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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서 트럼프에 비판·경계론…"전철 되밟나" "北에 승리만 안겨"

송고시간2018-06-03 17:09

NYT·WP "클린턴·부시 행정부 실패한 북핵 해결 시도 되풀이 가능성"

NYT "북한이 다시 핵프로그램 재개할 수 있는 미약하고 느린 합의될 것"

크리스토퍼 힐 "스피드 데이팅…북한은 이미 모든 것 얻었다"

김정은 친서 받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
김정은 친서 받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

(서울=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의 대통령 집무실인 오벌 오피스에서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가져온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보여주고 있다. 2018.6.2 [댄 스카비노 백악관 소셜미디어 국장 트위터=연합뉴스]
photo@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정은 기자 = 지난 1일(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전달받고 오는 12일 북미정상회담 개최를 공식 선언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미국 주류 언론과 한반도 전문가들 사이에서 비판과 경계의 목소리가 불거져 나오고 있다.

북한이 그동안 트럼프 행정부가 요구해온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와 관련해 아무런 양보를 하지 않았는데도 트럼프 대통령이 나서 역대 최강이었던 국제적 제재의 끈을 늦추고 서둘러 관계개선을 지향하는 제스처를 보임으로써 북한에 '선전전의 승리'(propaganda victory)를 안겨줬다는 지적이다.

특히 비핵화 원칙에 초점을 맞추기 보다는 종전선언을 포함하는 평화협정 논의까지 시사함으로써 북핵문제 해결에 실패한 전임 빌 클린턴·조지 W. 부시 행정부의 전철을 밟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NYT)는 2일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과 백악관 회동 후 6·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을 공식화하는 과정에서 과거의 실패를 반복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고 평가했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즉각적인 무장해제를 계속 요구하는 대신 북한의 핵 능력 동결을 장기화하는 길을 열어줬다면서 이는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1994년 김일성 주석과 했던 합의와 근본적으로 같다고 지적했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핵 문제에 집중하기보다는 북미정상회담의 가장 확실한 결과물은 한국전쟁 종전으로 이어질 평화협정 체결이 될 수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이는 2005년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상대로 했다가 실패했던 시도와 유사하다는 것이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클린턴 전 대통령이 했던 실수를 되풀이할 위험을 무릅쓰고 있다면서 그 실수는 북한이 대북 제재를 약화하고, 기다리다가 핵 프로그램 개발을 재개하는 길을 허용할 미약하고 실행 속도가 느린 합의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대니얼 러셀 전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NYT에 "트럼프는 점점 과거에 시도했던 입장을 보이고 있다"면서 "그러나 전임 정부가 만들어내려 했고,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해에 획득했던 (제재의) 지렛대 없이 그렇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이 김 부위원장을 환대한 것을 두고 북핵 프로그램과 관련한 양보를 얻어내기도 전에 이미 북한의 선전전에 또 다른 승리를 안겼다는 우려가 나온다고 지적했다.

북핵 6자회담 미국 측 수석대표를 지낸 크리스토퍼 힐 전 국무부 차관보는 WP에 "이것은 스피드 데이트(speed dating)"라면서 북한은 이미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모든 것을 얻었다"고 평가했다.

수차례 방북해 북한 당국과 협상을 벌인 경험이 있는 빌 리처드슨 전 유엔주재 미국 대사는 WP에 6·12 북미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웃으면서 사진을 찍는다면 북한에서 두 정상이 동등하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뿌려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WP는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최대의 압박'(maximum pressure)이라는 말이 더는 사용되질 않길 바란다"고 말한 것을 두고도 일관성 없고 순진한 외교정책이라는 비판이 나온다고 전했다.

CNN방송은 북한을 강력하게 비난했던 트럼프 대통령의 태도 변화를 두고 이란보다 약한 핵 합의를 향해 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트럼프가 실질적으로 북한이 더 쉽게 핵무기를 얻을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k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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