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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더스] 섬세한 작업 믿고 맡기는 ‘소프트 로봇’

송고시간2018-06-03 10:30

네덜란드 델프트 기술대에서 열린 ‘국제 기술 축제’에서 관람객이 소프트 로봇 팔과 악수를 하고 있다. 신화_연합뉴스

네덜란드 델프트 기술대에서 열린 ‘국제 기술 축제’에서 관람객이 소프트 로봇 팔과 악수를 하고 있다. 신화_연합뉴스

‘소프트 로봇’이 로봇산업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고 있다. 소프트로봇이란 뱀이나 문어처럼 부드럽게 움직이는 생명체를 본뜨거나, 유연하고 부드러운 소재로 제작한 로봇을 가리킨다.

보통 로봇은 딱딱한 금속이나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다. 무겁고 동작도 직선적이어서 사람이 충돌하면 다칠 우려가 크다. 반면 소재가 부드럽고 동작이 유연한 소프트 로봇은 상대적으로 안전해 기존 로봇보다 넓은 분야에서 활약할 수 있다. 해외의 주요 시장조사업체들도 올해 주목할 기술로 소프트 로봇을 꼽고 있다.

◇구호·의료·제조업 등에서 가능성 확인

지진이나 구조물 붕괴 현장 등에 구조로봇이 투입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하지만 기존 구조로봇은 덩치가 크고 단단해 작은 틈새는 진입하기 어렵다.

미국 스탠퍼드대 연구진이 개발한 소프트 로봇은 아무리 좁은 곳이라도 파고든다. 폴리에틸렌으로 만든 이 로봇은 아주 긴 뱀을 연상시킨다. 몸체를 오므렸다 펴며 나아가는데 최대 72m까지 확장된다. 100kg 무게의 물건도 들어 올릴 수 있다.

매사추세츠공대(MIT) 연구진은 삼킬 수 있는 소프트 로봇을 고안했다. 아코디언 모양으로 접힌 수cm짜리 로봇이 젤로 만든 캡슐 안에 들어 있는 형태다. 위장에 들어가면 캡슐은 녹아버리고 로봇만 남는데, 이물질을 꺼내오거나 최소한의 절개로 인공장기를 이식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

다만 소프트 로봇은 소재가 부드러워 찢기거나 변형되기 쉽다는 게 단점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벨기에 브뤼셀 리브레대 연구진은 스스로 파손 부위를 고치는 소프트 로봇을 개발하기도 했다.

하버드대 연구팀은 걸음이 불편한 사람들을 위한 ‘입는 로봇’을 개발했다. 말 그대로 바지 형태인 이 로봇은 걸음걸이에 맞춰 줄을 당겨줌으로써 그냥 보행할 때보다 17.4%의 힘을 아껴준다. 걸을 때 내뱉는 산소와 이산화탄소 비율을 분석해 얼마나 힘이 드는지 파악하고 거기에 맞춰 동작 알고리즘을 자동 설계한다.

미국의 캔디 제조사 ‘저스트 본’은 올해 8월부터 제품 포장 작업에 소프트 로봇을 투입할 예정이다. 이 회사의 주력은 매년 20억 개가 팔리는 말랑말랑한 ‘핍스’다. 기존 산업용 로봇으로 포장했다가는 망가지기에 십상이지만, 소프트 로봇은 사람처럼 부드럽고 빠르게 포장이 가능하다.

영국 온라인 식료품점 ‘오카도’도 5만 종의 상품 가운데 섬세하게 다뤄야 할 6천 종의 포장 작업에 소프트 로봇을 동원할 계획이다.

서울대 조규진 교수팀이 개발한 소프트 로봇 ‘가제트 팔’. 서울대 제공[마이더스] 섬세한 작업 믿고 맡기는 ‘소프트 로봇’[그림1] ‘소프트 로봇’이 로봇산업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고 있다. 소프트로봇이란 뱀이나 문어처럼 부드럽게 움직이는 생명체를 본뜨거나, 유연하고 부드러운 소재로 제작한 로봇을 가리킨다. 보통 로봇은 딱딱한 금속이나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다. 무겁고 동작도 직선적이어서 사람이 충돌하면 다칠 우려가 크다. 반면 소재가 부드럽고 동작이 유연한 소프트 로봇은 상대적으로 안전해 기존 로봇보다 넓은 분야에서 활약할 수 있다. 해외의 주요 시장조사업체들도 올해 주목할 기술로 소프트 로봇을 꼽고 있다.

서울대 조규진 교수팀이 개발한 소프트 로봇 ‘가제트 팔’. 서울대 제공[마이더스] 섬세한 작업 믿고 맡기는 ‘소프트 로봇’[그림1] ‘소프트 로봇’이 로봇산업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고 있다. 소프트로봇이란 뱀이나 문어처럼 부드럽게 움직이는 생명체를 본뜨거나, 유연하고 부드러운 소재로 제작한 로봇을 가리킨다. 보통 로봇은 딱딱한 금속이나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다. 무겁고 동작도 직선적이어서 사람이 충돌하면 다칠 우려가 크다. 반면 소재가 부드럽고 동작이 유연한 소프트 로봇은 상대적으로 안전해 기존 로봇보다 넓은 분야에서 활약할 수 있다. 해외의 주요 시장조사업체들도 올해 주목할 기술로 소프트 로봇을 꼽고 있다.

◇종이접기 원리로 ‘가제트 팔’ 개발

우리나라도 대학을 중심으로 소프트 로봇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서울대 조규진 교수가 이끄는 소프트 로봇 연구팀은 최대 17.5배로 늘어나는 로봇 팔을 개발해 국제학술지에 발표했다. 시제품은 평소 길이가 4cm지만 펼치면 70cm까지 길어진다. 만화영화 ‘형사 가제트’를 연상시켜 ‘가제트 팔’이라는 별명도 붙었다.

가제트 팔은 종이접기 원리로 만들어졌다. 기계공학에서 종이접기 원리는 펼쳤을 때 특정한 형태가 나오게끔 소재를 접어야 할 때에 응용된다. 자동우산도 일종의 종이접기라 할 수 있다. 가제트 팔은 천과 부드러운 플라스틱, 가는 줄, 모터 하나로 구성됐다. 단단한 뼈대도 없고 무게도 250g에 불과하지만 최대 12kg의 물체를 들어 올릴 수 있다.

기존 소프트 로봇은 유연하지만 무게를 지탱하는 힘이 약하다. 하지만 가제트 팔은 접힌 면이 빳빳해지면서 다른 부위를 지탱하는 원리를 이용해 버티는 힘도 강화했다. 연구진은 접힌 부위 모서리에 다른 재료가 수직으로 닿아 단단히 지탱하는 구조를 고안했다.

연구진은 가제트 팔이 구호, 건설, 배달 등 여러 분야에서 활용되고 극지나 사막, 우주 같은 극한 환경에서도 유용하게 쓰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조 교수팀은 앞서 2013년에는 종이접기 원리로 ‘타이어 로봇’을 개발했다. 계단을 오르거나 장애물을 지나갈 때면 접혀 있던 바퀴가 최대 4배 크기로 펴진다. 이 타이어를 장착한 소프트 로봇 ‘스누맥스’는 2016년 이탈리아에서 열린 ‘제1회 로보소프트 그랜드 챌린지’ 세계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조규진 교수는 “소프트 로봇은 다양한 분야에서 인간과 조화를 이룰 수 있다”며 “다품종 소량생산에 어울려 우리 중소기업에도 새로운 사업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대 기자 Lonafr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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