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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비아 '마녀사냥' 성행…대통령이 일망타진 명령

송고시간2018-05-29 16:06

(서울=연합뉴스) 이경욱 기자 = 아프리카 중부 감비아의 독재자였던 야히아 자메 전 대통령은 지난 2009년 정부 보안군에게 명령해 수백 명의 주술사를 잡아들이도록 했다.

야히아 자메 전 감비아 대통령 저택 앞에서 경계를 서고 있는 군 [로이터=연합뉴스]
야히아 자메 전 감비아 대통령 저택 앞에서 경계를 서고 있는 군 [로이터=연합뉴스]

주술에 걸려 숨진 그의 숙모에 대한 보복 차원이었다고 감비아 언론들이 전했다.

그 이후 7년간 자메 전 대통령은 '마녀사냥'(witch hunts)에 나섰다.

마녀사냥 희생자들에 따르면 무장 군인들은 가난하고 나이가 많은 농부들을 골라 주술 때문에 살인을 저질렀다는 말을 하도록 하려고 환각을 유발하는 음료를 강제로 마시게 했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납치와 구타, 강제 진술 등 피해를 본 사람들과 증인 등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진행하고 그 내용을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감비아 정부는 지난해 자메 치하에서 곤욕을 치른 피해자들의 실태 파악을 위해 진실화해위원회를 구성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조사위 관계자들과 만났다는 피해자는 아무도 없었다.

감비아 공보장관 뎀바 야보는 감비아 시골 마을과 수도 반줄 주변 정부 사무실에서 마녀사냥이 실제로 진행됐다고 말했다.

그는 몇몇 희생자들은 목숨을 잃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이런 마녀사냥은 미신을 믿는 자메의 태도 때문에 비롯됐다"고 강조했다.

자메가 이런 마녀사냥을 통해 뭘 기대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희생자들은 내동댕이쳐진 채 가족이나 친구들에 발견됐다.

환각 유발 음료를 마신 탓에 며칠 뒤 숨지는 경우가 잇달았다는 것이다.

진실화해위 사무국장 바바 잘로우는 감비아 전역에 있는 피해자들을 상대로 조사를 시작하기 전 위원회가 먼저 제대로 갖춰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야보 장관은 이르면 오는 7월 위원회 구성이 완료될 것이라며 "정부는 이 과정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감비아 국방부 대변인 라민 K. 산양은 "군부가 마녀사냥에 개입했다는 아무런 공식 자료나 서신 등이 남아있지 않다"며 "하지만 분명한 것은 군부의 권력 남용이 있었을 것이라는 점"이라고 말했다.

국제 인권단체 국제앰네스티(AI)는 2009년 그해 감비아인 2명이 신부전으로 죽었다고 보고한 바 있다.

자메는 2016년 선거패배로 축출되기까지 무려 22년간 정권을 쥐었다.

처음에는 투표 결과를 인정했으나 이후 마음을 바꿔 적도기니로 망명했다.

그의 망명은 서아프리카경제공동체(ECOWAS)가 감비아에 계속 머물고 있는 자메를 군대를 보내 제거하겠다고 한 뒤 이뤄졌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감비아의 분열을 조장하는 인물로 통한다.

감비아 국민은 자메가 망명을 끝내고 돌아온 뒤 보복할 것이라는 두려움 때문에 인권에 관한 한 제대로 입을 열지 못한다.

일부는 그를 지지하고 있기도 하다.

감비아를 방문한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DPA=연합뉴스]
감비아를 방문한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DPA=연합뉴스]

kyung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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