것 같은 느낌이다. 우승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kh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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