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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미국發 글로벌 통상압박…전방위 대응 필요하다

송고시간2018-06-03 15:54

(서울=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글로벌 통상압박이 고조되면서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에 심각한 영향이 우려된다. 미 정부는 지난 1일부터 유럽연합(EU), 캐나다, 멕시코 등의 철강·알루미늄에 각각 25%, 10%의 관세를 물리기 시작했다. 오는 15일에는 중국을 상대로 500억 달러의 수입품에 25% 관세를 부과할 명단을 발표한다. 자동차에 고관세를 물리려고 '무역확장법 232조' 조사에 들어간 미 상무부는 수입 자동차뿐만 아니라 미국에서 생산하는 외국계 자동차 업체까지도 겨냥하는 듯한 태도까지 보였다. 최악에는 미국 앨라배마와 조지아주에 완성차 공장을 운영하는 현대·기아차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 긴장감을 더해 준다.

미국이 동시다발적 '관세 폭탄'을 쏘아 올리자 이해 당사국들의 반발도 거세다. 1일부터 캐나다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는 '공개 성토장'으로 변했다. 브뤼노 르메르 프랑스 재정경제부 장관은 "우리는 갈라지고 말 거다. G7이 아니라 'G6 플러스 1'이 될 수 있다"며 노골적 불만을 드러냈다. 미국을 제외한 G6 재무장관들이 2일 G7 회의를 마치면서 '만장일치의 우려와 실망'을 표시하는 비난 성명을 낸 것만 봐도 미국에 대한 불만의 강도를 짐작할 수 있다. 성명은 G7 회원국 협력과 협조가 위기에 처했다며 '결연한 행동'을 촉구했다.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에게는 이런 우려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하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서 우리가 관세를 부과하지 않는데 그들이 우리 상품에 심지어 100%의 관세를 부과한다면, 이는 공정무역이 아닌 '바보 무역'이라고 일축했다.

'아메리카 퍼스트'를 대선공약으로 내건 트럼프 대통령이 보호무역의 칼을 뺀 이상 미국의 글로벌 통상압박은 일시적 조치로 끝나지 않을 공산이 크다. 더욱이 과거 제조업의 영광을 누리다 쇠락한 미 중서부의 러스트벨트 지역에 트럼프 지지층이 몰려 있고 11월에는 차기 대선의 향방을 가늠할 중간선거가 있어 통상압박의 강도는 더욱 거세질 게 뻔하다. 이런 흐름 속에서 중국·G6 국가와 미국이 서로 보복관세를 주고받으면서 통상장벽을 높이면 세계무역은 위축될 수밖에 없다. 세계무역기구(WTO)가 내놓은 올해 2분기 세계무역전망지수(WTOI)는 101.8로 재작년 4분기(100.9) 이후 가장 낮았다. 이 지수는 지난해 1분기부터 오르다 4분기부터 올해 1, 2분기까지 하락했다. 무역갈등이 고조되고 경제적 불확실성이 커진 탓이다.

세계교역량 위축은 우리 경제에는 직격탄이다. 소규모 개방형 국가인 한국의 수출은 경제성장 기여율이 50% 이상이나 될 정도로 비중이 크다. 미국의 관세 폭탄 대상국들이 바로 한국엔 주요 수출 대상국이다. 경제 회복이 더딘 속에서 그나마 수출이 한국경제를 끌어가고 있다. 미국이 주도하는 글로벌 무역전쟁으로 수출이 타격을 받으면 우리 경제는 성장과 소비 둔화, 고용부진이 이어지는 악순환의 늪에 빠질 수 있다. 특히 미국이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른 안보영향 조사에 들어간 자동차 분야는 다른 산업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전후방 산업연관 효과가 크다. 통상당국과 민간업계는 적극적인 대미 접촉은 물론 국제기구 제소, 이해 당사국들과의 연대를 통해 글로벌 무역전쟁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총력전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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