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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北에 '리비아 시나리오' 美 위협은 모두에 대한 위협"

송고시간2018-05-23 22:51

외무부 대변인 비판…"무력 시나리오 美 정치 엘리트에만 이익"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 외무부가 23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한 미국 지도부가 북한에 대해 언급한 '리비아식 시나리오'에 대해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북한이 미국과의 합의를 통해 비핵화에 나서지 않으면 2011년 무아마르 카다피가 이끌던 리비아 정권이 무너진 것과 같은 운명을 맞게 될 것이란 미국 지도부의 북한에 대한 경고성 발언을 비난한 것이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한미 연합훈련에 대한 북한의 반발과 미국 지도부의 리비아식 시나리오 언급 등으로 무산 위기에 처한 북미 정상회담과 관련한 질문을 받고 "미국이 리비아 시나리오로 북한을 위협할 때 그들은 평양뿐 아니라 모두와 모든 지역을 위협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그들(미국인들)은 이 리비아 시나리오가 역내 국가들에 어떤 피해를 가져올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으며 이는 그들의 의제에 전혀 들어가지 않는다"면서 "하지만 우리는 아랍 세계와 중동, 북아프리카가 리비아 사태로 인해 어떻게 고통을 받고 있는지를 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심지어 나토 국가들을 보더라도 (리비아 시나리오는) 유럽 어느 나라도 감당할 수 없는 대규모 이민 사태를 의미한다"고 상기시켰다.

자하로바는 "평양에 대해 리비아식 시나리오로 위협하면서 미국은 무력 시나리오로 이 지역에 전개될 상황에 관해 얘기하는 것"이라면서 이 시나리오를 검토하면서 "미국은 국가 이익이 아니라 현재 집권 중인 정치 엘리트들의 이익을 중심에 두고 있다"고 비난했다.

또 "이 지역(한반도)에서의 리비아 시나리오가 미국 정치 엘리트들의 이익에 부합한다는 것이 곧 미국에 사는 국민의 이익이나 역내 국가들의 이익, 전 세계의 이익에 부합함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고 꼬집었다.

자하로바 대변인은 "한반도 문제는 이제 지역 문제의 틀을 벗어나 국제 현안이 됐다"면서 "이 문제는 적극적으로 해결해야 하며 러시아도 한반도 상황을 고려한 역내 문제 해결 차원의 접촉을 포함해 일련의 행동들을 계획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동시에 현재 진행 중인 한반도 평화 협상 과정이 러시아와 중국이 제안한 '로드맵'(평화적·단계적 해결 구상)과 '쌍중단'(한미 연합훈련과 북한의 핵·미사일 시험 동시 중단) 구상에 따른 것임을 강조했다.

그는 "쌍중단에 관한 러-중 제안이 실현됐다고 말하지 않더라도 실제로는 이 제안에 정확히 부합하는 행동이 결실을 맺고 있다"면서 "현재 우리가 목격하고 있는 긍정적 경향과 예정된 회담(북미 회담)에 관한 긍정적 반등 등은 실제로 쌍중단이 이루어진 뒤에 가능해졌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지난 17일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리비아에서 우리는 그 나라를 초토화했다. 카다피를 지키는 합의가 없었다. 우리는 가서 그를 학살했다"며 "만약 (북한과 비핵화) 합의를 이루지 못하면 그(리비아) 모델이 발생할 것이지만 합의한다면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은 매우 매우 매우 행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2011년 서방의 침공으로 리비아 정권이 무너지고 카다피가 미국이 지지하는 반군에 잡혀 살해된 사례를 언급하며 북한에 경고를 보낸 것이다.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도 21일 자국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북미 정상회담과 관련 "알다시피 (트럼프) 대통령이 분명히 밝힌 것처럼 만약 김정은이 합의를 하지 않는다면 이번 사안은 리비아 모델이 끝난 것처럼 끝나고 말 것"이라고 경고했다.

러시아 외무부 청사 [타스=연합뉴스]

러시아 외무부 청사 [타스=연합뉴스]

cj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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