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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단장벽 헐린다] ②민족의 젖줄 임진강 '남북교류의 장으로'

송고시간2018-06-03 07:05

내륙 물길 열어 '분단 상징'→'평화 공간' 탈바꿈해야

남방한계선 철책 불빛 아른거리는 임진강 필승교[연합뉴스 자료사진]
남방한계선 철책 불빛 아른거리는 임진강 필승교[연합뉴스 자료사진]

(의정부=연합뉴스) 우영식 기자 = 남북을 가로지르는 공유하천 임진강은 한반도 분단 상황을 잘 보여주는 공간 중 하나다.

임진강은 일본강점기 때 연천 고랑포구에 화신백화점 면세점이 있을 정도로 남북교류의 중심지 역할을 했다. 그러나 남북 분단과 함께 그 기능을 잃었다.

분단 이후에는 가뭄과 홍수, 댐 무단 방류에 따른 인명 피해 발생 등 갈등의 공간이 됐다.

최근 두 차례 남북정상회담 등 남북 화해 분위기와 맞물려 임진강의 물길을 열어 남북 모두에게 이로운 평화의 공간으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무역항의 면모를 갖춘 연천 고랑포구의 옛 모습[연합뉴스 자료사진]
무역항의 면모를 갖춘 연천 고랑포구의 옛 모습[연합뉴스 자료사진]

◇ 과거 임진강…물자교역의 중심지 = 임진강은 함경북도 덕원군 마식령산맥 남쪽에서 발원해 북한 황해북도를 거쳐 경기도 연천, 파주를 거쳐 김포에서 한강과 합류해 서해로 흐르는 강이다.

길이 291㎞에 유역면적이 8천118㎢로 63%가 북한에 속한다.

일본강점기 당시에는 뱃길을 이용해 새우젓·소금·조기 등 서해에서 나는 산물과 임진강 상류의 농산물을 교역하는 물류 기능을 담당했다.

연천군 장남면의 고랑포는 큰 배가 다닐 수 있는 수운의 종점으로, 사람의 통행보다는 수로로 화물을 내륙지역으로 운송하는 무역항으로 면모를 갖춘 큰 나루터였다. 화신백화점 면세점을 둘 정도로 번화했으며 파주 문산보다 인구가 많았다.

그러나 분단 이후 임진강은 남북의 첨예한 대립으로 뱃길의 기능을 상실한 채 현재에 이르고 있다.

2009년 임진강 참사 때 실종자 수색하는 119구조대[연합뉴스 자료사진]
2009년 임진강 참사 때 실종자 수색하는 119구조대[연합뉴스 자료사진]

◇ 홍수, 가뭄 등 갈등만 반복 = 군사분계선을 가로지르는 임진강은 그동안 하천 바닥에 퇴적물이 쌓이는 등 관리가 안 돼 각종 피해가 발생했다.

임진강 하류인 파주 문산지역은 1996년, 1998년, 1999년 세 차례 홍수로 128명이 숨지고 9천여억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이 때문에 정부는 연천 임진강 상류에 군남홍수조절댐을, 임진강의 지류인 한탄강에 한탄강홍수조절댐을 각각 건설했다.

북한도 홍수피해가 발생하긴 마찬가지다. 2006년 개성과 해주에 큰 수해가 나 200여 명이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물 부족도 심각하다.

북한은 전력난을 해결하기 위해 임진강 상류에 여러 개의 댐을 건설했는데 3개의 댐이 예성강이나 원산으로 물길을 변경하는 유역변경식 댐이다.

군남댐 상류 북한지역 임진강에는 구룡댐, 내평댐, 4월5일댐 4·3·2호, 황강댐, 4월5일댐 1호 등 7개의 댐이 건설돼 있다.

군남댐 하류 임진강 유역은 유량이 줄며 가뭄과 염해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개성공단과 파주 LCD단지 등 개발로 인구와 산업이 팽창해 남쪽 임진강 하류에만 2억3천만㎥의 용수부족이 발생하는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

2009년에는 북한의 황강댐 무단 방류로 낚시 또는 야영을 즐기던 7명이 목숨을 잃기도 했다.

임진강 상류 북한의 4월5일댐[연합뉴스 자료사진]
임진강 상류 북한의 4월5일댐[연합뉴스 자료사진]

◇ 임진강 공동관리 기구 구성·뱃길 생태관광 등 이익 나눠야 = 1990년대 후반 임진강 하류에 대규모 홍수가 발생하자 남북은 2000년 6·15공동선언과 8월 남북장관급회담을 통해 수해방지사업 공동 추진에 합의한 바 있다.

2001년 2월부터 2006년까지 임진강 수해방지를 위한 실무회의가 평양과 개성에서 3차례 열렸으며 2006년 6월에는 임진강 유역 공동조사 실시방안, 홍수피해 세부대책을 논의한 바 있다.

2009년 10월에는 남북 임진강 수해방지 실무회담이 열려 북한이 황강댐 방류로 인한 인명사고에 대한 유감과 유가족에 대한 조의를 표시하고 방류 때 사전 통보 등 공유하천 수해방지와 공동이용에 관한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그러나 2010년 이후 남북관계가 다시 악화하며 수해방지와 공동이용에 대한 논의는 더 진행되지 않았다.

최근 남북 화해 분위기가 조성되며 남북을 잇는 물길인 임진강의 공동관리를 통해 남북 모두에게 도움이 되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우선 민간기구와 정부가 함께 참여하는 남북 하천 공동관리위원회를 구성해 수자원을 관리, 기후변화 등에 대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장석환 대진대학교 토목공학과 교수는 상징적으로 군남댐과 4월5일댐 등에 갑문을 만들어 생태관광을 개발해 이익을 나누면 남북교류의 초석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장 교수는 "임진강에 남북 뱃길을 열 수 있는 수량은 충분하다"며 "우리는 부족한 물 문제를 해결하고 북한은 생태관광을 통해 이득을 나눌 수 있다. 더 나아가 북한의 부족한 전력 문제 등을 지원한다면 또 다른 형태의 남북교류 창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wyshi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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