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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더스]‘600만불 사나이’ 실현할 바이오 인공장기

송고시간2018-06-03 10:30

초소형 심장 박동기. EPA_연합뉴스

초소형 심장 박동기. EPA_연합뉴스

1970년대 방영된 ‘600만 불의 사나이’는 원조 미드(미국 드라마)였다. 사고로 잃은 한쪽 눈과 팔, 두 다리를 기계로 대체한 주인공이 초인적인 신체능력으로 악당들을 물리치는 얘기였다.

2010년 개봉한 영화 ‘리포 맨’은 인공장기 덕분에 영생을 누리게 됐지만 암울한 미래를 그렸다. 한 기업이 독점한 인공장기는 워낙 비싸 대부분 빚을 내서 구매한다. 만약 빚을 못 갚으면 리포 맨이 찾아와 강제로 인공장기를 빼간다.

장애나 병을 과학의 힘으로 극복하는 얘기는 이외에도 수없이 나왔다. 인류의 영원한 꿈인 불로장생이 이제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현대판 불로초, ‘바이오 인공장기’가 상용화의 초입에 접어든 덕분이다.

◇10~15년 내 상품 찍어내듯 장기 제작

바이오 장기의 범주는 심장이나 간, 폐 등 내장 뿐 아니라 뼈, 각막, 피부, 혈관 등 인체의 모든 부분을 아우른다.

바이오 장기가 시급한 가장 큰 이유는 장기 이식 대기자에 비해 장기 기증자가 턱없이 부족해서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2018년 4월 현재 이식 대기자는 3만3천여 명으로 기증자의 10배 이상이다. 대기 기간은 보통 3년 이상, 일부 장기는 7년도 넘는다. 매년 1천 명 이상이 끝내 이식을 받지 못하고 사망한다.

돼지를 이용한 ‘이종(異種) 장기’는 이미 세계적으로 임상 단계에 도달했다. 돼지는 장기의 크기와 모양이 인간과 유사하고, 대량생산이 가능하며, 형질전환과 감염관리도 용이하다. 일부 장기는 영장류에 이식하는 연구가 진행 중이다.

하지만 이종 장기는 어디까지나 장기 이식을 기다리는 동안 생명을 연장해주는 가교 수준을 벗어나지 못할 전망이다. 궁극적인 바이오 장기는 줄기세포나 생체재료로 생성하는 ‘세포 장기’다. 줄기세포는 이론상 인체의 모든 세포나 조직으로 분화할 수 있다. 환자 자신의 세포를 배양하므로 면역거부 반응도 걱정할 필요 없다.

최근에는 3D(입체) 바이오 프린팅 기술이 세포 장기 연구의 신기원을 열고 있다. 세포나 생체재료로 만든 바이오 잉크로 장기 조직을 쌓아 올리는 개념이다. 2016년 미국 웨이크포레스트 재생의학연구소가 이 기술로 소형 인공심장을 만들어 냈다. 중국 쓰촨 레보텍은 혈관을 생성해 원숭이에 이식하는 데 성공했다.

3D 바이오 프린터로 인공 뼈를 인쇄하는 모습. EPA_연합뉴스

3D 바이오 프린터로 인공 뼈를 인쇄하는 모습. EPA_연합뉴스

◇한국, 이종 장기·바이오 프린팅 원천기술 확보

우리나라도 일찌감치 바이오 장기 개발에 뛰어들었다. 국립축산과학원은 2009년 면역거부반응 유전자를 제거한 형질변형 미니돼지 ‘지노’를 탄생시켰다. 2016년에는 건국대병원과 공동으로 미니돼지 심장과 각막을 원숭이에 이식해 60일간 생존시켰다. 우리 힘으로 이종 장기 원천기술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최근에는 바이오 프린팅 분야에서 연구 성과가 쏟아지고 있다. 바이오 프린팅 특허출원은 2013년 6건에 불과했지만 3년 만에 50건으로 급증했다.

지난해 중앙대병원 연구팀은 바이오 프린팅으로 인공 광대뼈를 제작, 광대 결손 환자에게 이식하는 데 성공했다. 앞서 2016년에는 맞춤형 두개골 뼈를 바이오 프린팅으로 만들어내 뇌출혈 환자의 수술에 활용하기도 했다.

경희대병원 연구팀은 바이오 프린팅을 이용해 환자의 세포로 치아 조직을 재생시키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비싸고 번거로운 임플란트를 대체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 포스텍, 전남대, 부산대, 미국 앨라배마대 공동 연구팀은 혈관에서 추출한 생체성분으로 바이오 혈관을 만들어냈다. 이 혈관을 몸에 집어넣으면 주변 혈관과 자연스럽게 융합하고 혈액과 영양분이 공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리 혈관이 막힌 쥐에 이식한 결과 이식하지 않은 쥐에 비해 괴사가 7배 이상 감소했다.

최근 한림대 연구진은 세계 최초로 실크피브로인을 활용한 바이오 잉크를 개발했다. 실크피브로인은 누에고치에서 추출한 천연 섬유단백질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승인한 생체재료다. 생체 적합성이 뛰어나고 이식과 봉합이 용이해, 기존에는 만들지 못했던 미세혈관 프린팅도 가능하다. 연구진은 이 기술로 인공 후두를 제작해 곧 선보일 예정이다.

김영대 기자 Lonafree@y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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